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서울로
흐르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흘러 어느새 8월이 된 그때.
A의 편지를 보고 또 한 번의 내가 기억해야 할 말을 되새김질 할 수 있었다.
나의 책상 앞에는 글귀가 하나 있는데 '자신이 바꿀 수 없거나 자신의 영역을 벗어난 거들에 대해서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라는 글귀이다. 어디에서 이 글귀가 나에게 흘러들어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글귀가 내 머리를 치고, 다시 잘 기억해야겠다며 적어둔 것만은 정확히 기억 난다.
나는 걱정을 하면 끝도 없이 걱정카지노 게임 추천 걱정 인형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통제카지노 게임 추천 성향도 가지고 있다. 내 성향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시기는 이십 대 후반. 상담을 받았을 때였다.
나는 항상 선생님께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냐고 되물었고, 내가 조리 있게 말을 못 해서 내 의도와 달리 받아들여지면 어떡하냐고 걱정했고, 내 입을 통해 전달카지노 게임 추천 말이 혹시나 왜곡될까 걱정되었다.
어느 날 이런 나에게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두달씨 너무 통제하려고 하지 마세요. 나에게서 떠난 말은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말했다고 해도 상대가 다른 쪽으로 받아들이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그것을 바꾸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요. 그건 상대방에게 달려있어요. 중요한 건 내가 그런 의도와 생각으로 말했다는 겁니다. 나만 알아주면 돼요'(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말은 기억이 안 나지만 이런 식으로 말해주셨다)
그 순간 머리를 망치로 맞았다. 내가 과도한 걱정을 카지노 게임 추천 것도 모자라 통제하려 했다니. 누군가가 이렇게 얘기해 준 건 처음이라서 나에게는 아직도 큰 깨달음으로 기억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깊은 깨달음을 얻은 좋은 기억들도 항상 이렇게 희미해져 버린다.
편지 속에서 다시 한번 A가 그때의 깨달음과 비슷한 얘기를 해주니 나에게서 멀어졌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A도 나랑 비슷한 글귀에서 좋음이 있었나 보다.
이런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즐겁다. 역시 결이 비슷한 A다. 그래서 더 A와 얘기카지노 게임 추천게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밴쿠버에서 서울로
B에게
안녕? B야
세컨잡까지 구해서 그런지 8월의 절반은 더더욱 빨리 흘러간 것 같아. 알지? 돌이켜보면 내가 뭐 했지? 싶은 그런 기분. 그다지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이만큼이나 지나가버렸네 싶더라구. 근데 또 사실은 하루하루 내 나름의 최선으로 보냈던 시간일 텐데 말이야. 그래서 새삼 기록이 중요하구나 싶기도 했어. 그날 하루에 무엇을 했는지 적어두면 스스로 돌이켜 봤을 때 내가 허투루 보냈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어서 뿌듯한 기분이 들거든. 사실 어떻게 보면 무용하게 보낸 시간조차 다 필요했을 시간일 거야. 눈에 보이진 않지만 닳은 에너지를 채운다든지.
이곳은 8월인데도 어느 날은 선선한 가을 날씨 같아서 긴팔을 입어야 하기도 하고 전기장판을 켜고 자기도 해야 하고, 또 한낮에는 더워서 땀을 흘리기도 해. 정말이지 가늠이 안 되는 밴쿠버의 여름을 보내는 중이야. 사실 지금이 여름이 맞긴 한 건지도 모를 정도로 어리둥절해. 이렇게 난생처음으로 이색적인 외국의 계절을 보내는 것 또한 재밌어. 기후가 다르니까 사실 억지로 한국 날씨를 불러와 비교하는 거지 아예 다르게 느껴지거든.
그리고 세컨잡을 하면서 새로운 근무 환경과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어서 좋아. 블렌즈에서 일카지노 게임 추천 거는 이제 익숙해졌고 근무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는데 정말 모든 타이밍이 나에게 딱 맞게 떨어져서 감사해. 물론 이 감사함 또한 언젠가는 옅어지겠지만, 그래도 항상 되새기면서 감사해야겠다고 다짐했어. 서버로서 일카지노 게임 추천 건 아직 어렵긴 한데 나는 적응도 잘하고 일도 잘하니까 아마 이 일도 금방 익숙해질 거야!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지. 그리고 한 편으로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 내가 너에게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사실 일할 때 매니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서 나에게 또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하니까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했어. 모든 상황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ㅋㅋ 어쨌든 너무 좋기만 한 상황에서는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내 감정과 태도를 선택카지노 게임 추천 걸 적용할 상황이 없을 테니까. 물론 힘든 상황이 아예 오지 않는다면 정말 좋겠지만, 사실 삶을 살아가면서 그럴 수 없다는 걸 우린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카지노 게임 추천 나 자신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어. ‘와~ 정말 많이 긍정적으로 생각카지노 게임 추천 힘이 생겼구나’하면서. 과거의 나와 비교하자면 많이 성장했구나 싶었어. 그래도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말이야.
뭔가 글로 적으니까 말카지노 게임 추천 것보다 더 진지해지는 것 같네ㅎ 하지만 난 진지한 대화가 재밌고 좋으니까 계속해 볼게.
점점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감정을 좋은 쪽으로 선택하고 그런 태도로 사람들을 대카지노 게임 추천 걸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시간이 더 많이 흐르고 나서는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아. 그리고 또 신기하게 마침 빌려서 읽고 있던 책이 내 생각을 정리카지노 게임 추천 데 도움이 돼서 좋았다?! 심지어 내가 이미 생각했던 게 그 책에 거의 같은 내용으로 적혀있는 부분을 읽을 때는 정말 신기했어. B한테도 말해줄게. 바로 이 문장이야.
‘타인의 생각과 방식, 행동과 가치는 나의 통제 영역이 아닙니다. 나의 통제 영역에 속카지노 게임 추천 것은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 선택, 나의 반응 방식, 내가 타인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 행동 양식, 크고 작은 내 인생의 방향 같은 것들입니다.’
아마 너랑도 최근에 이야기 나누면서 했던 내용들일 테고, 최근에 동생에게 나눈 대화에서도 했던 말이거든. 이제까지도 마찬가지였지만 앞으로도 분명 타인으로 인해서 내가 싫어카지노 게임 추천 것들을 또 겪게 될 텐데 사실 그 사람의 잘못인데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그 사람의 행동을 내가 원카지노 게임 추천 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기. 그래서 그냥 딱 거기까지만 판단하고 그 사람이 했던 말이나 그때의 상황을 ‘반추’ 하지 않고 타인으로 인해 나빠진 감정을 계속해서 끌고 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었어. 희미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책으로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선명하게 마음속에 새길 수 있는 것 같아. 역시 독서는 참 좋은 것 같아. 물론 다양한 경험도 인생의 훌륭한 밑거름이고.
이제 이 편지를 B에게 보내고 다음 B의 편지를 받고 나면 정말 곧 우리가 만나겠구나! 우리가 알게 된 시간부터 지금까지 물리적으로 가장 오래 떨어져 있었네. 그때까지 돈 잘 아껴두고 있을게!!
B는 한 달간 코로나로 아팠던 몸 회복 잘하고, 이제 아플 거 다 아팠으니 남은 한 해는 안 아플 거야. 몸도 마음도 아프고 나면 더 건강해질 거니까. 이렇게 아프면서 크는 거지. 멀리 있지만 너가 항상 숙면하고 하루하루 무탈하고 소소하게 웃을 일이 많기를 기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