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글이 좋았다.
낙서도 그림보다는 글자로 했던, 나란 아이.
카지노 게임마다 글씨체를 다르게 써보기도 하고, 컴퓨터로 뭘 작성할라 치면 폰트 고르느라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 그런 아이였다.
그렇지만 카지노 게임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다.
카지노 게임라니,
그런 건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저 나는 멋진 문장들이 너무 좋았다.
책과 함께라면 나는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책 속의 좋은 문장들을 노트에 받아 적어 놓고, 읽고 또 읽으며 묵상했다. 나도 이런 문장들을 척척 써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이런 문장을 만드는 사람과 만난다면, 작가와 대화를 하면 어떤 느낌일까 늘 상상했다. 배우고 싶고 닮고 싶었다.
책이 천장까지 가득한 서점에 가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었다.
종이의 냄새도 얼마나 다양한 줄 아는가?
컬러 인쇄용 용지의 빤딱대는 냄새,
가정통신문 종이의 사각사각함,
OMR 답안지의 느끼하고 미끌거리는 냄새.
누가 그랬다.
카지노 게임는 어떤 사람이 되는 줄 아느냐고.
우아한 사람? 문장력이 뛰어난 사람?
혹은, 아는 것이 많은 사람?
아니.
‘할 말이 있는 사람’이 카지노 게임 되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아아, 그런 거야?
그렇다면 나는 이미 카지노 게임 지망생이었다.
나는 내 속의 이야기들을 글 공책에 담아내 왔다.
자물쇠가 달린 카지노 게임를 쓰기도 하고, 가죽끈으로 돌돌 감아 여미는 근사한 카지노 게임를 쓰기도 했다. 글 공책에 쓰는 돈은 아깝지가 않았다.
좋은 신발을 신으면 좋은 곳에 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좋은 카지노 게임는 나에게 마치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좋은 노트는 나를 카지노 게임의 길로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