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도 출판사(2022,10) / 인영균 끌레멘스 신부 / 255page
신부님께서는 일단 멈추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참았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안 그래도 너무 힘들어 쉬고 싶었는데 신부님께서 어떻게 눈치를 채셨을까? 마음을 들켜 버렸다. 일정이 빡빡해 꿈도 꾸지 못했기 때문에 무조건 매일 걸어야 했다. 그런데 “멈추세요, 그래야 보여요. 무작정 가는 것보다 알고 가세요” 하면서 몸과 마음, 영혼에게도 쉼과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동키로 보낸 배낭이 오늘 도착지 마을 폰페라다로 갔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강력하게 멈추라고 하지 않는가? 어떻게 할 것인지,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고개를 떨구고 잠시 고심하였다. 우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신부님, 멈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