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을 읽으면 마른 사람은 살이 찌고, 살이 찐 사람은 살을 뺄 수 있대. 믿어져?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나도 그랬다니까. 그런데 조선시대에 살았던 김석주라는 사람이 이런 글을 쓴 걸 봤어.
몇 개월 동안 호되게 앓고 난 김 씨가 몸이 너무 말라서 걱정이라 여러 의원들을 만나러 다녔대. 모두가 원인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젓는데, 그중 한 의원이 그러더라는 거야. 가난하고 지위도 낮은 당신은 살찔 수 있는 조건에 하나도 맞지 않으니 살이 찌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러니 괜히 살찌려다가 마음마저 마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이야. 요즘 말로 ‘팩폭’ 장난 아니지? 그러면서 내린 처방이 이래.
“옛날 현인군자는 마땅히 살찌워야 할 바와 고쳐야 할 바를 먼저 살폈습니다. 조건이 갖추어져야 살찔 수 있는 것으로 몸을 살찌우지 않고 마음을 살찌웠으며, 몸이 살찌지 않는 것을 병으로 여기지 않고 마음이 마르는 것을 병으로 여겼습니다. 나의 것이 이미 완전하고 남의 것을 부러워함이 없으니 어찌 나의 형옥을 금은보화와 바꾸겠습니까?”*
한마디로 겉모습이 어떻다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다른 이를 부러워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먼저 봐라, 뭐 그런 거였지. 몸을 살찌우는 데 필요한 것들은 없을지 몰라도 마음을 살찌우는 데 필요한 것들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마음만 고쳐먹으면 몸이 마르는 것쯤 조금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아, 앞에서 한 말을 조금 바꿔야겠다. 카지노 쿠폰을 읽으면 마른 사람은 마른 자신을 신경 쓰지 않게 되고, 살이 찐 사람은 자신이 가진 조건을 되돌아보게 된다, 정도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카지노 쿠폰을 읽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는 건가 봐. 카지노 쿠폰을 읽으면 즐겁기도 하고, 실제적인 도움도 되고, 어디 가서 똑똑한 것처럼 보이기도 딱 좋거든. 헤헤. 그래서 간서치 선비님도 그렇게 정신없이 카지노 쿠폰을 들여다본 거겠지? 간서치 선비가 누구냐고? 조선시대 실학자였던 이덕무 선생의 호가 ‘간서치’야. 안소영 선생님이 쓴 《책만 보는 바보》의 주인공이 바로 이덕무 선비님이지. 국문학자 정민 선생님이 펴낸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의 주인공이기도 해. 이덕무 선생은 서얼 신분이었어. 엄마의 신분이 양반이 아니었고 양반인 아버지의 정식 부인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리 똑똑해도 성공하기 힘들었어. 그러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엄청 추운 겨울밤에 홑이불밖에 없어서 달달 떨다가 《한서》를 이리저리 덮고, 《논어》를 병풍처럼 세워 겨우 얼어죽지 않았다는 거야.
“어려서부터 스물한 살 때까지 하루도 고서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그 방은 몹시 작다. 하지만 동쪽, 남쪽, 서쪽에 창문이 나 있다. 해가 동쪽에 있으면 동창 아래서 읽고, 서쪽으로 기울면 서창 아래서 빛을 받아 책을 읽었다. 한 번도 못 본 책을 보면 너무 기뻐 웃었다. 집안 식구들이 그가 웃는 것을 보고 어디서 또 기이한 책을 구해온 줄 알았다.”**
불 때지 않은 차가운 방에서, 동상에 걸려 퉁퉁 부은 손으로 책을 베껴 쓰는 젊은 선비의 모습을 상상해 봤어. 책이 얼마나 좋으면 그랬을까? 오죽하면 눈병에 걸려 눈을 뜨기도 힘든 상태인데, 그런 때도 실눈을 뜨고 책을 읽었다고 하니 엄청나게 책을 좋아한 사람인 건 분명해. 정조 임금님이 선비의 재주를 아껴 규장각에서 일하게 했고, 관직에 있는 동안 하사품을 500번도 넘게 내린 데는 다 까닭이 있었던 거야.
생각해 봤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책장 넘어가는 게 아깝고, 밤이 깊어서 잠들기가 싫었던 기억이 내게도 있었나? 아, 맞아! 나도 있었어! 아주 최근 일인데, 허영만 할아버지의 만화 《식객》이 얼마나 재밌던지, 엄마가 밥 먹으라고 해도 안 들리고, 이제 그만 자라고 해도 그 소리가 귀에 안 들어오더라. 박시백의 만화 《고려사》도 그랬어! 만화는 안 된다고? 왜? 만화도 책인데? 아하, 카지노 쿠폰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좋아, 그럼, 카지노 쿠폰 만화책을 말해 주지. 찾았다! 이희재 아저씨가 그린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2학년 때 처음 읽고,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몰라. 읽고 또 읽었지. 엄마가 “그거 또 읽는 거야? 그러다 다 외우겠네!?” 물어볼 정도였어. 참 이상한 건 말이지, 옛날에 읽을 때랑 좀 커서 읽을 때랑 같은 책인데 달라. 그게 참 신기해.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4학년 여름에 이 책을 또 읽고는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다니까. 제제가 너무 불쌍해서. 어른들이 미워서 말이야.
