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세계유산
꿈의 도시.
고등학생 시절에는 도서관 자리에 사회과부도에서 오린 맨해튼 지도를 붙여놓고 지냈다. 정확한 계기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추측은 된다. 아마 당시 올리브채널을 통해 여러 해외 다큐멘터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뉴욕에 대한 환상을 키워왔던 것 같다.
그렇게 노래 부르던 뉴욕을 스물둘, 처음 방문하였을 때의 장면과 느낌은 아직도 기억난다. 한 학기 동안 롱아일랜드에 머물며 주말마다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방문했던 맨해튼 곳곳에는 내 20대가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첫 번째 꿈의 도시가 뉴욕이었다면, 두 번째 꿈의 도시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나는 우디앨런 영화들을 좋아하고, 그의 영화를 통해 보이는 미화된(?) 도시의 모습을 즐거이 본다. 그의 영화, ‘비키, 크리스티나, 카지노 가입 쿠폰’를 통해 나는 완전히 카지노 가입 쿠폰에 빠졌다. 노란 햇살과 독특한 OST, 페넬로페 크루즈, 스칼렛 요한슨, 레베카 홀, 하비에르 바르뎀, 그리고 가우디 건물들.
카지노 가입 쿠폰에 푹 빠진 김에 다음 학기엔 용감하게 ‘초급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몇십 년 전 아빠가 스페인에 출장을 가셨을 때(그리고 아빠가 30대였을 때) 구엘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내 방에 붙여놓았다. (내가 비주얼라이징을 이렇게나 중요시하는 사람인지 오늘 다시금 깨닫는다.)
대학생 시절부터 꿈꿔온 나의 카지노 가입 쿠폰를 방문하게 된 때는 서른 살이었고, 목적은 신혼여행이었다. 우리의 여행은 파리-카지노 가입 쿠폰-파리의 코스로 진행되었다. 4월 초였던 신혼여행은 쌀쌀하고(날씨도 사람들도) 거무죽죽한 파리와, 그와 대비되는 햇살이 환히 비치고 친절한 카지노 가입 쿠폰로 요약된다. 신혼여행 전에도 몇 번 파리를 방문하여 반짝거리는 파리의 아름다움을 본 나로서는 남편의 첫 파리가 그렇게 남는 것에 억울(?)했지만, 어쨌거나 파리와 대비된 카지노 가입 쿠폰의 모습에 우리는 반할 수밖에 없었다.
추웠던 회색의 파리와 완벽하게 대비되는 모습으로 환하게 반겨주던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는 같은 가격의 숙소도 1.5배는 더 넓었고, 파리에서는 복불복이었던 음식들도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는 승률 100프로였다.
또한 사람들의 친절함. 우리가 카지노 가입 쿠폰에 가면 꼭 먹고 싶었던 음식이 ‘칼솟(대파구이)’인데, 우리가 방문하였을 때는 칼솟 시즌이 지나가고 있어서 식당 찾기가 쉽지 않았다. 식당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다른 식당에 실례를 무릅쓰고 물어봤는데, 거기서 일하시던 분이 직접 우리를 칼솟을 파는 식당까지 안내해 주었다.
아, 카지노 가입 쿠폰여!
카지노 가입 쿠폰 하면 가우디.
이렇게 한 사람의 건축물들이 도시를 빛나게 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오랫동안(그리고 앞으로도 쭉) 매혹시킨다는 사실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천재성이 실현되기에 또 얼마나 많은 주변의 서포트가 필요한지도 생각하게 된다. 잘 알려졌듯이 가우디는 구엘의 후원을 받아 그를 위한 독특한 건축물을 만들었다. 구엘은 파리 만국박람회를 통해 가우디를 발견하였고, 이후 평생 친구이자 동료가 되었다.(파리 만국박람회를 통해 고갱도 남태평양의 원시적 모습에 반해 인생이 바뀌었고, 구엘도 가우디를 발견하였으니, 새삼 만국박람회의 위력을 느끼게 된다.)
서른 살의 나는 구엘이 부자들을 위한 저택을 만들려다가 카지노 가입 쿠폰에 기증한 구엘 공원에 가서, 30대의 아빠와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는 꿈에 나올 법한 환상의 숲 같았고, 카사바트요는 동화 속 바다집 같았다. 까사밀라는 실제로 거주하시는 분 집 구경을 너무 해보고 싶다. 가우디 건축물에서 거주하는 기분은 어떨까.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Works of Antoni Gaudi)’라는 이름으로198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미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유네스코의 시각으로 봤을 때, 그의 작품은 20세기 초의 건축 발전에 탁월하게 기여한 점, 당대 건물의 유형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인 점 등을 이유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충족하였다.
여기서 잠깐, 이미 유명하여 더 이상의 인정(?)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꼭 유네스코 이름이 중요한다고 묻는다면,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은 꼭 그 유산이 속한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소중히 아껴서 다음 세대로 넘겨줘야 하는 유산임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유네스코라는 네임밸류도 중요하지만, 그 너머에 세계가 보호해야 할 전 인류적 유산이 되었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세계의 어떤 명소라도 개인이 그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과 추억이 결국은 그 장소를 살아있게 만든다.가우디의 건축물은 몇 백만 개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는 20대의 꿈, 30대 신혼의 추억이다. 다음에는 완공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아들과 함께 가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오늘의 한 조각
-유산명: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Works of Antoni Gaudi)
-분류: 세계유산
-국가: 스페인
-등재연도: 198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