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 없는 찐빵이 되기 싫다면
어릴 적에 몸이 튼튼한 편은 아니어서 부모님이 태권도 학원에 보냈었다. 3학년 때부터 다니기 시작하여 6학년때까지 제법 오래 다녔다. 덕분에 학창 시절에 나는 자신감도 넘쳤고 운동신경도 평균 이상이었다. 어릴 적에 형들이 품띠를 차고 다니는 게 그렇게 멋지고 부러웠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허리띠의 색도 흰 띠에서 노랑띠, 파란 띠, 빨간 띠를 지나 품띠가 됐었다. 미성년자여서 단증은 못 땄고, 대신 그에 준하는 1품, 2품, 3품을 승급심사를 통해 딴 것이다.
띠 색깔에 대한 욕심은 비단 태권도를 다니는 어린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요 몇 년 사이에는 주짓수가 성인 남녀 사이에 유행이다. 주짓수에도 띠로 선수의 실력을 나타내는데, 흰색, 파란색, 보라색, 갈색, 검은색, 빨간색이 있다. 당연히 색에 대한 욕심은 있기 마련. 유단자는 검은색부터이지만 매우 도달하기 어렵고, 보라색이나 갈색 정도만 되어도 실력자로 평가받기 때문에 꼭 유단자가 아니더라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무예의 형태를 지닌 모든 운동 종목에는 '단/급 카지노 게임 추천'가 있는 듯하다. 자칫 이것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전통(?)처럼 생각하기도 쉬운데, 사실 승단카지노 게임 추천는 1930년대 일본 유도에서 출발했다. 강도관 유도의 창시자 가노지고로가 당시 기존 일본 무도 유파에서 3-4단의 수련기간이 너무 길어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로, 초단부터 12단과 5개의 급으로 구분하는 단급제를 시행한 것이다.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는 우선 학창 시절의 필자가 그러했듯 동기부여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인간은 노력에 대한 성취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더 열광하기 쉽다. 본디 노력이란 마치 뱃살이나 주름과도 같아서 시시각각 그 변화는 감지하기가 어렵다. 과정에서 쌓인 것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야 드러나 알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노력의 중간중간의 '마일스톤'을 마치 계급장처럼 표시를 해두면 인간이 지닌 성취욕구와 과시욕구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 대신 각 개인은 활쏘기를 통해 체험하는 주관적 경험보다는, 공유 가능하고 부러움을 살 수 있는 '합의된' 목표에 온통 시선을 빼앗겨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또한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는 중앙 협회에서도 장점이 크다. 아주 효율적인 '조련 수단'이 된다. 다수가 공통적으로 열광하는 대상을 소유한 대상의 입김이 세지는 건 당연하다. 화폐 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이, 그리고 세계 경제가 주목하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 발표가 그러하듯 말이다. 무예를 수련하는 개개인의 수련생들로서, 스스로 부여한 성장의 지표보다 '공인된 지표'에 부여하는 중요도가 커지는 경향성이 높아질수록 협회의 권위도 높아진다. 최악의 경우 그것이 자칫 개인을 통제하는 목줄이 된다. 전국대회나 승단대회 응시자격을 빌미로 이런저런 규칙에 따르게 해야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다. 승급에 필요한 비용을 개인에게 부여함으로써 꽤나 쏠쏠한 자금 확보수단이 되기도 하니,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를 마치 기업의 '캐시 카우(Cash Cow)'처럼 여기는 협회도 있게 마련이다.
국궁에도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가 있다. 1980년대에 '카본' 소재로 만든 개량궁이 등장하면서 국궁 인구가 늘어났고,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 역시 협회의 주도 하에 이쯤 하여 도입되었다. 도입 취지야 (어떤 것들이나 으레 그렇듯) 일단 명분은 그럴듯하다. 협회의 입승단 심사규정에 따르면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의 목적이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제1 조(목적) 본 규정은 건전한 궁도정신을 가일층 선양하고 유급․유단의 긍지를 진작시켜서 궁도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초단 도전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급 기준을 얻은 사람만 할 수 있는데, 현재 입승단 심사규정을 보면 아래와 같이 기준점이 마련되어 있다.
제 6 조(승급, 입‧승단 심사) 승급, 입‧승단은 9순(45시)을 기준으로 하고 다음의 각 호에 의하여 심사한다.〈개정 2019. 2. 13〉,〈개정 2021. 4. 14〉
① 1급 22중(단, 연도기준 만 70세 이상인 사람은 16중으로 한다)〈개정 2023. 1. 18
② 초단 24중(단, 연도기준 만 70세 이상인 사람은 18중으로 한다)〈개정 2023. 1. 18
③ 2단 26중
④ 3단 28중
⑤ 4단 30중
⑥ 5단 31중
⑦ 6단 33중
⑧ 7단 35중
⑨ 8단 37중
⑩ 9단 39중
⑪ 10단〈신설 2005. 4. 16〉
*필자 주: 10단에 대한 추가 언급이 없다. 공로나 기부 등을 통해 '명예단'을 취득할 수 있다고 추가 조항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국궁에서는 명예단은 규정상에만 있지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딱히 인정해 주는 분위기도 아니다.