읽을 때마다 다르고, 이미 알고 있지만 또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 정말 좋은 책이래. 카지노 쿠폰가 그랬어. 나도 그런 것 같아. 그럼, 나도 간서치?
지금 내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환히 들여다보이는 책들도 당연히 재미있고, 알지 못했던 세상으로 나를 데려다주는 판타지동화도 엄청 재미있어! 그런데 어떤 책들은 쉽게 읽히지도 않고, 낯선 시대, 낯선 배경들만 잔뜩 나와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가기도 해. 이런 걸 왜 억지로 카지노 쿠폰 하나, 싶기도 했지. 특히 처음이 힘들어. 《톰 소여의 모험》을 읽기 시작할 때도 그랬어. 노예로 살아가는 삶이 어떤 건지 상상도 잘 안 되고, 배경이 되는 미국의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거든. 한 장 읽고 딴짓, 두 장 읽고 물 마시고, 세 장 넘기고 고양이랑 놀기, 뭐 그러다 겨우겨우 초반을 넘어서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하루에 100쪽도 거뜬했어. 그런 게 이야기의 힘이라고, 엄마가 그랬어. 맞아,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낸 작가는 참 대단한 것 같아.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에 이어 20세기 초반의 미국 농촌의 삶을 그려낸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을 읽고 나는 이렇게 썼어.
“지금 이 시대에도 농장들이 파산하고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농부들은 돈이 많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카지노 쿠폰에게 물어보니 아직도 파산하는 곳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정말 놀랐습니다. 농부들이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열심히 파는데 돈을 많이 못 벌다니. 농부들은 참 억울하고 힘들 것 같습니다. 돈보다 농부들이 들인 힘이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저는 오늘부터 농부들에게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시대나 공간이 낯설어도 이런 책만이 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카지노 쿠폰은 꼭 읽어야 하는 것 같아.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농촌의 현실을 그린 카지노 쿠폰은 읽은 적이 없네? 엄마한테 찾아달라고 해야겠다.
정약용이 귀양 가 있을 때 이렇게 말했대. 마음이라는 건 달아나기를 잘해서 잠깐이라도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 가 버린다고, 이익이 되는 곳으로 가 버리기도 하고, 돈이 유혹하면 그리로도 가 버린다고, 그러니 끈으로 잡아 매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 굳게 지켜야 한다고 말이야. 어떻게 해야 마음이 도망가지 않도록 지킬 수 있는 걸까? 난 그 답이 카지노 쿠폰에 있는 것 같아. 뭐, 카지노 쿠폰만이 아니라 모든 책에 그 열쇠가 숨겨져 있을 수 있겠지. 그중에서도 카지노 쿠폰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지혜를 주었고, 믿음으로 전해진 힘이 있으니까 좀더 믿음이 가는 것 같아.
과학자 주철현 선생님도 그랬어. 카지노 쿠폰이 지루하다 여기는 것은 현재를 기준으로 읽기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카지노 쿠폰을 읽을 때는 당시 사람들의 마음으로 읽으면 훨씬 흥미로울 거라고 말이야. 그럴 때 비로소“문학은 시공을 초월해 사람들과 교감하는 타임머신”***이 되어 준대. 카지노 쿠폰 읽는 거, 되게 멋진 것 같아!
*카지노 쿠폰 읽기의 즐거움, 솔출판사, 41
** 책 벌레와 메모광, 문학동네, 118
*** 과학자가 본 ‘한강 노벨문학상’의 의미, 한겨레신문, 2024년 10월 31일
카지노 쿠폰도 이 책을 읽고 엄청 울었대. 나는 2학년 때는 많이 안 울었는데, 4학년 때 읽고는 펑펑 울었어. 카지노 쿠폰 말로는 감정이 자라서 그렇대. 키처럼 마음도 성장하는 거라는 걸 처음 알았지. 제제가 뽀루뚜가 아저씨와 마음을 나누면서 위로받아서 좋았는데, 결국 뽀루뚜가 아저씨가 돌아가시면서 마음이 얼마나 허전하던지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고. 제제 같은 친구들이 지금도 있나 궁금해지고, 만약에 제제 같은 친구가 가까이에 있다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하고 그랬어.
아빠나 카지노 쿠폰가 일찍 돌아가신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친구를 볼 때 안쓰러운 마음이 좀 들고 더 잘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고 그렇거든. 동정심이 생긴다거나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마음이 좀 더 가는 거 있잖아. 보들보들하고 보송보송하고 뭐 그런 거. 누군가를 돕고자 할 때 나는 이만큼 높은 자리에서 너에게 베푼다, 그런 식이면 절대 안 된대. 나도 혹시 내가 그런 마음은 아닌가 조심스러웠지. 그런데 아닌 것 같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더 높고 낮고 뭐 그런 거 없는 거잖아.
“이 책은 좀 슬퍼요. 그리고 이 때는 매를 많이 맞았나 봐요. 주인공이 제제라는 아이인데 집안살림이 좀 어려워서 엄마가 거의 밤가지 공장에서 일해요. 아빠는 일자리가 없어서 찾으러 다녀요. 그래서 늘 기운이 없고 화를 자주 내지요. 제제는 누나 둘, 동생 하나, 형 하나, 아빠 엄마가 있어요. 제제의 친구는 다 어른이에요. 하지만 제제에게는 정말 친절해요. 긴데 재미있어요. 카지노 쿠폰 보세요.” _ 2학년 때 쓴 독서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