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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자아란 무엇인가?

‘일반관념’은‘습관기억’과‘순수기억’사이에서 발생한다.

‘습관기억’과 ‘순수기억’ 그리고 ‘일반관념’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 봅시다. ‘습관기억’은 동물적인 것에 가깝고, ‘순수기억’은 인간적인 것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습관기억’을 버릴 수는 없어요.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거예요. 왜냐하면 인간은 어쨌든 동물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습관기억’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순수기억’의 중요성도 결코 간과할 수 없죠. ‘순수기억’은 우리의 잠재성이기 때문이에요. ‘일반관념’은 이러한 ‘습관기억’과 ‘순수기억’ 사이의 긴장 관계 속에서 도출되는 거죠.

일반 관념의 본질은 사실 행동의 영역과 순수기억의 영역 사이를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이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일반관념의 본질은 행동의 영역”, 즉 ‘습관기억’의 영역과 “순수기억의 영역 사이를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에 있죠. ‘인간’이라는 ‘일반관념’을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은 저마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을 갖고 있죠. 그런데 사람마다 ‘인간’이라는 ‘일반관념’은 다 다르게 형성되어 있죠. 어떤 이는 ‘인간’을 ‘이타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고, 또 어떤 이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이는 ‘일반관념’의 본질이 ‘습관기억’의 영역과 ‘순수기억’의 영역을 오가며 형성되는데, 사람마다 이 왕래의 양상이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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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관념’이 저마다 다른 이유


이처럼 ‘습관기억’과 ‘순수기억’의 영역 사이를 오가는 양상에 따라 ‘일반관념’은 형성은 천차만별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일반관념이 형성되는 두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죠. “행동의 영역”, 즉 ‘습관기억’ 쪽에 쏠린 상태로 형성되는 ‘일반관념’의 경우와 ‘순수기억’ 쪽에 쏠려서 형성되는 ‘일반관념’의 경우죠.


전자의 경우, 즉, ‘습관기억’에 쏠린 경우부터 이야기해 봐요. 이때 ‘인간’이라는 ‘일반관념’은 어떤 모습일까요? ‘습관기억’에 고착된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죠. “인간은 원래 다 그런 거 아니야?” “인간은 원래 돈이면 다 되는 거 아니야?” 이들은 자신의 “행동의 영역”(습관기억)에만 쏠려 있는 상태로 ‘인간’이라는 관념을 형성하기 때문에 강력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수밖에 없죠. 이는 ‘인간’이라는 ‘일반관념’을 제대로 형성했다고 볼 수 없죠.


그렇다면 후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순수기억’에 쏠려 있는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죠. “인간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존재야?” “인간은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이들은 ‘순수기억’에 쏠려 있어서 모호하고 혼란한 상태에 머무느라 ‘인간’이라는 ‘일반관념’을 형성하기가 어렵죠. 전자는 고정관념에, 후자는 비고정(모호하고 혼란한) 관념에 휩싸여서 제대로 된 ‘일반관념’을 형성하기 어려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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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원뿔 도식에서‘일반관념’


그렇다면 적절한 ‘일반관념’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요? ‘습관기억’과 ‘순수기억’이라는 두 영역 사이를 끊임없이 움직일 때죠. 때로는 ‘습관기억’으로 ‘인간’이라는 관념을 고정적으로 확정하고(인간은 돈에 목을 매는 존재다.), 또 때로는 ‘순수기억’을 통해 그 고정된 관념을 해체 시키는 거죠(인간은 예술을 사랑하는 존재다). 그리고 다시 ‘습관기억’을 통해 새로운 관념을 형성(인간은 돈에 목을 매기도 하지만, 예술에 목을 매기도 하는 존재다.)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거죠. 이것이 바로 “일반관념의 본질”인 거죠. 베르그손은 이를 앞서 언급한 ‘역 원뿔 도식’으로 다시 설명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미 그렸던 도식을 참조하자.S에 내가 내 몸에 대하여,즉 어떤 감각-운동적 균형에 대하여 가지는 현재 지각이 있다.밑면AB의 면 위에 나의 기억 전체가 배열되어 있다.이렇게 결정된 원뿔 속에서 일반 관념은 꼭짓점S와 밑면AB사이를 계속 왕복할 것이다.그것은S에서 신체적인 태도나 발언된 말이라는 아주 분명한 형태를 취할 것이고, AB에서 자신의 허약한 정체성(통일성)을 부수어버릴 무수한 상들이 선명한 모습을 띨 것이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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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원뿔 도식에서 ‘S’는 자신의 몸이 갖는 “감각-운동적 균형”을 통해 갖게 되는 현재 지각이죠. 즉 ‘습관기억’이죠. ‘원 AB’는 자신의 기억 전체가 배열되어 있는 ‘순수기억’이죠. 이때 “일반관념은 꼭짓점 S와 밑면 AB 사이를 계속 왕복”하는 거예요. 그 왕복 사이에서 ‘S’ 쪽으로 오면 ‘일반관념’은 신체적 태도나 발언된 말이라는 아주 분명한 형태를 취하게 됩니다. “인간은 돈이면 다 움직일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경우죠.


