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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꽃 Feb 14. 2025

카지노 쿠폰 '와'와 가수 이승환

옛날댄스음악과 회상, 카지노 쿠폰 그리고 욕망

시작은 이정현의 '와'였다. 옛날댄스음악을 들어야 운동이 재밌어지는 것 말이다. 이정현의 '와'가 나왔을 때 나는 고3이었다. 그때 이정현은 정말 파격 그 자체였다. 새끼손가락에 마이크를 붙이고(실제로 그 마이크가 작동되는 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테크노댄스라는 것을 추면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도 그전에는 전혀 듣도 보도 못한 풍이었다. 이정현이 너무 멋있고 노래도 좋아서 계속 들었다.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는 내게 수능 잘 보라고 '와'가 수록된 이정현 1집 카세트테이프를 선물해 주었다.


수능을 잘 보지도 못했으면서 수능 끝나고 나서 '나이트'라는 곳을 몇 번 갔다. 나는 춤도 못 추고 춤추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 시끄럽고 사람 많은 곳도 싫어한다. 그런데도 그때는 나이트라는 곳을 꼭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당시 유행했던 테크노댄스를 좀 춰봤는데 박자 감각도 없고 생전 안 춰본 춤을 어떻게 잘 추겠나. 테크노댄스가 동작을 크게 하는 것이 있고 작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나는 크게 하는 테크노댄스는 못 추고 손과 고개만 까딱까딱하면서 추는 작은 테크노댄스를 주로 췄다. 카지노 쿠폰 '와'가 나오면 그 작은 테크노댄스를 추었다. 지금도 그 모습을 떠올리니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어깨와 목이 움츠러든다.


유튜브뮤직에 '옛날댄스노래모음'이라고 검색하니 옛날 노래가 주르륵 떴다. 거울을 보면서 덤벨컬을 하는데 이정현의 '와'가 나왔다. 양쪽에 각각3kg 덤벨이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지만 3세트 하고 나면 그만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옛날 댄스음악의 힘은 컸다. 이정현의 '와'를 들으며 덤벨컬을 2세트 더 했다. 그 이후 덤벨컬할 때는, 한 동작을 10번 하고 세 동작을 하나로 묶어 30번 하는 것을 1세트로 하여 총 5세트 하는 것을 기본으로 설정하게 되었다.


옛날댄스음악의 힘을 제대로 본 나는 이후부터 운동할 때 들으면 좋은 옛날댄스곡 없나 찾게 되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신화의 'Perfect Man'. 그전에 젝스키스와 R.ef 노래를 들어봤는데 별로 신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당시 젝스키스와 R.ef를 별로좋아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특히 R.ef 노래는 지금 들어도 촌스러운데 내 운동선생님께 R.ef노래 한번 들어보시라고 추천했다가 아주 후회했다. 선생님도 본인 취향은 아니라고 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노래를 추천했지? 10대 후반 시절 나는 H.O.T. 외에 특별히 좋아한 가수가 없었다. 신화 역시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지만 노래도 좋고 무대가 멋있다는 생각은 했었다. 요즘에 들어도 옛날노래 같은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지금 보면 H.O.T. 보다 신화가 더 나았던 것 같다.


옛날노래를 들으며 러닝머신을 뛰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노래가 유행했을 당시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회상에 빠지다 보면 러닝머신을 하면서도 시간이 금방 간다. 그 시절 나는 약 25년 후(자.. 잠깐만... 언제 이렇게 시간이... 중학생 기준으로 하면 사실 30년 후라고 해도 된다) 그때 그 시절 노래를 들으면서 '건강을 위해',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여성기관에 혹 안 생기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나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카지노 쿠폰라는 나이가 올 거라는 것도, 아이를 셋 낳을 거라는 것도, 생존을 위해 운동을 하리라는 것도 몰랐다.


10대 때는 물론이고 20대의 내가 카지노 쿠폰가 된다는 것은 '30년 후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소식과 같은 것이었다. 뭔가 큰 일이긴 한 것 같은데 당장 위험하지는 않고 특별히 나에게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 같으니'응, 그런가 보다'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되는 것.어렸을 때 내가 느낀카지노 쿠폰라는 나이를 가진 사람들은 삶의 의미나 목적 같은 것이 없어 보였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왜 사는지' 정말로궁금했었다. 피부는 까칠해 보이고 눈빛은 멍해 보였다. 어깨와 허리는 굽어있는 듯하고 의욕도 없어 보이고 삶의 희망 같은 것은 전혀 없는, 마지못해 사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카지노 쿠폰의 생기 없는 모습이 일부 사실이기는 하다. 아직 남은 카지노 쿠폰가 좀 더 많긴 하지만 카지노 쿠폰를 살아보니 특별한 재미나 희망 같은 것이 없다. 나의 무능과 세상의 따끔함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고 시간이 나면 잠을 자고 싶지 외출하고 싶거나 놀러 가고 싶지 않다. 원래 집순이이기도 하지만 외적으로 보이는 기력이 쇠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욕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의에너지가 다른 형태와 색깔로 변한 것 같다. 다른 카지노 쿠폰 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욕망이 많이 남아 있다.자식이 잘 됐으면 하는 욕심,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탱탱한 피부와 날씬한 몸에 대한 집착,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아주 충만하다.


카지노 쿠폰의 나는 과거의 오만했던 나처럼 5,60대를 보며 무슨 재미로 사나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때는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물론 나이 드는 것은 싫다. 늙는 것이 두렵다. 그러나 지금 내가 젊지는 않아도 '아직 한창'이지 않은가 싶다. 60대가 카지노 쿠폰를 보면 젊다고 부러워할 것이다. 게다가요즘은 60대도 관리만 잘하면 젊은이 축에 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아직 젊은' 나는 내 욕망을 인정하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거 하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 5,60대가 되어 내 카지노 쿠폰를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는 일보다 잘한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승환을 보라.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데뷔한 이승환은 곧 '환갑'을 바라보는데 내 남편보다 어려 보인다. 애들한테 저 사람 몇 살처럼 보이냐, 아빠랑 저 사람 중에 누가 어려 보이냐고 물으니 저 사람(이승환)이 더 어려 보인다고 했다(남편은 아직 카지노 쿠폰다). 잘은 모르지만 그가 의미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이승환급 동안은 타고난 것이 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자기 관리는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러닝머신 30분 할 거 35분 하게 된다.



덧붙임:

팔 벌려 뛰기를 할 때는 애프터스쿨의 '디바', 디제이 DOC의 'Run to you(런투유)' 후렴 부분이 짱이다. 애프터스쿨의 '디바'가 나올 때 나는 막 결혼한 새댁이었고, 디제이 DOC의 런투유가 나왔을 때는 스무 살이었다.


런투유는 친구들이 노래방에서 신나게 부르는 것을 구경했다. 그리고 당시 나는 나보다 한 살 많은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니 그때 그 남자 친구는 상종 못할 놈이었다.


애프터스쿨의 '디바'가 나왔을 때 남편과 나는 전세에 살고 있었고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비싼 것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마냥 불가능한 일처럼 느꼈고, 시댁이 부자여서 집을 사주거나 비싼 전세를 살고 있는 친구들을 질투했었다. 그때는 남과 나를 비교하며 괴로워할 때가 아니라 내 집 마련을 하고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였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땅을 치며 후회할 카지노 쿠폰라고 그 당시에는 조금도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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