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주의 《언어의 카지노 게임》
《언어의 온도》, 말이라는 카지노 게임를 품고 살아가는 일
말이 자꾸 서툴러진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막상 꺼내려 하면 입 안에서 자꾸만 맴돈다.
괜히 엉뚱한 말이 먼저 튀어나오고,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야
'그때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걸' 하고 혼자 되새김질을 한다.
요즘 부쩍 그런 날이 많아졌다.
그래서 다시 꺼내든 책이 있다. 이기주의 《언어의 카지노 게임》.
몇 해 전에도 참 좋았다고, 그때도 위로받았었다고 기억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문장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카지노 게임는 온도가 있다.”
누군가에게 건넨 말 한마디가 따뜻한 이불처럼 덮이기도 하고,
어느 날은 바늘처럼 꽂히기도 한다는 걸,
살면서 수없이 겪어놓고도 늘 잊는다.
그 말이 상대에게 닿기 전,
먼저 내 마음을 데우고 있었는지,
아니면 그저 비어 있는 말을 흘려보낸 건 아닌지
나 자신에게 되묻는다.
카지노 게임 문을 닫고 난 조용한 밤,
탁자 위 조명을 켜고, 문장 하나를 천천히 읽는다.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도, 들려주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오늘을 살아낸 나에게 건네는 말처럼.
말의 카지노 게임는 결국 마음의 카지노 게임라는 걸,
그걸 잊지 않고 살고 싶다는 걸,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조용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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