제 7 조(카지노 게임 추천․급 제재)
① 카지노 게임 추천․급은 1차에 2계단급 이상을 허용치 않는다.
② 카지노 게임 추천은 1년에 2계단까지만 허용한다.〈개정 2021. 4. 14〉
③ 승단 후보자라 할지라도 심사위원회의 자격심사(궁체, 인품, 궁력)을 필해야 한다.
제 9 조(유단자처우) 5단이상의 유단자는 명궁자격심사기준에 의해 “명궁”칭호를 부여한다.
제 12 조(자격박탈)
① 유단자가 단의 권위를 손상시키거나, 궁도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대합궁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유단자 자격을 박탈한다.〈신설 2018. 1. 17
② 무기한자격정지 및 제명의 징계를 받은 자는 유단자 자격을 박탈한다.〈신설 2018. 1. 17〉
활을 배웠거나 쏘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유단자가 되는 기준 자체가 결코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 자체로 동기부여나 자부심의 상징이 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5단 이상부터는 개량궁이 아니라 전통활인 '각궁(물소뿔로 만든 우리나라 전통 활)'과 '죽시(대나무 화살)'만을 허용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더더욱 높아진다.
집궁 경력에 관계없이 유단자가 되는 순간 콧대가 높아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쉽다는 건 인정해 줘야 한다. 외부인의 시선에서 보면 '그게 뭐라고' 할 법들도 특정 세계에서는 곧 선망의 대상이 되는 법. 그 외부인도 어딘가에서는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5단 이상 합격자들이 일정 자격을 갖추면 '명궁'이라는 칭호를 부여받는다. 명궁이라니! 고구려의 주몽이나 태조 이성계, 정조 임금이나 받을 법한 칭호를 나도 받을 수 있다니! 이건 못 참는 거다. 기왕 활잡이의 길을 걷게 된 이상, 명궁 칭호 한 번 달아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풍운의 꿈도 쉽게 가지게 된다.
승단카지노 게임 추천에 개개인이 열심히 임하는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열심히 하니 보기 좋고 응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현재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아쉬운 점도 큰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1. 한 번 유단자는 영원한 유단자?
우선 대부분의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가 갖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점을 하나 보자. 단급 카지노 게임 추천에 보통 '강등 카지노 게임 추천'가 없다는 점은 국궁에도 해당된다. 공인어학성적은 얄짤없이 유효기간이 있고, 운전면허도 명목상이나마 갱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단증은 그런 것이 없으니 단증이 '현재' 그 사람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서의 역할을 과연 충분히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취득일자와 마지막 승단시험 응시일을 따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한 때의 영광'에 더 가깝지 않을까.
이에 대해 협회의 공식 교본(?)인 <한국의 궁도의 편집자 중 한 사람이었고 '사법' 부분의 표지 모델까지 하신 광주에서 활 잘 쏘기로 이름을 날리셨다던 임종남 접장은 승단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았다고 한다. 어제 다 맞혀도 오늘 불 내는 것이 활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옆동네(?)인 양궁의 국가대표 선발전만 봐도 어제의 대표가 내일은 고배를 마시기도 하는 게 활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오직 평생에 단 한 번만 보는 것이 맞냐는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고 있다. 갱신 없는, 하다 못해 과거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초시와 복시시도 없는 승단 카지노 게임 추천의 효용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유명무실한 자격(궁체, 인품, 궁력) 심사
또 하나의 문제점은 그것이 순전히 '기록'으로만 매겨진다는 점이다. 국궁을 홍보할 때는 국가무형문화재니, 심신 수양의 효과를 지닌 전통 무예라니 하면서 막상 단증을 지급할 때는 과녁을 얼마나 맞혔는 지라는 '기록'만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명목상이나마 승단은 종합평가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승단 규정의 7조 3항을 보면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
승단 후보자라 할지라도 심사위원회의 자격심사(궁체, 인품, 궁력)을 필해야 한다.
그러나, 승급/승단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아무도 궁체, 인품, 궁력을 신경 쓰지는 않는다. 본디 숫자란 것이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좋고, 과시욕을 자극하기에도 좋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단 카지노 게임 추천는 숫자에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게 인간이 본능이기에 개개인에게 그런 지점을 아쉽다고 지적할 수가 없다. 문제는 인간의 그런 본능을 알고 있음에도 오직 기록에만 목을 매도록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주최 측이 아닐까.
