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소산, 카지노 게임, 그녀 1-5
”답보상태에서 티베트 불교의 카지노 게임 라마의 윤회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한 과학자가 인간성은 뇌나 다른 인체의 장기에 있지 않고 피부 표면에 얇게 덮인, 막과도 같은 '전자기장'의 형태라는 것을 증명해 내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운영체계는 뇌에 하드웨어적으로 설치된 것이 아니라, 원격 서버에서 스트리밍되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로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뇌 안을 뒤져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었지요!
사람들은 그것을 영혼(GHOST)이라고 불렀습니다.“
15대 카지노 게임 라마는 과연 누구인가? - 2029년 5월 15일, KBC 보도
티베트 불교의 사무국 간댄포당이 '중국 정부가 추대한 15대 카지노 게임 라마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카지노 게임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지며, 티베트 불교의 최고위 승려로서 가톨릭교의 교황과 자주 비교됩니다. 단, 가톨릭에서는 차기 교황을 투표로 선출하는 반면, 티베트 불교는 카지노 게임 라마가 윤회한다고 믿어 그의 환생 체인 어린아이를 찾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는 독특한 방식을 따라왔습니다.
그러므로 1474년 초대 카지노 게임 라마 겐둔 드루파의 입적 이후, 모든 카지노 게임 라마는 그가 윤회하여 환생한 동일인이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인정한 15대 카지노 게임 라마, 겔첸 텐파는 14대 카지노 게임 라마가 사망하기 전에 출생하였으므로 최초의 '환생자'가 아닌 카지노 게임 라마입니다.
망명 티베트 정부는 이미 중국의 전통 훼손 시도를 저지해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한 바 있습니다. 그들은 14대 카지노 게임 라마 톈진 가쵸가 생전에 비밀리에 작성한 '후대 환생자 지침'에도 '겔첸 텐파'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톈진 가쵸는 이 지침에서 자신이 사후 '중국과 티베트를 비롯한 아시아 국적이 아닌 여성'으로 환생할 것이라고 명시했다고 합니다.
이에 친중 성향의 '티베트 불교 환생자 공인 위원회'는 "말년의 14대 카지노 게임 라마는 반중 분열을 조장한 정치적 망명자에 불과했다"라며, "15년 전 영혼이 빠져나와 중국의 카지노 게임 라마인 겔첸 텐파의 몸으로 넘어왔고, 그 영향으로 선대 카지노 게임 라마가 그렇게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인 것, 그러므로 겔첸 텐파는 전통에 부합한다."라고 발표해 더욱 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망명 티베트 정부가 인정한 15대 카지노 게임 라마 아마라 존슨은 14대 카지노 게임 라마 입적 직후인 2027년 워싱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돌이 되기 전 티베트어로 유창하게 대화했다고 전해지며, 2살 때 자신이 카지노 게임 라마의 환생자임을 밝히며 티베트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불가사의한 소문을 확인하고자 티베트 승려들이 은밀히 그녀를 방문했을 때, 아마라는 멀리서부터 그들을 알아보고 이름을 부르며 준비해 둔 차를 대접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승려에게 한 "나의 염주를 돌려줄 시간"이라는 말은 톈진 가쵸의 '후대 환생자 지침'에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한편, 카지노 게임 라마 계승자 논란에 한 과학자가 독특한 '해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혼은 신체 외부에 막처럼 존재하는 전기적 데이터'라는 주장을 펼쳐온 인도의 괴짜 과학자 디파크 사티는 "15대 카지노 게임 라마 후보들의 영혼 데이터 용량을 비교하면 진정한 환생자를 가려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영혼은 살아온 세월에 따라 데이터가 쌓여 용량이 커지기 때문에, 신생아의 영혼은 1 PB(페타바이트: 1,000TB) 미만이지만, 30대 성인은 평균 40 PB에 달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선대 카지노 게임 라마의 영혼을 이어받은 환생자라면, 전생의 경험이 고스란히 이전되었을 것이므로 훨씬 큰 영혼 데이터 용량으로 측정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여겨졌으나, 이후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되어 최근 학계에서도 그의 이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최근 디파크 사티의 연구진은 아마라 존슨 양의 동의를 받아 비공식 측정을 진행했다고 밝혔고, 그녀의 데이터 용량이 기존 기록을 훨씬 넘어선 4,800 PB(4.8 엑사바이트)에 달했으며, 전기장의 두께도 30cm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영혼은 뇌가 아닌 우리 몸 바깥의 전기장에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디파크 사티 박사의 주장처럼 영혼이 '독립된 전기적 데이터'라면, 중국이 지목한 카지노 게임 라마 겔첸 텐파의 영혼 용량은 얼마나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KBC 뉴스, 허련은입니다.
