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퍼유 May 07. 2025

페퍼유의 밀린 일기

ep.12 카지노 게임 추천

어릴 때부터 나는 동물이란 동물은 다 좋아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게 초등학교 때부터 소원이었으나,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은 강아지를 데려오면 결국 나와 동생, 강아지까지 당신들이 돌봐야 할 것이라는 걸 아시고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다. 유일하게 허락되는 반려동물의 '케이지 안에서 키울 수 있는’이라는 조건이 붙었는데, 한 번은 병아리를 부화시켜서 키우다가 원인 모를 이유로 다쳐서 벼슬이 나기 전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날 나는 간첩처럼 울었다.


고등학생 시절, 학교 옆 산책길에서 배회하고 있는 요크셔테리어를 만났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주인은 보이지 않았고, 내 옆을 떠나지도 않길래 우선 집으로 데려왔다. 학교 주변에 전단지를 붙였으나 어찌 된 일인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 부모님께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만 데리고 있겠다고 허락을 받았다. 성시경의 “넌 감동이었어”가 흘러나오던 시절, 카지노 게임 추천 감동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감동이는 신기하게도 나만 보았다. 가족 중에서도, 친구들을 만나도 나한테만 안겨있으려고 했고, 눈앞에 내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서 짖었고, 잘 때는 내가 팔을 벌려 팔베개를 해줘야만 잠이 들었다.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런 감동이와 정이 많이 들었지만, 좋은 주인을 만날 때까지만 데리고 있겠다는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했다. 다행히 감동이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네 집으로 입양을 갔고, 사랑을 듬뿍듬뿍 받으며 자랐다. 6개월쯤 후에 만났는데 나를 못 알아보는 건지 엄청 짖더라..


대학생이 되고, 드디어 나의 스케줄을 내가 관리할 수 있을 때쯤, 나는 고양이를 데리고 오고 싶었다. 당연히 부모님은 특히 엄마는 결사 반대하셨다. 당시 “냥이네”라는 고양이 가정분양 네이버 카페가 있었는데, 나는 매일같이 그 카페를 들락거리며 고양이들을 봤다. 3개월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가정 분양하는 아이들을 보다 보니 지금 당장 집에 고양이를 들이지 않으면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았다.


그러다 빠숑이 사진을 보게 되었다. 본 순간 ‘아 이 아이를 내가 데려와야만 해’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데려와야만 했다. 작전에 돌입했다.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마다 가족여행을 가곤 했는데, 유일하게 이때만이 빠숑이를 데려올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족여행에서 빠지기 위해 에이랜드 알바에 지원했고, 가족들이 떠난 경남 진주에 있던 빠숑이를 데려왔다. 그리고 화장실, 캣타워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주문해서 내 방을 고양이 방으로 만들었다. 두 뼘만 하던 빠숑이를 집에 두고 에이랜드 아르바이트를 가는 며칠은 일에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퇴근하는 대로 칼같이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카지노 게임 추천카지노 게임 추천 우리 집 처음 온날 사진. 내가 이때 블랙베리폰을 써서 화질이 너무하다ㅠ


부모님과 동생이 가족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나는 극도의 긴장과 걱정과 함께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집에 와서 빠숑이를 만났다. 내 동생은 '기어이 네가 일을 저지르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갔고, 아빠는 헛웃음을 짓고 계셨으며, 엄마는 '얘가 또 길 잃은 고양이들 잠깐 데려왔구나' 하는 현실부정의 단계를 거쳐 온갖 용품으로 가득 찬 내방을 보곤 아무 말 없이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내가 빠숑이를 데리고 조심스레 방문을 열자 엄마는 울고 계셨다. 순간 내가 정말 철없는 짓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엄마한테도 빠숑이한테도 이러면 안 되는 일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다시 돌려보내야 하다 일주일 동안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데 결국은 엄마가 나에게 져주셨다. 빠숑이도 이 집의 실세가 엄마라는 것을 눈치챘는지 엄마한테 필살 눈빛애교를 선보였다. 너무도 작고 액체같이 유연해서 만지지도 못하겠다던 엄마는 결국 카지노 게임 추천 막내딸로 받아들이셨다 후..

카지노 게임 추천너무 작고 소중한 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 애기 때

그런 카지노 게임 추천가 이제 어느덧 만으로 12살이고, 아들인 후추는 10살이다. 후추를 임신하고 출산한 이야기가 또 굉장히 드라마틱한데 이건 나중에 번외 편으로 한번 다시 써볼게요.


아,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나는 이렇게 드라마처럼 운명의 빠숑이를 만났지만 절대 반려동물을 이런 방식으로 들이면 안 된다는 걸 알려주고싶어서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