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 안녕하세요~ 무료 카지노 게임입니다아~~
대학생 때 나의 방앗간은 명동 에이랜드였다. 그때는 편집샵이라는 개념이 많지 않아서 한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매장이 한없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일주일에 두 번은 명동 에이랜드를 갔던 듯? 그중에서도 가장 내가 좋아했던 브랜드는 A.P.C였다. 아페쎄가 국내에 론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고, 그 당시 옷에 좀 관심 있다, 옷 좀 잘 입는다는 친구들은 아페쎄 생지데님 하나쯤은 갖고 있었다.
아페쎄 데님의 가장 큰 장점은 입으면 입을수록 나의 몸에 맞게 자연스럽게 해지고 물이 빠져 커스텀 된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건 단점이기도 했는데, 빳빳한 생지데님이 내 몸에 맞게 유연해지기까지 나름의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 인고의 시간을 함께한 데님은 나중에 나의 입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To be continued
그러다가 문득 내가 이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가로수길 매장에 지원을 했고, 다행히 합격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매일같이 들르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에이랜드 아르바이트가 제일 좋았던 건 내 마음대로 옷을 입고 출근할 수 있어서였다. 직원들이 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출근하면 옷 얘기하기 바빴고, 오는 손님들의 스타일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
옷가게 아르바이트가 처음인 나에겐 신발 코너가 주어졌다. 옷보다는 직관적으로 설명하기가 쉽고 사이즈도 나름 표준이 있기 때문에 신입한테 주로 신발을 맡겼던 것 같다. 신발 코너는 1층 출입구 바로 앞에 있어서 사람들이 몰리거나 그냥 지나치는 ‘모 아니면 도‘ 동선이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시선과 동선을 신발코너에서 멈추게 해야 했다. “안녕하세요~ 무료 카지노 게임입니다~~” 특유의 영혼 없는 인사(올리브영 톤에서 약간 더 심드렁을 더한)에 조금의 영혼을 넣었다. 그리고 오는 사람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어떻게든 하나라도 신어보게 했다. 사람들이 몰릴 때는 한없이 몰렸다. 그럴수록 난 부지런히 하나라도 더 신어보게 하고 권했다. 재고가 지하에 있어서 하루에도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해야 했지만 신발 하나가 팔릴 때마다 그렇게 재밌었다.
그렇게 뜻밖의 적성을 찾은 나는 “신발 판매왕” 별명을 얻었다.
뭐 그렇다고 시급을 더 받는 건 아니었지만 처음 해보는 옷가게 무료 카지노 게임는 짧았지만 너무나도 재밌는 기억으로 남았다.
근데 사실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 알바를 시작한 진짜 이유는 다른 것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