"48시간에 5천 달러? 38살에 카지노 게임 몰 줄 아는 남자?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난 지난번에 42살 아저씨 빌리는 데 거의 만 달러 가까이 들였는걸. 배가 남산만 했어. 식탐이 얼마나 심하던지, 돌아서면 배가 고파지는 몸이라 여행 내내 먹은 기억밖에 없어.“
J가 일본인 A를 예약했고 간밤엔 통화도 했다고 이야기하니 스미스는 잘했다고 추켜세워 줬다. J는 식탐 같은 본능적인 건 영혼에서 제어할 수 없나? 보군하고 생각하며 다른 것들도 본인이 제어할 수 없으려나 하고 문득 걱정되었다.
"그나저나 외국에서 카지노 게임 여행이라니, 멋진걸“
"나도 일이 이렇게 착착 풀릴 줄은 몰랐네. 다 자네 덕이야. 고마워“
"그런데 왜 하필 카지노 게임야? 굳이?“
"아, 동영상에서 카지노 게임 타는 남자를 봤는데 멋있더라고. 요즘 이상하게 옛날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하고“
"역시 갱년기였구먼“
스미스는 킬킬대며 J를 놀렸다.
"카지노 게임만 타지 말고 일본 가서 누구라도 만나 봐, 서른여덟이면 젊은 나이잖아. 어디 보자, 15살이나 젊어지는 거네?“
J는 일본에서 자신이 '15살이나 젊어진다’라는 건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터라 당황했다. 그러고 보니 15년 전이면 딱 엘리자베스가 죽은 해다. 스미스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뭘 생각하는 듯하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유리 생각나네.“
"엥, 뜬금없이 갑자기?“
"응, 유리가 한국 사람이었잖아. 일본하고 한국하고 바로 근처 아냐?“
"아 그랬지. 유리 씨는 잘 살지?“
"응, 뭐 잘 살겠지, 뭐 흥“
유리는 스미스의 첫 번째 부인으로 결혼 후 두 사람은 딱 한 달 만에 친구 사이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스미스는 그 뒤로 두 번이나 더 결혼하고도 뭐가 그리 억울한지 가끔 저렇게 이야기를 꺼냈다.
스미스와 J는 언제부턴가 회사엔 자기들을 끼워줄 곳이 더 이상 없단 걸 눈치채고, 알아서 붙어 지내는 중이다. 지내다 보니, 두 사람에겐 구질구질하게 첫 번째 부인 (혹은 유일한 부인) 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길 좋아한다는 점, 가족 없이 처량한 신세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이가 좀 더 돈독해졌다.
두 사람은 연애에서도 궁색하긴 마찬가지였는데, 스미스는 의욕은 넘쳤으나 진열대에 올려지지 못할 악성 재고가 되어가는 중이었고, 반대로 J는 아직 가끔 이거 얼마냐는 문의는 받았지만, 판매자의 의욕이 다소 부족한 편이었다. 게다가 그는 출고가 된 뒤에도 금방 환불을 당했는데 대부분의 환불 사유는 수십 년 전 원래 주인인 엘리자베스의 그림자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콘돔을 써 달라며, 대여한 상태라는 걸 꼭 밝혀달라‘며 부탁했던 '풋풋한' A의 얼굴이 떠올라서, J의 머릿속에 카지노 게임 외의 것들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그의 몸에 들어가면 혹시 카지노 게임 타는 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연애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15년이 젊어져도 별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들어 J는 그만뒀다. 목적지가 다름 아닌 일본이었기 때문이었다. J는 동양인에게는 이성적인 감정을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니 고백하자면 작고 왜소한 그들과 성적인 무엇을 시도하려는 상상마저도 큰 죄를 짓는 것 같이 느껴졌었다.
J는 사망한 부인 엘리자베스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당시 엘리자베스는 J를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라며 놀렸었다. 하지만 그녀도 ’아시아인들은 가끔 너무 어리게 보이긴 한다고, 자신이 꼭 소아성애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뭘 더 하기가 어려운 경험은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동양인들은 기껏해야 대학교 신입생 정도로 밖엔 안 보여.“
또다시 J의 머릿속이 엘리자베스 생각으로 차오른다. 지난번 AI가 오래된 노래를 꺼내준 이후부터 J의 무의식 어딘가에 엘리자베스가 단단히, '다시' 자리를 잡아 버린 것 같다. 가끔, J는 자신이 이토록 엘리자베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자기도 모르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 봐도 그게 뭔지 도무지 알 수는 없었지만.
