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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꾹 Mar 13. 2025

끝인 줄 카지노 쿠폰는데,

위문카지노 쿠폰는 끝입니다만...


Merry Christmas To You


카지노 쿠폰, 오늘 우체통을 보니까 ‘버팀목’이 배달되어 있더군요.


갑자기 언니, 카지노 쿠폰, 친구, 후배들이 보고 싶고, 너무 미안해졌어요.


1년 내내 마음만 있었지 정작 한 번도 모임에 나가질 못했거든요.


이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오빤 요즘 어떻게 보내시나요?


이번이 군대에서 보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니까 좀 특별한 행사 없나요?


숙인 드디어 기말시험이 끝났어요. ‘효녀 노릇 좀 해볼까?’ 하고 식순이로지내고 있어요.


공부도 쬐금하고 책도 쬐금 읽고 있구요. 다음 주엔 바깥바람을 쐴 일이 있으면 좋겠네요.


오라버니도 군 생활 말년에 성탄절을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길 바랄게요.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사랑스러운 숙아가



이렇게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고 국군 카지노 쿠폰에게선 연하장을 받았답니다. '버팀목'은 동문회에서 발행한 소식지 제목입니다. 그것 때문에 마음이 더 짠해졌을까요? 아무튼 위문카지노 쿠폰는 끝나고, 예전처럼 동문회에서 가끔 보는 선후배 사이로 돌아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군인 카지노 쿠폰가 제대하기 며칠 전 숙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브런치북"순간이 모여 삶이 된다"제3화 '오늘부터 1일이야'에 잘 나와있습니다. 살짝소환해 보겠습니다. 전문이 궁금하시면(당시 숙이 마음을 흔들어 놓은 흑백 영화포스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꼭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1992년 1월 23일. 그날은 몹시도 추웠다.


그 며칠 전이었다. 방학이라 게으름을 부리며 이불과 씨름하던 참에 전화벨이 울렸다. 고등학교 선배 한 명이 제대한다며 만나자 했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 근처 ‘만남의 장소’였던 ‘금성극장’ 앞에서 점심 무렵에 만나기로 했다.


막상 그날이 되니 너무 추워서 나가기 싫어졌다. ‘방학인데 왜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했을까. 동네에서 만나도 되는데’ 하며 구시렁거렸다. 툴툴거리면서도 한참 만에 만난다고 옷을 고르고 화장하느라 아침나절 내내 거울 앞에 붙어 있었다. 그런데 선배는 그 추운 겨울날 한 시간 넘게 나타나지 않았다.


너무 추워서 잠깐 고민했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강원도 홍천에서 몇 시간씩이나 기차를 타고 군인 아저씨가 온다니,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땐 전화도 삐삐도 없을 때여서 아무 말 없이 집에 가버릴 수가 없기도 했다. 지하철 안에서부터 뛰었는지 상기된 얼굴로 나타난 선배가 반가웠다. 밉지 않았다. 평소의 나라면 신경질부터 냈을 텐데 이상한 일이었다.


그전까지 그는 그냥 착하고 잘 생겼지만, 재미는 없는 학교 선배였다. 게다가 주변에 늘 여자 친구로 보이는 동급생들이 있어서, 따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가 입대하면서 카지노 쿠폰 써달라고 했을 때도 그냥 ‘위문카지노 쿠폰’라고 가볍게 여겼다. 당시 군대는 복무 기간이 3년에 가까웠기 때문에, 안쓰러운 마음에 볼펜을 꾹꾹 눌러 정성껏 카지노 쿠폰를 보내곤 했다. 휴가 나왔다고 해서 잠깐씩 만나곤 했지만, 재미도 없고 어색해서 차만 마시고 냉큼 일어서곤 했다. 그런데 제대한다고 얼굴 보자는 그의 전화가 왜 그렇게 반가웠을까? 그 추운 날 치마를 입고 한참 동안 기다린 이유는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다. 내 인생 최대의 미제사건이다.





그렇게 카지노 쿠폰의 군 제대 날이 '우리의 1일' 되고 이렇게저렇게 그렇게 카지노 쿠폰와 숙이는 1994년 5월 21일에 결혼하였습니다(2007년 대통령령으로 부부의 날 지정). 지난해 30주년을 맞이했고, 올해는 31주년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작은 일로 투닥거리고 때로는 뭐가 재밌는지 둘이 킥킥대고 웃기도 합니다. 40주년이 되어도 50주년이 되어도 지금처럼 철이 좀 덜 든 채로 '투닥투닥, 킥킥'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카지노 쿠폰클리어 파일에 담긴 게 당시 카지노 쿠폰의 카지노 쿠폰입니다. 옆에 든든해 보이는 녀석들은 아시겠지요?

그렇게 열심히 카지노 쿠폰를 쓰던 그때 그 카지노 쿠폰(숙이보다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가 더 많았습니다)는 이번에 하나씩 세어 보니 제대 후부터 지금까지 딱 일곱 번 카지노 쿠폰를 보냈습니다. 다 잡은 물고기라 생각했던가 봅니다. 숙이는 오지도 않는 답장을 기다리며 일기처럼 카지노 쿠폰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참 열성적으로 썼습니다. 98년도 카지노 쿠폰까지 있더군요. 답장은 써주지 않았지만 정리는 잘해주었기에 괘씸죄로 처벌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우울하고 지친 여러분께 웃음을 드리겠다는 큰 포부를 안고 시작했는데 어떠셨나요? 느끼하셨다구요? 진정한 선후배 관계가 아니라고요? 하지만 진정코 맹세합니다. 이 카드를 보낸 바로 그날까지도 흑심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관심은 있었지요. 철딱서니 숙이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까요? 그때까지모두 모두 건강하셔요.


03화 오늘부터 무료 카지노


/@sallyhsk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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