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오글오글 : 2월호 추억
<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 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2월호 주제는 '추억'입니다.
나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가을 논에서 나는 냄새가 떠오른다.추수가 끝난 뒤, 여기저기놓여있던 마른 볏짚 뭉텅이, 생기가 사라진 연한 황톳빛볏짚들, 윗등은잘려나간 채 밟을 때마다 바스러지는 벼의 밑동까지.
아직도 기억난다.
경남 김해시 장유면 유하리 856번지.
지금은 산이 모두 깎이고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그 당시는 앞뒤로 논과 밭이 있는 황량한 공터였다. 회색 시멘트로 밋밋하게 지어진 단층주택 5 가구만 덩그러니 자리 잡은 곳.아빠 회사에서 제공한 사택이었고 그곳에 사는 5 가구는모두 아빠의 직장 동료들이었다. 집은 방 두 개,화장실 하나, 그리고 앞문과 뒷문이 마주 보는작은 거실 겸 주방이 전부였지만 연탄불 쓰는 단칸방에 살던 나에겐 너무 좋은 집이었다.
5 가구 중 가장 끝집에 살던 우리 집 옆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 1,카지노 게임 추천 2가살았다.우리 셋은 함께 병설유치원을 다녔지만, 어느 순간 두 카지노 게임 추천가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나는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졌고 다행히 혼자 노는 걸 좋아했다. 소꿉놀이, 인형놀이, 그림놀이 등등. 엄마가 어릴 때 사준 갈색곰인형은내 베프였고 사촌오빠가 매년 생일마다 사준 마루인형 '미미'도 내 곁을 지켰다. 양말을 잘라 원피스를 만들고 종이에 인형 옷을 그려 입히고, 타지 않은 빈 깡통을 주워 소꿉놀이 소품으로 사용했다.
내가 살던 곳은 정말 시골이었다. 전봇대에 고무줄을 묶어 고무줄놀이를하고 밤이면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쥐불놀이도 했다. 도시에서 갖다 버린황소개구리울음소리가밤마다 시끄러웠고 불을 끄고 누운 채 창을 보면 반딧불이가 반짝거렸다. 그때는 그 풍경이 그냥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도시로 이사 온 후에야 반딧불이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엄마랑 같이 잘 때는 잠들기 전에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일찍 자야지"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왜 해주셨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음 날 학교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 들려주면 반응이 좋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도시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그 당시 내 나이가 12살이다. 그 시절의 추억 덕분에 나의 명랑함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그 시절을 떠올리는데 신기하게도 가을 기억만 남았다.
한쪽만 묶인 채 옆으로 쓰러진 볏짚 뭉터기를 세워 아지트를 만들고 그 안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와 소꿉장난을 하던 기억.사촌언니, 오빠들과 함께 참치 통조림에 볏짚을 구겨 넣고 불을 붙여 쥐불놀이를 하던 기억, 논두렁 아래로 카지노 게임 추천들과 삼총사를 외치며 뛰어내리던 기억 모두 카지노 게임 추천이 배경이다. 벼를 베어냈다면 분명 여름의 짙은 초록빛 논을 보았을 텐데, 어찌 된 일인지 그 기억은 없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카지노 게임 추천 냄새를 가장 좋아한다.
지금은 대부분 휴대폰으로 게임하며 논다. 집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다. 편안하고 편리하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 자연에서 뛰어놀던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를 떠올리면 여전히 가을 냄새 가득 실은 바람이 부는 듯하다.
창문 앞을 서성이던 반딧불이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걸 알고 나서야 귀한 존재라는 걸 깨닫듯이
그때의 추억도 다시 만날 수 없는 순간이 되어 더 애틋해지는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