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카지노 게임 후대로, 전통의 명맥을 잇는 삼각구도
누구나 알법한 한자인 '한 일一'에는 단순히 개수나 서수로서의 숫자 1의 뜻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태초의 하나, 만물의 근본, 즉 동양철학카지노 게임 우주 만물의 시작점인 '무극無極'의 뜻이 담겼다. 모든 것을 품은 태초의 씨앗이 바로 한 일이다. 하나(一)카지노 게임 나뉜 양극이 '음양(陰陽)', 하늘과 땅이니 '두 이二'는 두 개의 한 일이 위아래에 놓여 '천지(天地)'를 나타낸다. 하늘과 땅 사이카지노 게임 탄생한 최초의 창조를 보여주는 것이 '석 삼三'의 가운데 일(一)이다. 석 삼의 부수가 한 일이라는 것은 그런 새로운 탄생이라는 의미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숫자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는 문화권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비슷한 점도 많다. 타로카드카지노 게임 쓰이는 숫자의 의미는 주로 유대교 신비주의 사상인 '카발라(Kabbalah)'카지노 게임 차용하는데 동양과 상당 부분 (적어도 위카지노 게임 다룬 3까지는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비슷하다. 카발라카지노 게임 3이라는 숫자는 2카지노 게임 나타난 양극성을 통합한다는 의미, 최초의 면이 탄생하는 숫자, 개념이 실체를 가지고 구현되는 힘의 실체를 나타낸다. 역시 1이라는 신에 가까운 근본과 2라는 분열을 거쳐서 새로움으로 나아간다는 창조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동양철학카지노 게임 3이라는 숫자는 대표적으로 '삼재(三才) 사상'으로 드러난다. 삼재는 우주를 구성하는 인자이자 우주를 운행해 나가는 주체로서 '천지인(天地人)'을 가리킨다. 삼재사상의 핵심은 인간이 하늘과 땅의 기운이 조화롭게 담겨 우주의 목적과 꿈을 성취시키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데 있다. 서양 기독교 사상의 삼위일체에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하나'라는 본질카지노 게임 비롯된 서로 다른 위격의 존재라고 말한다.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는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나는 어쩐지 이러한 것들이 같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들로 보인다. 그만큼 3이라는 숫자가 함축하는 바는 신묘한 듯하다.
철학의 논리 전개 방법 중 하나인 헤겔의 변증법을 도식화한 '정반합(正反合)'도 숫자 3과 관련이 있다. 어떤 것이 유지되어 오던 기존의 상태를 일컫는 '정(正, These)'이 있다면, 이를 반하여 새로운 상태나 개념을 제시하는 것이 '반(反, Antithese)'다. 반의 등장은 호수에 던져진 파문처럼 갈등과 새로운 유동성을 낳는다. 그 과정 속카지노 게임 서로가 조화를 이뤄 더 나은 형태로 발전한 것이 '합(合, Synthese)'이다. 하지만 만물은 늘 변하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니 합은 이내 다시 정이 되고, 또 다른 정반합의 과정을 불러일으킨다.
전통 활쏘기에도 이러한 '삼각구도(?)'를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을 삼재사상이나 삼위일체에 비유하든, 정반합으로 비유하든 3이라는 구도로서 전통이라는 형태가 이어지고 있는 모종의 보이지 않는 구도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는 것이다. 전통이라는 단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활과 화살을 발명해서 활쏘기를 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전통 활쏘기라는 멋진 취미를, 아니 하나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이유는 선대가 우리에게 유구한 전통을 물려줬기 때문인 것이다. 선대를 거친 우리는 책임감을 가지고 후대에 전해질 활쏘기의 양상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현대의 궁사들은 활쏘기를 하나의 생활 스포츠로 개량하여 과거에 비해 접근성을 높였다. 게다가 이러한 활쏘기의 가치를 단순 스포츠, 맞히기 놀이로만 인식하지 않은 사람들 덕분에 국가 문화재로서도 지정되어 선대를 볼 면이 조금은 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친 채 전통 활쏘기라고 부르며 우리가 후대에 고스란히 물려주기에는 어딘가 아쉬운 지점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통과는 거리가 먼 대회 복장 규정은 물론이거니와, '육례六藝' 중 하나인 활쏘기에 담긴 심신 수양의 덕목은 퇴색되고, 고색창연한 사풍이 살아 숨 쉬던 활터는 일본식 단증 제도에 편승한 권위가 전부인 줄로만 아는 편협한 사람들에 의해 사라져만 가고 있다.
편한 것만 추구하다 보니 전통재료와 전통 방식으로 만든 활과 화살에 대한 경시 풍조 역시 그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무사'나 '접장'에 대한 칭호를 얻기까지의 과정이나 그것에 담긴 책임감보다는 배운 지 석 달만에 3연 몰기를 했으니 5년 배운 사람보다 자신이 낫다는 자만심에 머리가 가득 차 구사에 대한 예의와 존경은 사라지고 아전인수식 온고지신만 즐비한 것이 사실상 우리네 '전통 활쏘기'의 현주소다.
