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의 호텔 존은 저마다 경비가 철저하다.
드나드는 차량의 넘버와 객실 넘버, 투숙객 명단을 매번 확인하고 문을 개폐한다.
심지어 걸어서 나가고 들어올 때조차 게스트인지 확인한다.
호텔존의 도로 양 옆으로는 대형 호텔과 리조트, 그리고 골프장들이 들어서 있다.
올 인클루시브 호텔이 즐비하기 때문에 주변에는 음식점이 없다.
호텔존의 중심가로 가면 신천지가 펼쳐진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명품샵,
관람차, 아쿠아리움,
바와 레스토랑, 기념품 판매점이 줄을 잇는다.
그런데 딱히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차로 한 번 돌아보며 칸쿤 사인 앞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그 후 로컬 버스를 이용했는데 기사에게 리조트 이름을 알려주면 세워준다.(600원)
명품 아울렛 la Isla가 있는 쇼팽 센터 주변
칸쿤의 호텔 존
주변 마트에는 채소나 과일이 없다.
장을 보기 위해 월마트로 향했다.
호텔 존과 반대 방향의 칸쿤 시내에 위치한 그곳은
주차장도 여유롭고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게 얼마만인가?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 과일과 채소를 보니
벌써 신이 난다.
카트에 감자, 마늘, 양파, 바나나, 청포도, 냉동 새우 등을 담았다.
'쌀도 사야지'
두리번거리는데 라면이 보였다.
영문으로 써진 'OTTOGI,'오뚜기?'
매운맛, 순한 맛, 해물 맛, 닭고기 맛 등 여러 가지였다.
비비고에서 만든 즉석밥도 있다.
게다가 초밥용 쌀도 있다.
쫀득쫀득한 식감이 우리 쌀과 비슷한 일본 쌀이다.
골고루 카트에 담았다.
갑자기 부자가 부럽지 않다.
Las coloradas에 있는 핑크 라군으로 가기로 했다.
왕복 약 600Km의 거리를 오가야 한다.
아마도 그 주변엔 주유소도 흔치 않으리라 생각했다.
시내를 벗어나기 전에 주유소로 들어갔다.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에서 생수를 샀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두 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달달함의 정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구글 맵은 154km 직진하라고 지시했다.
역시나 일방통행이다.
진행하는 방향에는 드문드문 내가 추월하거나 나를 추월하는 자동차가 있을 뿐이다.
도로의 양쪽은 비슷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그러므로 상대편의 자동차도 보이지 않는다.
놀라운 풍경이 이어졌다.
나무와 하늘과 길이 끝이 없이 이어졌다.
핸들을 놓고 달려도 무방할 정도로 길은 곧게 한 없이 이어졌다.
현실감이 없다.
금방이라도 비가쏟아질 듯 먹구름이 몰려오다가
파래지곤하늘 외에 다른 건 없었다.
한 시간 반쯤 왔겠지? 하며 자동차의 시계를 보았다.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방금 10시인 것을확인했는데
9시 40분이었다.
시계가 고장 났나? 하며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역시나 9시 40분이었다.
9시 10분, 출발할 때 세팅해놓은 계기판을 보았다.
91km나 왔는데 30분밖에 안 지났다고?
뭔가에 홀린 느낌이다.
거꾸로 가는 시간도 아니고 이게 무슨 현상일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얻은 결론,
칸쿤과 멕시코시티는 1시간의 시차가 있다.
그러므로 내가 지나온 길 어딘가에 시차가 바뀌는 곳이 있구나 싶었다.
신기한 경험이다.
간간히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오래된 성당이 있고 작은 상점들이 보였다.
어느덧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자동차 몇 대가 주차된 게 보였다.
뭔가 있겠지 싶어 나도 차를 세웠다.
바다 거북이들이 많이 나타나는 해변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몇몇 여행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바다 색은 칸쿤과는 또 다른 블루였다.
한적하고 조용하여 한 나절 책이라도 보면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바다거북은 만나지 못했다.
바다거북 해변
길게 꽃대를 밀어 올린 선인장
멀리 하얀 산이 보인다.
소금 산이었다.
드디어 핑크 라군에 도착했다.
거의 4시간이 걸렸다.
햇빛이 없으면 호수의 색이 선명하지 않으리라는 추측으로
비가 내리면 어쩌나 내내 걱정했다.
하지만 파란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금산
여행자보다 가이드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카메라를 챙겨 들고 호수로 들어가는 문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전형적인 멕시칸 남자가 다가와 입장료 50페소를 내란다.
가이드와 입장해야 되며 제한 시간은 20분,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 라는 내용을 전했다.
거기까지는 문제가 안된다.
그런데 셀폰만 반입이 되고 카메라는 갖고 들어갈 수가 없다는 거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모나리자가 있는 루브르 박물관도 플래시 사용만 안 하면 카메라 촬영이 가능하다.
그런데 호수 구경하는데 카메라는 안된다니...
왜냐고 물었더니 머리를 극적 극적 하더니 다른 사람을 데려온다.
말인즉
그곳은 사유지고 회사 방침이란다.
실망이지만 하는 수 없이 카메라를 차에 두고 그를 따라나섰다.
호숫가에 거품이 몽글몽글 굴러다녀서 뭐냐고 물으니 소금이란다.