그런데 이런 분명한 형태의 태도나 말이 영원히 유지되는 건 아니죠. 사실 그러한 분명한 태도나 말은 “허약한 정체성”의 표현일 뿐이죠. 왜냐하면 그의 ‘순수기억’ 속에는 돈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사람에 대한 기억이 이미 있을 테니까요. ‘S-원 AB’ 사이 왕복 중 원 AB 쪽으로 올라가게 될 때가 있죠. 이때 ‘원 AB’는 자신의 “허약한 정체성을 부수어버릴 무수한 상들이 선명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만들 수 있죠.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일반관념’은 ‘S-원 AB’ 사이에 위치한 하나의 ‘상 기억’인 셈이죠. 그래서 사람마다 ‘일반관념’이 다 다른 거죠. 어떤 이는 ‘S(습관기억)’ 쪽에 가까운 ‘상 기억’을 갖고 있을 테고, 어떤 이는 ‘원 AB(순수기억)’에 가까운 ‘상 기억’을 갖고 있을 테니까요. 또한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일반관념’ 역시 시기마다 상황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죠. 시기와 상황마다 한 사람의 ‘상 기억’ 역시 때로는 ‘S’ 쪽으로 때로는 ‘원 AB’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심리적 삶은 매 순간 변한다.


S로 표현된 감각-운동 기제와AB에 배열된 기억들의 총체 사이에,동일한 원뿔에 대한 그만큼의 분할인A’B’, A’’B’’,등에 의해 표현된 우리의 심리적 삶의 무수한 반복을 위한 자리가 있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S’와 ‘원 AB’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분할인 ‘원 A’B’, A’’B’’…‘은 우리의 ‘상 기억’이자 ‘일반관념’인 거죠.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의 심리적 삶이라고 말할 수 있죠. 사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삶이 있죠. ‘현실적 삶’과 ‘심리적 삶’이죠. 가난하거나 여유가 있는 건 현실적 삶이죠. 그리고 가난할 때 혹은 부유할 때 찾아오는 우리의 마음 역시 하나의 삶이죠. 이는 우리의 심리적 삶이죠.


이러한 심리적 삶은 현실적 삶과 달리 매 순간 변화하죠. 생계가 급박할 때는 고정관념(돈이면 다 돼!)이 강화되고, 생계가 여유가 있을 때 생각이 조금 유연해지잖아요(돈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지). 우리는 이렇게 무수히 반복되는 심리적 삶 속에 있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이는 생계가 급박할 때는 우리의 ‘일반관념(상기억)’이 ‘S’ 쪽으로 쏠리는 상태가 되고, 생계에 여유가 있을 때는 ‘원 AB’ 쪽으로 쏠리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에요.



마음의 변화는‘일반관념’의 변화다.


‘순수기억’과 ‘습관기억’ 사이에 얼마나 많은 ‘상 기억’들이 있겠어요. 그 ‘상기억’ 들에 의해 무수히 반복되는 우리의 심리적 삶의 자리가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10여 년 전에 ‘S’가 직장이었고, ‘원 AB’가 철학이었어요. 제 ‘순수기억(꿈의 평면)’은 ‘철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하지만, 저의 ‘습관기억’은 직장에 있잖아요. 이 사이에 무수히 많은 저의 심리적 삶들이 있었어요.