J는 엘리자베스가 어떤 식당에 턱 하니 앉아 끈덕지게 주문을 받으러 오기를 기다리며, 직원에게 눈치를 주는 광경을 상상했다. 심지어 그 식당은 아직 영업 전이라서 전등도 몇 개만 켜 놓은 터라 어둑한데 말이다. 아마도 그녀는 종업원을 난처하게 만들려고 작정한 건지도 모른다.
물론, 종업원 'J'는 누가 쳐다보고 있거나 말거나, 뒤통수가 따갑거나 말거나, 아직 일을 시작할 생각이 없다.
"그런데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어. 오랜만에 카지노 게임를 모는 거라 걱정도 되고, 카지노 게임에 실어야 할 수도 있으니까 짐을 어떻게 싸가야 할지 모르겠어.“
"아이고, 별걱정을 다 하신다. 우리가 가는 게 아니잖아. 그쪽에서도 '자기 몸'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준비해서 보내놓을걸. 어차피 우리가 여기서 준비해 봤자 그쪽 사정은 어찌 될지 모르니 크게 도움 안 될걸. 맘 편히 그냥 영혼만 가.“
스미스는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말했다.
"그래도 배탈이나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해?“
"너보다 젊다며? 게다가 그 몸이 살던 곳이니까 익숙한 거 먹는 건데 배앓이할 리 없지. 그리고 아프더라도 우리가 예상 한 거랑은 완전히 다른 쪽으로 아플 수도 있어. 무좀이 심하다던가, 성병이 있어서 소변 눌 때마다 고통스럽다든지. 크크크“
스미스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가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네가 일본인의 몸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게 될걸. 그 친구 담배 태운다디?“
"응 담배 태우는 거 같더라.“
"아마 너도 여행 내내 담배 생각이 날 것이다. 흐흐흐.“
스미스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J는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필요한 짐들을 대충이라도 거실에 한 번 내어보기로 했다.
일단 추워질 수 있으니, 외투를 계절 별로 내어놓고, 비가 내릴 수도 있으니, 비옷도 하나 꺼냈다. 다른 옷들도 더 챙겨 가고 싶었지만, 아마 일본인에게 클 것 같아서 관뒀다.
창고 어딘가에서, 카지노 게임를 처음 탈 때 썼었던 무릎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같은 초보자용 안전 장비도 찾았다. 아무리 일본인의 몸이 알아서 카지노 게임를 몰아 줄지 몰라도 자신은 초보자니까, 사고가 나더라도 몸을 다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J는 평소에 쓰던 화장품과 선크림도 가져왔다. 신발을 챙길까? 하다가, 발 치수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갖다 놓았다.
카지노 게임 운전을 하면 전화 통화를 하기는 어려울 테니 핸드폰은 챙기지 않기로 했다. 배탈은 안 나겠지만 일본 음식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음식 캔을 두세 종류 챙기고, 스미스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감기몸살약과 설사약도 챙겼다.
그리고 평소 잘 듣는 수면제, 수면 안대, 보습제도 가져왔다.
그러고는···,
거실에 내어놓은 짐들을 보니 막막했다. 이걸 보내는 것도 일이지만, 이걸 다 보낸다 해도 충분할 것 같지 않았다.
'이거 여행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인의 몸에 있는 걸지도 모르겠군.‘
그제야 J는 사람의 몸을 빌려 여행한다는 것이 단순히 휴머노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의미 이상이 될 것이고, 어쩌면 여행의 성격까지 좌지우지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결국, J는 필요한 게 있으면 일본에서 사서 쓰기로 마음먹고, 작은 배낭만 하나 보내기로 했다. 카지노 게임 운전하는데 방해되지 않을 만한 크기로 고르다 보니 큰 가방은 고르기가 어려웠다. 두꺼운 발렌드레(Valandre) 외투, 비옷을 넣고 나니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한겨울 패딩은 과한 것 같기도 했지만, 어중간한 걸 보내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거로 생각했다. 카지노 게임 안전 장비가 마지막까지 고민이 되었지만, 보호장비가 필요한 지경이라면 카지노 게임를 안 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J는 예약한 호텔로 전화해 현지에서 쓰기 위해 10만 엔을 이체하겠으니, 자신이 일본인의 몸에 들어간 뒤에 전해카지노 게임고 부탁했다. 얼추 직접 가는 것보다 돈이 더 들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