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안녕? 나는 초등학교 5학년 이나무라고 해. 5학년이 되니까 엄마도, 선생님도 갑자기 막 잔소리가 늘었어. 책을 엄청 많이 카지노 게임야 한다고, 앞으로는 모든 과정에 학생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난리야. 그래, 일단 알겠어. 학생 각자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을 목표로 하게 되니 평가할 때도 어쩔 수 없이 논술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대. 그런데 말이야. 사실, 우리는 그렇게 바꿔 달라고 한 적도 없고 교육과정이 달라지는 게 어떤 건지 실감도 잘 안 돼. 그래서 어떻게 바뀔 건지 물어봤어.
가장 먼저, 토론 수업이 늘어날 거래.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면 그래야 한대. 그런데 친구들아, 해 봐서 알겠지만 토론 그거 엄청 어려운 거잖아. 머릿속에는 생각이 흘러넘치는데, 꼭 나보다 다른 친구가 먼저 말해 버리는 경험 있지? 이렇게 말할까, 저렇게 말할까 고민하는 사이에 누가 비슷한 얘기를 해 버리면 김이 샌다고. 사례라도 다른 걸 들어서 말해 봐야지 작정하고 생각하는 사이에 이야기 주제는 벌써 다른 데로 넘어가 버리는 거야. 진짜 미칠 노릇이지. 찬반 토론을 할 때는 더 그래. 카지노 게임 찬성이고 상대방이 반대일 때, 반대 논리를 완벽하게 무찌를 수 있는 근거를 머릿속에서 끄집어내고 싶은데 막상 입을 열면 이상한 말만 나와. 논리적으로 말하는 거, 그거 굉장히 어려운 거, 알지? 그게 다 책만 읽으면 해결될 거래. 상대방이 내 의견과 다를 때 1, 2, 3, 4 순으로 말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비결을 써 놓았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면서 책만 읽으면 된대. 진짜 그럴까?
두 번째, 여러 과목이 섞인 수업이 늘어날 거래. 과학과 수학, 그리고 정보 과목이 하나로 합쳐진 새로운 과목이 생겨나는 거지. 그렇게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카지노 게임 섞을 건지 난 몰라, 정말. 공부가 밀가루 반죽도 아니고 말이야. 하긴, 영어로 수업하는 과목들 늘어나는 거 보면 이미 진행 중인 것도 맞네.
세 번째, 수행 평가 때는 무조건 논술이래. 예를 들어 역사 수업 수행 평가에 이런 게 나온다는 거야. 만약에 한국과 중국, 일본이 공통화폐를 만든다고 하면 어떤 인물을 선정할 수 있을까 같은 문제가 나올 거래.(중등 역사 교사 윤상민 선생님 강연 인용) 우리나라에 5만 원짜리 지폐 처음 나올 때 신사임당이냐 유관순이냐 아니면 제3의 여성이냐를 두고 사람들이 엄청 싸웠다는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한 가지 화폐를 쓴다고 가정하래. 와, 말도 안 되게 어렵지 않냐? 도대체 이런 걸 두고 카지노 게임 토론을 하느냐고? 토론은 카지노 게임든 한다고 쳐. 그걸 또 카지노 게임 글로 쓰냐고.
이런 이야기들 들으면 머리에 쥐가 난다고. 그런데 엄마는 걱정하지 말래. 책만 잘 읽으면 노 프라블럼이래. 믿어도 될까? 학원 다니고 숙제도 하고, 짬짬이 놀기도 해야 하니 우리가 얼마나 바쁘냐? 그 와중에 카지노 게임까지 읽으라고 하니 미치는 거야. 아무튼, 그렇다니까 무슨 소린지 들어나 보기로 했지. 들어보고 아닌 거 같으면 안 읽어도 된대. 무슨 수를 써서든 읽으라고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뭐, 일단은 왜 읽는지나 알고 읽자는 뜻에서 들어는 보기로 했어. 너희들도 같이 듣고, 아무래도 아닌 것 같으면 우리 엄마, 설득 좀 해 줘. 논리적으로다가, 아주 유식하게,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