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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피엔 May 09. 2025

사피엔스 3부작 : 존재를 묻는 독서

나는 왜 이토록 외롭고 불편한 존재인가


사피엔스 3부작

첫 번째 책 <사피엔스


뉴런과 뉴런을 잇는 분자들의 흥겨움, 골을 뒤흔드는 파쇼나토의 떨림을
나는 오늘도 책 한 줄에서 얻는다.
시대가 요구하는 참신함, 촌철살인의 마술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언어는,
전압을 일으키는 지적 신경이다.



1. 나는 왜 신에게서 감동하지 못했는가


교회 문이 닳도록 들락거리던 주일이 있었다. 찬송가, 성경책 끌어안고 “아멘”을 외쳐도 감동 1이 없던 날들.

나는 그곳에서 언제나 신에게 선택받지 못한 교회 내 유일한 소수자, 소외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찾으려 했던 것은 신이 아니라,

존재의 기원과 귀결에 대한 의미,

그리고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이었다.



2. 사피엔스라는 경전


정독 세 번. 중간중간 필사.

틈만 나면 다시 펼쳐보는 책, <사피엔스

처음 읽었던 순간부터 이 책은 내게 경전 이상이 되어 주었다.


이미 아는 단어들을, 독실한 신자가 경전을 껴안듯 되풀이하며 읽는다.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 고압 전류가 흐르고, 내 안의 사고가 다시 깨어난다.


하라리의 언어는 나의 낡은 지성을 흔들고, 지적 전율을 일으킨다.

<사피엔스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다.

나라는 사피엔스의 존재 이유를 묻는 지성의 여정이며,

600만 년 인류사를 따라 펼쳐지는 깊고도 긴 시간여행이다.



3. 신화의 힘, 허구의 질서


하라리는 말한다.

인류는 실재보다 상상을 믿으며 살아왔다고.


국가, 돈, 인권, 법, 종교—

모두 우리가 만든 ‘공통의 신화’, 즉 상상의 질서다.

허구 위에 세워졌지만, 그것이야말로 인간 사회를 지탱해 온 강력한 구조물이었다.


우리가 그것을 믿는 이유는

그것이 진리라서가 아니라, 믿을수록 더 나은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 진화의 경이와 잔혹함 사이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왜 지금 이 순간, 단 하나의 인간 종만 살아남았는가?


그 하나의 종—호모 사피엔스—는

이제 AI를 만들고, 또 다른 지적 존재를 빚고 있다.

이건 새로운 진화일까?

아니면, 인간의 종말일까?


나는 또 묻게 된다.

“나는 지금 이 흐름 속 어디쯤에 있는가?”

“나는 왜 이토록 외롭고 불편한 사피엔스인가?”


진화라는 말은 고귀한 진보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배제와 폭력이 숨겨져 있다.

살아남지 못한 자, 뒤처진 자, 적응하지 못한 자.


그리스도인의 세계에서도, 기술의 신전 같은 시대 속에서도

나는 늘 경계 바깥에 서 있는 기분이다.



5. 의미를 묻는 존재로


하지만 이 낯섦이 꼭 불행만은 아니다.

모두가 효율과 속도, 수익을 좇을 때

나는 의미와 본질, 맥락을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하는 능력이야말로

나를 나이게 만든다.


<사피엔스는 말한다.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나 의미 따위는 없다.

하이에나, 거미에게도 없는 것처럼.”


그렇다.

우리는 본래부터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음에도

끊임없이 의미를 찾고 만들어내는 존재다.



6. 신이 된 인간, 그러나 더 외로운


지금 인간은

영원한 젊음을 꿈꾸고, 유전자 조작으로 초인을 설계하고,

불멸의 존재로 진화하려 한다.


하지만 기술은 발전했어도,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신이 되어가고 있으나,

그 누구보다 무책임한 신이다.


친구는 물리법칙뿐이고,

기쁨도 목적도 없이

그저 더 많은 쾌락과 효율만을 추구한다.

그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7. 나의 질문, 나의 경전


<사피엔스는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는 여전히 궁금한 채로 살아가려 한다.

끝없이 묻고, 헤매며,

그 길 끝에서 만나는 어떤 문장—


하라리의 문장이든,

세이건의 문장이든,

아니면 내가 내 안에서 만들어낸 한 줄의 언어든—


그 문장이

나의 경전이 되어주리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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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두 번째 책은

호모 데우스 : 신이 된 인간, 그러나 더 무지한 존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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