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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나무 Feb 22. 2020

쿠바 ATM, 카지노 가입 쿠폰 꿀꺽!

쿠바 트리니다드





쿠바인들의 줄 서기는 일상이다.

약국, 병원, 은행, 심지어 슈퍼마켓도 마찬가지다.

그 모든 곳에는 경비가 문을 지킨다.

일정 수의 사람을 내보내고 들여보낸다.

은행에서 환전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문 앞에서 줄을 서서 경비의 지시에 따라야 했다.

몇 십분동안줄을 섰다 들어간 마켓에서 살 게 없어

빈손으로 나와야 할 때도 많았다.

심지어 마트에서생수도 팔지 않는다.


유로나 달러를 쓰지 않는 제3국은 환전을 두 번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 수수료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므로 ATM에서 현금 서비스를 받는 게 더 낫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트리니다드의 숙소는 현지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동네다.

마요르 광장으로 가는 길에 ATM이 있다.

기계는 단 2개,

하기야 인터넷이 되지 않는 나라에 그런 기계가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

그곳엔 사람들이 늘 줄지어 있었고 난 그 모습을 보며 지나치곤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카지노 가입 쿠폰 앞에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



어느 날, 어둑어둑해질 무렵 숙소로 돌아가게 되었다.

환하게 불 켜진 ATM 앞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돈이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키오스크로 항공권이나 지하철 등을 발권해본 적은 여러 번 있다.

100 쿡을 서비스받으면 3 쿡의 수수료가 붙는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기계 위에는 비자, 마스터 등 각종 카드 마크가 붙어 있었다.

'한 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방법은 간단했다.

카드를 넣은 후 화면의 영문 변환 키를 터치했다.

10 쿡, 20 쿡, 50 쿡, 100 쿡

인출할 금액을 고르라는 내용의 화면으로 변했다.

10 쿡을 터치하니 비밀 번호를 누르라는 메시지가 떴다.

'쉽네'

비번을 눌렀다.

****

그러자 갑자기

'삑~삑~삑~삑~'

깜짝 놀랄만하게 요란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마치

'강도가 나타났습니다.

삑~삑~'

'분실 신고된 카드입니다.'

삑~삑~

하듯 울림은 계속되었다.

그 소리에 1차 놀랐는데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내 카드가 순식간에 ATM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가슴이 철렁했다.

경보음이 1분쯤 계속되었을까?

소리가 그치자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ATM이 초기 화면으로 바뀌었다.

기계의 CALL 버튼을 눌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 일을 어쩌지, 침착하자.'


여기는 분실 신고도 할 수 없는 쿠바가 아닌가?

현지인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에 주차된 오토바이를 타려고 하는 청년이 보였다.

그에게 영어를 할 수 있느냐는 기본적인 질문도 하지 않은 채 말했다.

다짜고짜였지만 침착하게 그리고 최대한 불쌍하게 말이다.


'Can you help me?'


그가 알아듣는지 모르는지 아랑곳하지 않고 내 말을 이어갔다.

못 알아듣는 듯하다.

나를 좀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ATM 앞에서 손짓하는 내 제스처를 보고는 그제야 이해한 듯 끄덕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일 아침에 은행에 가서 카지노 가입 쿠폰 달라고 하면 돼요.'


그가 하는 말이 영어가 아니지만 그렇게 이해했다.

그러면서 옆 건물을 가리켰다.

'Banco'

그랬다.

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던 그곳은 은행이었다.

누구에게 카드를 뺏긴 것도 아니요, 잃어버린 것도 아니다.

어찌 생각하면 가장 안전한 은행의 기계에 들어간 것이다.

갑자기 맘이 편해졌다.

재차 나를 안심시킨 청년이 떠나고 나도 그곳을 떠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ATM은 물론이요, 은행 문 앞에는 열댓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쿠바에는 독특한 줄 서기 문화가 있다.

'울티모'는 '마지막 사람'을 뜻하는 스페인어이다.

마지막 사람, 그러니까 내 앞사람과 뒷사람이 누군가 확인하고

줄에서 이탈해도 상관없는 문화이다.

