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일곱잔'카지노 가입 쿠폰창업기_12
장사가 너무 잘 돼서 피곤한데?
2020년 10월 31일 와인 클래스를 시작으로 드디어 오픈합니다.아직 인스타나 블로그 같은 SNS 채널이 세팅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처음에야 당연히 지인 장사로 시작해야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 생각보다 장사가 너무 잘 되는데요?(라고 쓰고, 장사 안 되는 이야기 주구장창 할 예정)
역시 납기에 맞추는 공사는 없나 봅니다. 정식으로 가게 임대가 시작된 날짜 10월 5일. 타일, 주방, 조명 등 각종 공사는 빠르면 2주 안에 끝날 것이라 했지만 10월 말까지도 여전히 세팅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포스기 설치가 늦어져서 카드 결제를 못 받기도 했습니다. 포스기를 설치하고 첫 카드매출! 이게 뭐라고 나름 감격적이었던 터라 소소하게 함께 축하를 해봅니다.
그리고 바로 2-3일 후 바로 만석, 카운터의 바 자리까지도 꽉꽉 찼습니다. 다들 어떻게 알고 오는지 신기할 정도. 네이버에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게를 보여주는 기능이 있어서, 생각보다 이를 통한 유입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워크인 손님에게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오픈한 지 얼마 안돼서 다들 잘 모를 텐데.'라고 하면 머쓱하게 웃으며 '검색했는데 나오더라고요' 정도의 대답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가게에 테이블이 총 4개, 바 테이블까지 포함하면 5개 정도인 셈이라 2명만 근무해도 충분할 것이라고생각했는데 그것 또한 완전히 오산이었습니다. 손님이 밀리는 시간대에 3개 테이블만 같이 차고, 각 테이블마다 음식을 2-3개 주문하면 주방은 그야말로 난리가 나는 것이죠. 근무 중인 직원 2명이 모두 주방에 들어가 있으면 홀은 전혀 응대가 되지 않고요.
중저가 라인의 와인은 생각보다 빨리 팔려서 주말엔 재고가 부족한 지경입니다. 그리고 아직 각자 와인 설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손님이 물어보면 '얼음'이 되는 상황. 와인 큐레이션을 담당한 제가 스케줄을 바꿔 투입됩니다.
지인들이 써준 후기들도 큰 몫을 합니다. 이러다가 진짜 대박 나는 거 아니냐며 행복 회로를 한참 돌리고 있던 나날들 속에... 뭔가 조짐이 이상합니다. 제대로 오픈한 지 2주도 되지 않은 11월 13일. 불안한 기운이 감돕니다. 코로나 19 신규 확진 엿새째 세 자릿수...
그리고 12월 6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어 카지노 가입 쿠폰를 9시에 닫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확진이 잡히지 않자12월 21일, 5인 이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이 발동됩니다. 연말 특수를 노리고 있던 카지노 가입 쿠폰 사장의 실망은 당연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연일 만석이었던 가게에는 파리가 날리고, 정말 문자 그대로 '한 테이블의 손님도 받지 못한' 날도 생깁니다. 손님 없는 가게에 앉아 허망하게 가게를 바라보는 식당 사장님들의 뉴스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이상하게도, 9시 이후,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싫지만은 않습니다. 국민적인 공감대가 있다 보니 다들 8시 50분 즈음해서는 주섬주섬 나갈 준비를 하기 마련이고, 오히려 밀도감 있게 와인을 마시고사라집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게를 운영해도 영락없는 적자입니다.수개월 간 고생한 결과치곤 아름답진 않습니다.요식업이 본업인 사장님들은 정말 답답할 노릇일 텝니다. 연말 장사는 제대로 공쳤고, 월세도 못 낼 판에 반가운 연락이 왔습니다.
2021년 1월 11일,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신청을 합니다. 당일 오후 바로 입금 완료되었다고 연락이 옵니다. IT 강국 대한민국의 위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하지만 이때 받은 200만 원은 바로 고스란히 밀린 월세로 나갑니다)
2월부터는 조금 영업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작년 11월만큼 장사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처음 지원금을 받은 이후에도 강남구 자영업자 경영안정 지원사업, 4차 재난지원금 등 나름 정부가 신경을 써주는 통에 이래저래 연명하고 있습니다.
와인바를 시작한 것이 가을인데, 벌써 겨울을 지나 봄이 왔네요. 그 와중에 메뉴도 몇 개 추가하고 와인 리스트도 바꾸고, 간판도 달고, 인테리어도 조금씩 보왔했답니다. 생존을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잘 되지 않아 조금 마음 아파하다가도 또 크고 작은 일에 행복해지는 '일곱잔'사장입니다. 다른 요식업 사장님들도 비슷하겠지요. 평생 배달 안 하던 매장에서 배달을 시작하고, 테이블 배치를 바꾸고, 임시 휴업 기간을 갖기도 하고요. 그러는 통에 어떤 가게는 문을 닫았을 테고, 그 자리는 '임대 중' 혹은 새로운 가게의 간판이 채웠을 것입니다. 새싹이 돋아나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듯이요.
와디즈 경영추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