가까운 듯 먼 나라인 일본에는 우리나라에 비해 장인 정신 문화*가 특히 발달해 있다. 일본에서 전통을 잇는 개념도 '삼각구도'를 이룬다. '슈하리(守破離)'가 그것이다. 한자를 풀어보면 정해진 것을 지키고, 법칙을 깨트리고, 자유로운 경지를 향해 나아간다는 뜻이다. 언뜻 보면 헤겔의 정반합을 닮았다. 일본에서는 무도에서 뿐만 아니라 전통과 명맥을 이어가는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슈하리의 절차가 지켜진다.
*물론 이런 장인 정신이 자리를 잡은 이면에는 어둠도 있다. 궁금하신 분은 참고자료를 읽어보시길
그것이 어떤 분야든 우선 스승에게 배운 그대로 '정통(正通)'을 이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슈(守)의 단계카지노 게임만도 하세월이 걸린다. '힘 빼기 3년'이란 말이 있다(여기에도 숫자 3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주로 무예나 공예 등에 빈번하게 쓰는 말인데, 그만큼 켜켜이 쌓인 선대의 지혜를 머리와 가슴과 몸으로 체득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충분히 익히고 나서야 하(破)를 논할 수 있다. 스승이 '너는 이제 하산해도 좋다'라는 말을 들어야 자기만의 스타일을 정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뗄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길을 곧장 걷는 것이 아닌 스승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다른 학파나 유파 등을 연구해보며 새로운 시도를 가미해보는 단계이다. 선대카지노 게임 전해진 가르침이 충분히 농익어 자신만의 고유한 색채가 담기는 그 여정이 하나의 분명한 길을 다지게 되면 비로소 자신만의 리(離)가 완성이 된다.
그러나 우리 활카지노 게임 판을 보면 이러한 슈하리와는 거리가 멀다. 온고지신이라는 명분으로 자기 입맛에 맞게 과거를 멋대로 지지고 볶고 섞는다. 슈는 없고 하와 리만 있다. 아니 애초에 리는 없고 하만 존재하는 상태에 명분으로나마 슈를 가져온 것인지도 모른다.
활쏘기에서 전통을 논하면 일부는 이런 얘기를 한다. 선조들이 100인 100색의 활쏘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울산 암구대 반각화에서도 활쏘기 풍경이 관찰되듯 인류는 심신 수양 이전에 사냥 무기로서 활을 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떻게 단 하나의 '전통'만이 존재하겠냐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매우 타당한이야기다.
정작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열이면 열, 결국 각자 자기 편할 대로 쏘는 것이 모이면 후대가 보면 전통 아니겠느냐는 비약의 논리를 펼치기에 이른다. 그러나 여태껏 얘기한 ‘3의 논리’에 따르면, 전통(傳通)이 정통(正通)인지를 논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3대에는 걸쳐서 이어지는 명맥이 있어야 할 테다.
과거 다양했을 전통 활쏘기 방식을 연구하고 찾아보는 와중에 전통 활쏘기는 단 하나였을 리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게 아니라, 전통에는 관심도 없지만 자신이 하는 활쏘기가 전통 활쏘기가 아니라는 말에 기분이 상해서 그럴듯한 가정을 하는 것은 올바른 활쏘기 문화의 정착과 연구에 도움이 되는 접근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좋으니 전통의 끈을 붙잡고 거슬러 올라가 보려는 사람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가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진정으로 전통의 다양화를 원한다면 그런 계보를 찾아서 슈하리의 절차를 밟아나가려는 시도 정도는 해야한다.
타임머신을 개발하지 않고서야 선대의 모든 카지노 게임 양상을 알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비록 제한된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선대의 지혜를 더듬어가며 궁구하고자 하는 진지하고도 진득한 태도일 테다.
그러한 큰 대전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리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여러 개이듯 그것에 이르는 길은 개인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마다 다양할 수 있다. 부처의 말처럼 자기 가슴속에 등불을 따라서 본인이 스스로 걸어 나가야 한다. 누구는 마음만으로, 누구는 행동으로, 누구는 연구로, 누구는 체험으로, 누구는 글로써. 누구는 전통 활을 만드는 궁장으로서, 누구는 전통 화살을 만드는 시장으로서, 누구는 그러한 행보를 지지하고 응원을 보태는 소비자이자 전통 활쏘기를 향유하는 활꾼으로서.
성부와 성령과 성자가, 천지인이 모두 하나이듯 선대의 활쏘기를 현대를 사는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전통 활쏘기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후대에 넘겨준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우리 모두가 활쏘기라는 전체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1. 동아일보, "[음악]이대 주영자교수 "한국 전통음악에 삼위일체 정신이"", 2003.6.17.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0192656
2. "알기 쉬운 주역이야기3", https://www.michuhol.go.kr/nice/column/view.do?sq=3091
3. 한연, 『THE TAROT BOOK for Apprentice』, 도서출판 연원, 2021
4. 부산일보, "[규슈 백년 명가, 숨은 맛을 말한다] <1 이시무라 만세이도 (石村萬盛堂)", 2012.9.10. ,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20910000050
5. 성학십도 이미지 출처: https://blog.naver.com/cheolpk/221314839961
6. 일본의 장인문화의 이면에 대한 블로그 글, https://blog.naver.com/hchkwak/22335063377
7. 헤드라인뉴스, "선사시대까지 확장되는 한반도 활카지노 게임 역사...울산 반구대 암각화 재조명", 2021.10.22., https://www.iheadlin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