그러니 흩어져 있는 사람까지 치면

은행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20명이 넘을 수도 있다.

땡볕에 줄 서서 기다릴 생각을 하니 캄캄했다.


'월요일 아침이라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몰라, 이따 오후에 들어올 때 찾아야겠다.'


하지만 오후 역시 줄은 여전했고 태양은 미칠 듯 따가웠다.

그때 불현듯 생각이 스쳤다.


'문을 지키는 경비원에게 말이나 해봐야겠어'


볼일을 마친 사람이 나오는 틈을 이용해 경비에게 말을 건넸다.


'Excuse me, My credit card went into the 카지노 가입 쿠폰.'

그가 답했다.

'un minuto'(1분만, 잠깐 기다려)


됐구나 싶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경비원이 내게 손짓을 했다.

나는 로또 당첨금이라도 받으러 가는 사람처럼,

줄 지어 있는 사람들을 제치고 은행으로 들어갔다.


'여권을 보여주세요.'


짐작했던 터였다.

이미 내 손에는 여권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나의 소중한 오렌지빛 컬러의 크레디트 카드가 내게 전달되었다.

내 사진이 당당히 박혀있는 international teacher identity card.

그 카드는 전 세계 유스호스텔이나 그레이하운드 같은 고속버스 등이 할인된다.

그러므로 여행할 때 사용하곤 한다.

머릿속에서 개선 행진곡 서주부의 트럼펫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듯했다.

ATM이 왜 카지노 가입 쿠폰 꿀꺽했는지

알고 싶지 않다.

알 방법도 없다.

그저 내 손에 무사히 돌아왔음이 다행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도 찾았으니 자축을 해야겠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겠다.'


***


인터넷이 안되므로 구글맵은 무용지물,

그 대신 맵스 미가 종종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랑고스타 맛집'

직진으로 700m에 위치한 맛집을 알려줬다.

맛집 맞아? 할 정도로 작고 허름해 뵈는 레스토랑의 문을 열었다.

흰 셔츠에 보타이를 한 쿠바노가 인사를 한다.


'랑고스타를 먹을 수 있나요?'


에어컨이 있는 룸과 그렇지 않은 룸이 있다며 원하는 곳을 물었다.

물으나마나 에어컨이지.

그가 안내하는 공간으로 들어섰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손님의 100%가 한국인.

흡사 이태원의 한 레스토랑 같았다.

거의 대부분 이삼십 대 커플이었다.


랍스터가 얼마나 크겠어? 하며

껍데기 빼면 별 먹을 것도 없지 싶어 샐러드와 그릴드 랍스터와 새우를 주문했다.

2년 전 쿠바에 왔을 때 랍스터를 몇 번 먹었다.

하지만 매번 그 크기에 실망했던 이유에서다.



카지노 가입 쿠폰'OSHUN & YEMAYA'의 Grilled Lobster

내 손을 쫙 편 길이보다 더 큰 랍스터가 튼실한 살을 드러내며 위용을 자랑했다.

쫀득쫀득한 가재 살을 살사에 찍어 먹으니 일품이다.

얇게 썬 오이와 채 썬 양배추, 토마토 몇 조각인 샐러드지만

올리브유와 발사믹을 곁들이니 새콤하고 고소하다.

민트 향 머금은 모히토는 짭조름한 음식과 궁합이 잘 맞았다.

하지만 다 먹기엔 양이 너무 많았다.

남은 음식의 포장을 부탁했다.

쿠바는 일회용기를 구경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대부분 포장비를 따로 받는다.

그런데 이건 뭔가?

종업원은 얇은 랩 한 겹으로 새우와 랍스터를 엄부렁하게 싸서 들고 왔다.

몇 발짝 안 가서 쏟아질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그냥 헛웃음이 나왔다.

가방 속에서 지퍼백을 꺼냈다.

평소 비닐 팩이나 지퍼백을 가지고 다니면 도움이 되는데

특히 쿠바에서는 필수이다.


ATM이 카드를 꿀꺽한 것은 이번 여행에서의 가장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재미있는 에피소드일 뿐이다.

지금도 경보음이 생생하다.


'삑~삑~삑~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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