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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벼리 Apr 21. 2025

엄마, 나 육지카지노 가입 쿠폰 키울래

우리 집에 반려동물이 생기던 날 (1)

우리 아이의 동물사랑은, 내 편협한 기준에 의한 것이지만, 유난하다. 길 가며 만나는 강아지, 고양이들에게 본능처럼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고, 애벌레, 햄스터, 도마뱀, 거위, 앵무새, 독수리, 개미핥기, 나무늘보, 웜벳, 표범, 하마, 사자 등 세상의 그 어떤 동물이든 그저 이런 탄성을 터뜨린다.


“우와, 귀엽다!”


동물원이나 농장에서 먹이 주기 체험을 할 기회가 생기면, 아이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양떼목장에서는 양에게 먹이를 주고, 관상어 카페에서는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말 농장에서는 망아지에게 당근을 주고, 비 온 다음날에는 아파트 화단에서 달팽이에게 민들레 잎을 먹인다. 왜 동물원에서 아기 호랑이에게 먹이 주기 체험을 시켜주지 않는지 그저 서운할 뿐인 이 어린이의 평생(?) 소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


우리 집에 반려동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동물을 무서워하니까. 그래서 어떤 동물에게도 손이 닿고 싶지 않지만, 특히 네 발 달린, 털 달린 동물은 특히 그렇다. 특별한 계기도 없는데, 어려서부터 그냥 그렇게 무서워했다. 골목에 강아지라도 있으면 그 옆을 못 지나가서. 골목 입구에서 한참을 훌쩍훌쩍 울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한참 훌쩍거리다 강아지가 사라지면 달달 떨면서 뛰어가는 거다.)


남편은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 아이는 누굴 닮은 건지, 세상 모든 동물을 사랑하고, 몇 년째 잊을만하면 한 번씩 반려동물 타령을 구성지게 뽑았다.


“내가 다 키울게. 밥도 주고, 내 방에서만 놀게 하고, 청소도 다 할게. 카지노 가입 쿠폰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게 할게.”


아무리 그래도 아직 나이가 한 자리 숫자인 아이의 호언장담을 믿는다면, 나는 부모 자격이 없지. 어차피 어떤 동물을 데려오더라도 결국은 뒷감당은 모두 나와 남편의 몫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그동안은 아이에게 제대로 책임질 수 없는 생명을 집에 들일 수 없음을 수차 설명해 왔고, 우리 집에 반려동물은 없다는 결론을 바꿔본 적이 없었다.


어느 주말, 늦은 아침 식사 중에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 육지카지노 가입 쿠폰 키울래.”


진짜 하다 하다 이제 별소리를 다 듣는다 싶었지만, 난데없이 육지카지노 가입 쿠폰은 왜 등장한 건지 그 배경은 궁금해서 물었다.


“갑자기 육지카지노 가입 쿠폰을 키우고 싶다고?”

“응. 반려동물을 너무 키우고 싶은데, 엄마가 털 달린 동물은 싫어하잖아.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거북이가 좋을 거 같아.”

“근데 왜 하필 육지카지노 가입 쿠폰이야?”

“수생카지노 가입 쿠폰은 수조 관리가 필요하다는데, 나 혼자서는 수조를 청소하는 게 어려울 것 같아서. 인터넷 찾아봤는데, 육지카지노 가입 쿠폰 사육장은 내가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얼씨구, 그래도 그간 귀에 딱지가 앉게 이야기했던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대전제는 머릿속에 얼추 입력이 되긴 했나 보다. 하지만 그날도 거북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부터 내 머릿속에는 이전과 동일한 결론이 이미 준비된 채였다. 그런데 대화 중 아이의 한 마디가 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갔다.


“엄마, 나 혼자 집에 있을 때 외로워. 사랑해 줄 동물 친구라도 함께 있고 싶어.”


부쩍 사소한 일로 아이의 전화가 잦아진다는 것을 나도 한동안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아, 우리 아이가 오후에 혼자 집에 있으면서 쓸쓸했구나. 곁을 지켜줄 온기가 부족했구나. 마음이 아팠다.


안타깝게도 나도 그렇고 남편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앞으로 한동안 더 바빠지면 바빠질 뿐, 반대의 경우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였다. 우리 부부는 아이와 긴 이야기 끝에,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반려동물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 약속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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