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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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Apr 28. 2025

당신들이 사는 길

합리적 보수로 재창당 수순을 밟아 후일을 도모하기

보잘것없지만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직관과 감각을 활용하여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최근 상황을 분석해 보면...


공부도 할 만큼 했고 세상 문리에 밝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다. 얼마 전까지 집권 세력이었고, 지금도 108석을 가진 제2의 정치결사체다. 이 분들이 계엄-탄핵-파면을 다루는 방식, 대선 후보를 내는 방식, 현직 총리이자 대통령권한대행을 현실 정치의 장으로 불러내는 방식, 자정 능력을 완전하게 상실하기까지 과정을 보았다.


도무지 현대 국가의 정당이라고 볼 수 없는 기괴한 모습을 연일 연출하고 있는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기반으로, 누구와 연대하여, 어떤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인가. 그들이 그토록 입이 마르게 절규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과제를 인정하더라도 그냥 보고 있기가 안타까움을 넘어 자존심이 상한다. 특히 그들은 왜 극우에 기대거나, 윤석열과 단절하지 못하거나, 이재명 정부가 현실화하는 것을 두려워할까. 아마도 답답함의 기저에는 현 상황이 갖는 딜레마적 요소와 그것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와 태도가 있다.


국민의힘이 보수를 자처하면서도 극우와 선을 긋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의 눈에 극우는 현재 한국에서 '힘'을 확인할 수 있는 현존하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극우 세력은 마음껏 자신들의 힘을 과시했다. 언제든 표로 환산할 수 있는 영향력인 것이다. 그들에게 찍히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러니 손절은커녕 스스로 나서서 구애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정치가 자기들의 눈치를 보는 것을 확인한 극우 세력은 한껏 기고만장하여 정치를 움직이려 한다. 그렇게 국민의힘은 극우 세력에게 '포획'되고 말았다. 미래는커녕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대 정치에서 찾아보기 힘든 퇴행적 난맥상을 보이는 것이다. 제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이 왜 없겠나. 그러나 그 행동이 어떻게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지 보고 있기 때문에 차마 그럴 용기를 내지 못한다. 딱한 상황이다.


이것의 연장선 속에서 윤석열과도 단절하지 못카지노 게임 사이트 딜레마가 있다. 대선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들은 윤석열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윤석열 - 검찰 커넥션이 작동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 캐비닛이 열려 자신을 위협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킨다.


그러니 그저 입만 열면 이재명을 이길 후보를 뽑아 달라 노래를 한다. 게다가 현 상황이 얼마나 중차대한 국가적 위기인지 애써 외면하면서 예능 경선이니 뭐니 태평성대 시대의 한가로운 놀음을 하고 있다. 그러니 정책이고 인물이고 구차하고 초라한 면모 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는 것이다. 안타깝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도대체 그들은 왜 그럴까. 아무리 국회의원이 공천에 목숨을 거는 삶이라고는 하지만 그것 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우선 극우, 노령층, TK를 중심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지지의 바탕이 이들의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 후보로 결정되지 못할 확률이 더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열 명 이상이나 경선에 출마한 이상한 현상 뒤에는 '대선 이후' 생존에 대한 계산이 깔려 있다.


한마디로 이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 지금 저들의 최대 목표는 '살아남는 것'인 것 같다. 저들이 두려워하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이다. 1)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을 때 상상조차 하기 싫은 당의 위기와 내분, 2) 혹시라도 탄핵 반대파가 당권을 잡았을 때 윤석열 편에 붙어 있었던 사람들의 생존 여부 불투명... 두 가지 모두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신의 생존과 안위만 생각하는 처신이다.


이 모든 내외적 조건과 정치적 생존을 위해 대권보다는 당권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내가 직접 당을 장악하든지, 그럴 수 없다면 내가 미는 세력이 당권을 잡아 그 이후를 보장받는 최악의 확률 게임에 그들은 갇혀 있다. 여기다가 언제 뛰어들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공직자, 그가 선수로 들어오면 자신들의 장래와 관련하여 조금이라도 더 안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불확실성의 논리가 심판 보고 게임을 뛰라는 비상식적 요구를 만들어 낸다.


살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극우와 손절하고, 윤석열과도 명확하게 단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계엄 탄핵 과정에서 부역했던 모든 구태 세력을 몰아내고 뼈를 깎는 혁신을 단행하여 건강한 보수로 재창당하여 후일을 도모하는 것일 테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에는 그들을 가두고 있는 덫이 너무 견고해서다. 보고 있기 너무 딱하여 아까운 시간 투자해 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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