가이드가 거품을 떠서 손가락으로 문지르니 소금이 묻어났다.
호수 빛깔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색으로 보이는 것은
물에 미네랄이 풍부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있고
붉은 플랑크톤과 브라운 쉬림프가 많이 서식해서라고 한다.
주변에는 플라멩코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그들의 주식이 바로 붉은 플랑크톤,
플라멩코가 핑크색인 이유도 바로 그 이유였다.
핑크 호수의 반대쪽은 물은 브라운 색이다.
아마도 브라운 쉬림프가 더 많은가 보다.
멀리 플라멩코 떼가 보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호수는 youtube에서 보던 영상과는 많이 달랐다.
가이드가 찍어준 파노라마 사진
플라멩코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을 보니 구글맵이 잡히질 않는다.
주유 계기판은 마지막 한 칸만을 남겨놓은 상태이다.
주유도 해야 한다.
와이파이 되는 곳을 찾아야 한다.
배도 고프다.
마을엔 깔끔해 뵈는 작은 식당이 보였다.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고 아들이 서빙을 하는 듯 둘은 닮았다.
수줍은 듯 선한 얼굴이다.
와이파이가 되냐고 물으니 비번을 적어줬다.
다행히 구글맵을 잡을 수 있어 근처 주유소를 검색했다.
바야돌리드 근처에 주유소가 있었다.
큼지막한 새우는 연하고 부드러우며 간도 좋았다.
달콤하게 볶은 양파,
적절하게 믹스된 아보카도와 오이, 양상추, 토마토는 신선했다.
곁들여 나온 토르티야에 싸서 먹으니 담백하다.
별 기대 없이 들어간 식당의 음식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그날 멕시코의 최고의 식사를 했다.
'muy bien, muy bien(최고야 최고)'
하며 거스름돈을 가지라고 하니 청년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Gracias'
Lalo's Restaurant
바야돌리드 까지는 60km 남짓하다.
핑크 라군을 본 후 그 작은 마을에 가기로 생각했었다.
안전한 주차 공간을 찾아야 했다.
관광버스들과 미니 버스가 주차된 공간에 차를 댔다.
누군가 다가오더니 그곳에 주차할 수 없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일방통행인 도로를 한 바퀴 돌았다.
서점 앞에 한 대의 자동차가 세워져 있고 한 대의 공간이 남아 있었다.
차를 세우고 서점으로 들어가 주차를 해도 되는지 물었다.
다행히도 세워도 된다고 한다.
바야돌리드(Valladolid)는 옛날 스페인의 수도였던 바야돌리드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유카탄의 다른 많은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마야 마을 위에 지어졌다.
구 마야 건축물의 벽돌 중 일부를 이용해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마을이 크다.
노점상이 많은 것이 시골은 시골이다.
놀라운 것은 유러피안 여행자들의 숫자가 무척 많다는 거다.
그곳에 여행자들이 많은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근처에는 세노테와 치첸이사, 그리고
유카탄을 대표하는 메리다와 노란 마을 이사말이 있다.
숙박료나 물가가 비싼 칸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곳에 장기간 머물며 근처를 여행하는 이유일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산 게르 바시오 성당이 우뚝 서있는 광장 벤치에는
시민과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앉아있다.
솜사탕과 옛날식 냉차, 그리고 아이스크림 장사들이 모여 있는 풍경이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시켰다.
레몬 맛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골목골목 걸어보았다.
서점 앞에 주차한 렌터카 18-19
멕시코는 어느 곳이나 컬러가 강렬하다.같은 듯하나 다른 두 아주머니의 알록달록한 옷
모로코의 파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쉐프샤우엔,
인도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마을 자이푸르가 있다면
멕시코 유카탄에는 노란 마을 이사말이 있다.
바야돌리드에서 110km쯤 가면 이 독특한 노란 마을 이사말을 만날 수 있다.
마법 같은 컬러의 이 마을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옛날 이사말에 전염병이 돌았다.
점염병 환자가 있는 집 벽에 노란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병에 걸린 사람은 점점 늘어났고 노란 칠을 안 한 집이 드물게 되었다.
그런 계기로 노란 집이 늘어났는데
노란색은 마을의 상징이 되었고 유명 관광지가 된 것이다.
지금은 이것을 하나의 규정으로 만카지노 게임 사이트
관내 건물은 모두 노랗게 칠하게 된 것이다.
푸에블라 터미널에서 만난 마누엘라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신비한 곳이고 아름다운 유카탄에서 2개월 동안 있겠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노랑을 닮은 미소를 머금은 그녀가 노란 골목에서 걸어 다닐 생각을 하니
맘이 푸근하다.
모로코의 쉐프샤우엔
인도 자이푸르
Izamal
칸쿤 여행을 계획한다면 호텔존도 좋지만
이렇듯 작은 유카탄의 메리다나 이사말 같은 작은 마을에 여유롭게 머무는 것을 추천한다.
멕시코를 세 번째 여행하게 되는 날, 나 역시 이 노란 마을에 며칠간 물들고 싶다.
칸쿤으로 돌아가며 간간히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오전에 덤으로 받은 한 시간을 돌려줄 시간이다.
찰칵,
7시를 알리던 시계는 어느새 8시로 바뀌어 있었다.
라이트를 켠 자동차들의 불빛을 따라 호텔존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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