제 마음이 ‘원 AB’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철학을 하기 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심리적 삶에 가까워졌어요. 그런데 그러다 둘째 아이가 태어난 거예요. 곧장 정신 차리고 ‘S’ 쪽으로 내려왔어요. 그러자 ‘직장을 다니면서 철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식 투자하는 철학자가 되면 안 될까?’ ‘경매하는 철학자는 안 되는 걸까?’ 이런 심리적 삶을 무수히 반복했어요. 제 마음(심리적 삶)이 그때그때 변화했던 것은 저의 ‘일반관념(상 기억)’이 변화한 것과 동시적인 사건이었어요.


꿈의 삶을 살기 위해 우리의 감각적이고 운동적인 상태로부터 떨어져 나옴에 따라AB로 흩어지려는 경향을 갖는다.그리고 감각적 자극에 운동적 반응으로 응답하면서 현재의 실재성에 더욱 확고하게 애착을 가짐에 따라 우리는S에 집중되는 경향을 가진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우리는 모두 저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 숨겨둔 꿈이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이들이 그 꿈에 다가서지 못하죠. 어떤 이는 그 꿈을 찾지도 못하고, 또 어떤 이는 그것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현하지 못하죠. 왜 그럴까요? “꿈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익숙한 ‘습관기억’, 즉 “감각적이고 운동적인 상태로부터 떨어져” 나와 모호하고 흐릿한 원 “AB로 흩어지는 경향”을 견뎌야 하기 때문일 거예요.



건강한 자아란 무엇인가?


그런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익숙한 세계(습관기억)에서 벗어나 흐릿하고 모호한 세계(순수기억)로 향하는 건 극심한 혼란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바로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은 “감각적 자극(가난)에 운동적 반응(일)으로 응답하면서 현재의 실재성(직장)에 더욱 확고하게 애착을 가짐으로써 S(습관적 노동) 집중되는 경향”을 가지게 되죠. 이들은 결코 건강한 자아를 가진 경우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건강한 자아는 어떤 모습일까요?


사실 정상적 자아는 결코 이 두 극단적인 지점 중 어느 한쪽에 고정되지 않는다.그 사이를 움직이며,중간적인 분할면들에 의해 대표된 입장들을 차례로 채택한다.또는 다시 말하면,자아는 자신의 표상들(각 분할면들이 나타내는)이 이 현재 행동에 유용하게 협조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관념을 그 표상들에게 준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건강한 자아란 원 AB(순수기억)와 S(습관기억)라는 “두 극단적인 지점 중 어느 한쪽에 고정되지 않는” 상태에요. 적절하게 “둘 사이를 움직이며 중간적인 분할면(원 A′B′·A″B″·A‴B‴…)에 의해 대표된 입장을 차례로 채택”하는 자아가 건강한 거죠. 왜냐하면, 건강한 자아는 “자신의 분할면이 현재 행동에 유용하게 협조할 수 있는 만큼의 충분한 관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에요.


난해한 이야기니 다시 제 삶으로 설명해 볼게요. 저는 ‘직장(습관기억)’과 ‘철학(순수기억)’ 사이에서 긴 시간 방황했어요. 어느 날은 ‘직장’만 생각하며 충실하게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또 어느 날은 다 때려치우고 당장 산에 들어가서 ‘철학’만을 공부하고 싶었다는 생각에 휩싸였던 때도 있었어요. 이는 “정상적(건강한) 자아”가 아니죠. 두 극단적 지점 중 어느 한쪽에 고정된 상태니까요.


‘직장’과 ‘철학’ 사이에서 방황했던 시기는 베르그손의 표현을 빌리자면, “꼭짓점 S와 밑면 AB 사이를 계속 왕복”했던 시기였을 겁니다. 때로는 ‘직장(습관기억)’에 때로는 ‘철학(순수기억)’에 쏠리면서 건강하지 않은 불안한 자아의 시간을 보냈던 거죠. 그 시간들이 모두 지나고 나서야 저 나름의 ‘직장’과 ‘철학’에 관한 ‘일반관념’이 생기게 되었어요. 생계가 어렵다면, ‘직장(밥벌이)’을 다니고, 최소한 생계가 마련된다면 다시 ‘철학(꿈)’을 하는 균형감각을 갖게 된 거죠. 그때그때 저의 현재 행동에 유용하게 협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관념을 가질 수 있게 된 거죠. 바로 이것이 베르그손이 말한 “정상적 자아”, 저의 표현으로 “건강한 자아”의 모습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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