활터는 예로부터 예의범절이 중요시되는 곳이었고, 지금도 그 흔적은 '습사무언'이나 '반구저기'라는 군자의 덕목 등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가 점차 활꾼들의 세계에서 입신양명(?)의 유일한 수단이자 초미의 관심사로 자리 잡고 난 이후로 예의범절도 어긋나 버렸다. 활터에서 아무리 활을 오래 낸 덕망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5단 이상의 젊은 명궁의 입김이 더 센 곳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활을 배우는 입장에서 잘 맞히는 법을 배우고 싶지, 인품이나 자세 혹은 활터 내의 전통이나 문화는 언제나 후순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 역시 인간의 인정 욕구, 과시 욕구와 더불어 일반적인 '대세'를 따르고자 하는 습성에서 기인한 것이니 개인에게 그 현상에 대한 원인을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단증을 완장처럼 이용할 때 발생한다. 구사에 대한, 혹은 사범에 대한 예절은 온 데 간데없고 자신이 뭐라도 된 것처럼 여기저기 훈계질을 하게 되는 것이 단증의 부작용이다. 심한 경우 정의 가장 어른인 사두마저도 단증이 없으면 무시하기에 이르기도 한다. 자기에게 잔소리하려면 활이나 제대로 쏘고 오라는 기가 차는 논리다. 그들은 활 쏘는 폼새만 보아도 개인의 덕을 볼 수 있다는 관덕(觀德)에서 제외되어야 마땅한 존재들이다.
한 번 따기만 하면 누구나 영원한 유단자가 되는 구조 하에서는 이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일단 유단자가 되고 나면 그 이후에 수련을 아무리 게을리해도 유단자로서 비유단자에게 '조언할 자격'이나 비유단자의 '말을 무시할 자격'이 유효기간 없이 쭉 존재한다고 믿는 일부의 사람이 생겨나게 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악질 선임을 보고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올챙이 적 시절의 다짐을 개구리 때 철저히 이행하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인간은 그런 존재이기에 올바른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거시적인 관점으로 사태를 조망하려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탓으로 모든 것을 돌리는 방식의 논리 전개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개인은 체제가 정한 방식을 따르기만 한다. 활터에서 활을 내는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 뿐인 것이다. 그들이 단증을 따기 위해 기울였을 각고의 노력과 승단의 기쁨이 갖는 가치를 폄하해서는 결코 안 된다. 필자 역시 단급에 대한 도전욕구를 언제나 가지고 있는 일개 개인에 지나지 않기에. 갱신카지노 게임 추천가 있든 없든, 활에 대한 이론 시험을 치르든 말든 관계없이 규칙으로 정해진 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자부심을 느껴도 될 만한 값진 결과다.
그러나 체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통제의 용이성에 있을 것이다. 단순하고 하기가 쉬워야 개인들이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실제로 카지노 게임 추천대회를 나가보면 응시자 전체를 통틀어서 10~15%만 나와도 대단히 높다고 할 정도로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다. 심지어 해방 전에 비해 과녁 사이즈는 더 커졌고, 사대와의 거리는 5미터 더 가까워진 것인데도 말이다. 응시료는 한 명 당 7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발생한다. 탈락하면 돌려받는 건 당연히 없다. 그럼에도 10번, 20번 이상을 도전하고 낙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수두룩하다. 이 짭짤한(?) 것을 두고 고리타분한 이론 과목을 넣어서 진입장벽을 낮출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단증이 가진 문제점을 보완하고 더 값진 카지노 게임 추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개개인이 아닌 주최 측의 인식 개선과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단증을 지급하기 위한 조건으로 활과 활터 전반에 대해 깊게 공부해야 하는 항목을 추가로 넣는다면 개인은 구시렁거리면서도 다 하게 되는 법이다. 남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명예 훈장'으로서의 가치만 쭉 지켜진다면 말이다.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고 종합적인 평가의 결과물일 때 그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2025년 10월 경에 울산에서 세계 궁도 대회가 열린다. 이런 마당이 펼쳐질 수 있는 것도 물론 협회가 존재하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이렇듯 중앙 관리 기구로서의 협회의 역할은 해당 종목의 저변 확대에 있어 물론 매우 중요함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보다 장기적이고도 넓은 시야가 필요한 시점이다. 협회의 안위나 기득권 유지가 아닌 전통활쏘기의 가치를 확립하고 보전해 나가며 넓게는 세계로까지 그 가치를 전하기 위해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마땅할 것이다.
**지면상의 이유로 일단 여기서 이번 글은 마무리 짓는다. 다음 주에 이어서 승단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제언을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적어나가 보도록 하겠다.
1. 주짓수 벨트 순서. https://ko.wikipedia.org/wiki/%EB%B8%8C%EB%9D%BC%EC%A7%88_%EC%A3%BC%EC%A7%93%EC%88%98
2. 단급카지노 게임 추천. https://namu.wiki/w/%EB%8B%A8%EA%B8%89%EC%A0%9C%EB%8F%84
3. 대한궁도협회 입승급 및 입승단 심사규정(2023.11.9) http://kungdo.ez-s.com/bbs/board.php?bo_table=rule
4. 국궁 제1호 명궁 심재관. https://blog.naver.com/shd1959/222094926714
5. 충청매일(2021.1.10). [활쏘기 문화 산책] 단 카지노 게임 추천와 명궁. https://www.ccd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82904
6. 수련하지 않으면 단증 반납하자. https://martial-arts.tistory.com/m/2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