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이해일
“무료 카지노 게임는 코로나19로 축소 발행되었습니다.”
2020년 여름호인 《연세》 124호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소 발행되었습니다. 평소 9~10개 정도의 글을 실었지만 이번에는 7개의 글만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된 이후에는 다시 정상 발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코로나19가 저희에게 전례 없는 돌발 상황이긴 했지만 사실 교지는 학생사회와 함께 언제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줄어가는 요즘, 때때로 글을 쓰다 보면 ‘이걸 누가 읽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124호 주제는 [이 시국]으로 정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유행하기 시작한 말이지요. ‘시국’이라는 단어는 ‘현재 당면한 국내 및 국제 정세나 대세’(표준국어대사전)라는데, 당면한 정세는 도무지 끝나진 않고 바뀌기만 하는 기분입니다. 위기가 일상이 된 오늘, 숨 가빴던 봄과 초여름에서 《연세》가 기록하고 싶었던 목소리들을 담았습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첫 카테고리 ‘이놈의 코로나’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수습편집위원 지긍의<[학내기획] 코로나 시대의 대학생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 2020년 1학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비대면 강의 학기를 보내고 있는 새내기, 신촌 새내기, 그리고 졸업 예정자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서 대학의 본질에 대해 고민합니다. 캠퍼스에서 공유하던 인간관계, 우연한 만남, 개방된 공간 같은 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강의’와 ‘소속’만 남은 지금, 과연 남아있는 것들은 잘 돌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고 우리가 왜 캠퍼스를 그리워하는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코로나가 뿌리내린 삶의 방향에 대하여는 코로나19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잊혀지고 소외된 단면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수습편집위원 유랑은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서 지내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를 마주한 세계 각국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한국사회 안에서도 평등하지만 평등하지 않은 전염병의 영향을 보며 자신의 위치성에 대해 질문하게 된 경험을 공유합니다.
두 번째 카테고리 ‘《연세》의 시선’에는 학생사회와 교지를 다루는 학내기획을 담았습니다.<[학내기획] 사실은 정말 그러합니까?━총학생회의 총여학생회실 ‘대집행영장’에 부쳐는 ‘총여학생회실’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학내 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총학생회의 목소리는 가장 강력한 발언권력 위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안에서 때로는 어떤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묻히고 짓밟히기도 합니다. 각종 익명 커뮤니티에서 유통되는 총여학생회에 관한 편향된 정보 속에서 캠퍼스의 다른 목소리를 보여주기 위해 그동안 《연세》에 실었던 총여학생회 폐지 사태와 관련된 글들을 아카이빙했습니다.
<[학내기획] 온라인 공간을 다루는 《연세》의 자세는 반성적인 글입니다. 그동안 《연세》는 각종 익명 커뮤니티의 혐오와 차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고민 없이 다소 편리한 방향을 선택하지는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온라인 공간의 자극적인 발화를 보도했던 미국 저널리스트들의 실수를 소재로 《연세》가 앞으로 어떤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할지, 또한 모든 언론인은 어떤 자세로 펜을 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다짐하고자 무료 카지노 게임.
‘총선이 끝나고 난 뒤’에서는 청년과 정치에 대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습편집위원 달백의<알고 보면 쓸데 많은 신비한 비례대표제(알쓸신비)는 이번 제21대 총선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다룹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작동 원리와 선거제 개편의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무료 카지노 게임.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선거제를 소개하고 선거제란 절대 불변의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필요와 목표에 따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임을 이야기무료 카지노 게임.
수습편집위원 차지는<합리적 보수 비판을 통해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알쏭달쏭한 정치 세력(?)인 ‘합리적 보수’를 분석무료 카지노 게임. ‘합리적 보수’는 대표하는 정당도, 일관된 주장이나 정책도 없지만 모든 보수 정치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내에서 자신이 ‘합리적 보수’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쓴이는 합리적 보수가 어떤 허상에 기대어 있는지 날카롭게 분석하고 앞으로의 정치 지형에 미칠 영향을 고민무료 카지노 게임.
‘혼자서 객석에 남아’ 카테고리의<겨울왕국2/들은 121호에 수록되었던 <기생충/들에 이어 연세지의 ‘같은 영화 다른 글 시리즈’의 두 번째 기획입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 다른 발상을 하는 편집위원들의 다채로운 생각을 담았습니다. 5개의 짧은 글로 구성되었던 <기생충/들과 달리 좌담회 형식으로 진행하여 조금 더 즐겁고 가볍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겨울왕국2’를 재미있게 관람한 독자라면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며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학생사회의 붕괴를 통탄하는 와중에 학생 운동의 막바지 무렵 학교에 다녔던 까마득한 선배를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학생사회가 파편화됐느니, 아무도 교지를 읽지 않느니 하는 제 한탄을 듣던 그 선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때랑 똑같은 얘길 하네”. 세상에, 학생사회는 언제나 언제나 이렇게 위기라고 여겨져 왔던 모양입니다. 조금 충격인 한 편, 저는 어쩐지 위로를 받은 기분이 되었습니다. 위태롭고 외로운 순간에도 우리는 항상 연대하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저는 여전히 글을 쓰면서 ‘이 글을 누가 읽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미래에 누군가가 2020년의 대학생을 궁금해할 때, 또 오늘날 누군가가 이 캠퍼스 안에서 홀로 외로워할 때, 우리의 글이 그에게 말을 건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사실 작년에 저는 제가 올해 이맘때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사회인이 되어 직장을 구르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약 없이 미뤄진 채용에 어쩌다 보니 이렇게 또 글을 쓰고 있네요. 얼마 후의 제가 정말 제가 바라던 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는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 늦어진 취직에 조금씩 돈 걱정이 되기 시작해서요. 하지만 제가 떠난 뒤에도 《연세》는 언제나 잊히는 목소리들을 듣고, 전할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작게 빛나고 있을 글들을 기억하며 무료 카지노 게임를 내놓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무료 카지노 게임가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장 이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