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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세편집위원회 Dec 29. 2020

<126호 카지노 게임 추천호를 펴내며

편집장 차지

카지노 게임 추천


미처 핥기도 전에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과 같이 2020년은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습니다. 우리가 절망카지노 게임 추천 사이에도 착실하게 흘러온 시간은 소외된 이들에게 특히 가혹했습니다. 그러나 불가해한 절망에 굳이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카지노 게임 추천 것이 우리의 습관입니다. 책망과 혐오로 얼룩졌던 올해 초에 비해 성숙해진 우리의 태도가 지난 1년이 우리에게 남긴 얼마 안 되는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주제는 조우입니다. 우리는 올해 이 해괴한 세상에 적응하느라 부단히 애써왔습니다. 안락한 방 안에서 자신의 새로운 면모와 조우한 이들도 있을 것이고 20학번 새내기들처럼 고대해온 만남이 좌절되어 실망한 이들은 더 많을 텝니다. 그러나 모니터에서의 만남이 신촌 번화가에서의 만남보다 그 가치가 덜한 것은 아닙니다. 금욕과 절제가 일상이 된 이번 가을 『연세』는 잊어서는 안 될 만남들을 글로 옮겼습니다. 이번 호는 카테고리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도입부에 배치하곤 했던 학내기획 역시 중반부에 넣었습니다. 자유롭게 카지노 게임 추천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덤처럼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강박에 많은 분들이 시달린 것으로 압니다. 편집위원 유랑은 「실패해도 반복할 뿐인 생산성 일기」에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합니다. 낙관에 찬 자기개발서와 사회평론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이 글은 생산적이고자 카지노 게임 추천 우리의 욕심을 인정함과 동시에 우리를 몰아붙이는 세상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 당부합니다. 저처럼 시간 안에 일을 마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편집위원 유랑이 소개카지노 게임 추천 비법에 귀를 기울이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울증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시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우울증은 생경한 질환입니다. 「우울증 앓아보기」는 단비와 같은 글입니다. 수습편집위원 안즈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과 정신과 치료 과정, 유용했던 습관과 책까지 공유합니다. 교내 상담 시설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빼놓지않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이들과 그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 모두에게 사려 깊은 지침서로 읽혔으면 합니다.


학생 사회의 위기를 논한지도 30년이 넘었으나 올해만큼은 호들갑을 떨어도 될 듯합니다. 판데믹의 지속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코로나 시대를 개막을 함께 한 제 55대 총학생회의 행적을 눈 여겨 볼 수밖에 없습니다.「[학내기획] 제 55대 총학생회 〈Mate〉 비평」에서는 중요한 결정의 순간들을 돌아봅니다. 학생 사회의 구조에 대한 풍성한 설명에서부터 시작해 총학생회의 공과 과를 살핍니다. 『연세』는 매 카지노 게임 추천 총학생회 비평을 실어왔습니다. 이번 비평이 연세 학생 사회의 2020년에 대한 훌륭한 갈무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강남좌파와 남성페미니스트, 퀴어 앨라이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헛웃음을 참지 못한 적이 기억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정체성 정치 옹호」는 발화자와 발화 내용 간의 긴장을 다룹니다. 『연세』는 늘 한 발 앞서 소수자 의제를 소개해왔습니다. 이 글 역시 소수자 의제의 공격적인 확장을 지지합니다만, 이 글은 정체성 정치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배타성과 이권 다툼을 외면해선 안 된다 주장합니다. 추상적인 당위에 얽매여 공회전카지노 게임 추천 듯한 기존의 인권 담론에 피로감을 느끼시는 분들께 즐겁게 읽히길 바랍니다.


우리들은 선배 세대를 경외심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한편 그들이 대표카지노 게임 추천 경직성에 분노하기도 합니다. 온후한 조부모님과 고압적인 어르신이 노인의 전부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연세』는 매 호 소수자 의제를 다뤄왔습니다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 그 수와 중요성이 불어나는 중인 노인 집단에 관한 이야기는 뜸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늙은 사람」은 노인에 덧씌워진 편견을 한 꺼풀 벗겨냅니다. 수습편집위원 재주는 곳곳에서 마주친 노인 각자의 개성과 꿈을 담백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수 세대 전부터 페미니스트들은 어머니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왔습니다. 사랑카지노 게임 추천 어머니의 삶을 반면교사로만 삼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절망해본 적 없는 딸은 얼마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슬픈 딸들에게」은 어머니를 향한 양가적 감정을 들여다 봅니다. 편집위원 지긍은 고뇌의 끝에서 나름의 평화를 발견합니다. 과일 잘 깎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 다짐하던 그녀는 자신의 이상이 어머니의 단순한 안티테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작년 백양로를 붉게 수놓았던 일련의 현수막을 기억카지노 게임 추천 이가 많을 것입니다. 학내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난 몇 년은 타협과 수긍의 반복이었습니다. 「[2020 아코디언 기획기사①] 코비컴퍼니를 멈춰주세요」는 작년부터의 지난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당한 조건을 감내카지노 게임 추천 코비컴퍼니의 청소 노동자 대우 문제를 다룹니다. 편집위원 달백과 수습편집위원 재주의 시선은 용역업체로부터 학교, 그리고 우리 사회의 고용구조에까지 나아갑니다.


이어 「[2020 아코디언 기획기사②] 하루노동일기」는 학내 청소 노동자들의 일상에 렌즈를 들이댑니다. 부당한 처우에 노조원, 비노조원 간의 갈등까지 난무하는 일터를 지키면서도 노동자들은 유쾌함을 잃지 않습니다. 동시에 코비컴퍼니에 대한 투쟁을 완고히 이어나가는 그들의 하루를 편집위원 달백과 수습편집위원 재주가 기록으로 옮겼습니다.



이번 가을의 등교는 제게 진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연구실로 향하는 언덕을 매일 오르며 저는 텅 빈 캠퍼스를 호사스럽게 쏘다닐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예감했습니다. 점심을 가방에 넣은 채 산 넘고 물 넘어 정작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즈음에는 맛없는 식사가 뭉개져 더욱 맛없어 보였지만, 재학생이 못 누리는 캠퍼스의 낭만을 휴학생인 제가 즐긴다는 사실이 조금 부조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풍 진 캠퍼스는 아름다웠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이 무탈하게 지나가며 제 확신은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지만 기쁜 예감의 오답률은 높은 모양입니다. 폭발적으로 발산하는 확진자 곡선에 지겹다는 마음보다 공포가 앞섭니다. 연말의 설렘은 포기하고 포근한 이불 속에서 지난 한 해를 반추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연세』는 앞으로도 거대한 조류에 쉬이 떠내려가곤 하는 작은 이야기를 전할 것입니다. 기약 없이 계속되는 이 카지노 게임 추천 밤에 『연세』의 글을 꺼내 드시길 바랍니다.




─ 편집장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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