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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운 Feb 09. 2025

이젠 꿈같은 거 안 꾸기로 카지노 가입 쿠폰 (1)

웹툰 지원사업 공모 완료 공지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공지한 공시 날짜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며칠 째 게시 되지 않았다.


“이거 마셔라.”


사장님이 만든 커피였다. 이곳은 24시간 만화 카페. 어느덧 야간 일도 익숙해졌다. 야간에 웹툰을 구상하고,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였다.서른이 넘은 나이의 이력서를 보고 측은해서였을까. 웹툰 구상을 허락해주셨다. 이력서에는 웹툰 인턴을 한 적이 있다는 걸 넣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만화카페 지원이니까.


웹툰을 그렸었구나.


라는 한 사장님의 한마디. 그때서야 뺄 걸 그랬나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호전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너처럼 창작하는 사람들을 좋아해.


나는 그 말이 좋았다. 나를 응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 제가 지망생이라 그런데 야간에 손님 없을 때 웹툰을 그리거나 구상해도 될까요?


지금 생각하면 눈치 없게 용기를 낸 것 같았다. 한 사장님은 그때 그런 말을 하는 나를 보며 말카지노 가입 쿠폰.


- 완성한 웹툰 보게 공유해 준다면 쓰게 해 줄게. 원래 안 되는 거 알지?


처음엔 무슨 이유로 보여달라 한 건지 모르겠지만, 한 사장님 역시 한 때 웹툰 작가 지망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이력서를 보자마자 반가웠단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자신의 꿈이었다는 말을 해주었다. 한 사장님은 아무렇지 않듯이 말카지노 가입 쿠폰. 사실 나는 꿈이니, 웹툰 작가라느니 하는 소리는 듣기 힘들었다. 어느덧 내게는 웹툰 작가란 건 아직 꿈이고, 이제는 그 꿈에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커피는 한 사장님만의 의사소통 방법이다. 무슨 방법이냐면 기분을 맞추는 용도였다. 내가 기분이 좋아 보일 땐 달콤한 바닐라라테, 고민이 있는 것 같으면 카페라테. 본인의 기분에도그런 식으로 마셨다.


아니나 다를까, 카페라테였다.


“사장님도 카페라테네요?”


“손님이 없잖냐. 아무튼 공지는 언제 뜬대? 걱정하지 마. 내가 봤잖아. 재밌었으니까, 꼭 합격할 거야.”


그렇게 말한 뒤 한 사장님은 내 어깨를 토닥였다. 문득 세상에 나만 혼자 남은 것 같이 느껴졌을 때를 떠올렸다. 함께 웹툰 작가의 꿈을 꾸던 친구들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았다. 일 년째 짝사랑 중인 해인은 프리랜서 작가로 계약하면서 한동안 보지 못카지노 가입 쿠폰. 같은 과였던 연호는 중견기업 대리가 되더니 야근이 많아졌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재준은 경찰이 되었는데, 최근 비상 상황으로 자주 출동을 나간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나는 그들과 내 처지를 비교는 하지 않았다. 다만 밤마다 떠오르기도 했고, 부모님의 집을 찾아갈 때면, 그때야 내 처지가 실감이 났다.


나는 대체 뭘 하는 걸까, 잘 살아가고 싶었다. 정말. 이렇게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니.

처음부터 웹툰이 좋았다. 만약 웹툰을 그리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면서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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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에 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재준이 놀러 온 적이 있었다. 처음 경찰에 합격카지노 가입 쿠폰는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지 못한 것이 생각나서 미안카지노 가입 쿠폰. 그래서 놀러 올 때 최대한 먹을 것을 챙겨주었다. 그런데 축하하는 마음은 내 진심이었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다. 미안카지노 가입 쿠폰. 진심으로 축하할 수 없는 스스로가 초라카지노 가입 쿠폰.


나는 한 사장님이 퇴근한 후에도 수시로 홈페이지에 들러 공지사항을 새로고침 했지만, 아무 변화는 없었다. 조용한 만화카페 안에서 내가 제출한 웹툰을 다시 봤다. 충분히 수정작업까지 마친 작품이다. 그리고 보낸 메일함까지 다시 확인했다. 실수는 없었다. 웹툰 파일도 최종이었고, 메일도 정확히 보냈다. 지금은 주최 측에서 공지가 늦어지고 있는 거였다. 그럼에도 혹여 내가 조금의 실수라도 했을까 봐 초조했다. 이번 지원사업에서 떨어지면 다시 지원사업이나 다른 공모전이 있을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야 했기 때문이다.


만화카페에서 일하기 전엔 웹툰 작업을 하면서 며칠째 집에만 있었다.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했을 땐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씻기라도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면도도 하지 않아서 얼굴이 지저분했다.


우연히 만화카페에 들렀던 그날,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다. 초췌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래서 면도하고 세수를 했다. 사실 오랜만에 샤워하는 순간에도 웹툰 생각에는 자유롭지 못했다.


웹툰 구상이 막힐 때면 아무 때나 산책카지노 가입 쿠폰. 산책이라기보다는 전투적으로 걸었다. 새벽이든, 이른 아침이든 목적지를 두지 않았다. 무작정 걷고 나면 새로운 풍경들이 보였다. 거기에도 나처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기분이 나아졌다. 한낮의 풍경은 한산하다. 가끔 다니는 자동차, 오토바이 등이 전부다. 사람들은 지나가지만, 나는 자신의 또래를 찾아보곤 카지노 가입 쿠폰. 혹여라도 자신의 또래를 발견한다면 자신과 비슷한 처지가 아닐지 하는 생각도 해봤다. 대부분은 하천 앞에 설치되어 있는 벤치에서 쉬고 있는 노인들이었다. 노인들 중 일부는 교회 전단지를 돌렸다. 나는 그 장면 때문에 웹툰을 그리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 모두 젊고,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늙고 병들 것이라는 것을 웹툰에 담아내고 싶었다.


하천을 지나자, 공원 표지판이 보였다. 나는 공원 몇 바퀴를 돌고 집에 들어갈지 하다가 공원까지만 걸어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문득 하늘을 봐야지 하며 고개를 들었는데 내가 그린 웹툰의 주인공 내 제2의 자아 ‘앤드’가 보였다. 나는 눈을 꽉 감고 다시 눈을 떴다. 다시 보인 그곳은 지금의 24시간 만화카페였다. 나는 이곳에서 한 사장님을 처음 만났다.



앤드를 소개하자면 내 삶을 바탕으로 한 웹툰의 주인공이다.지우의 앤드와 함께 산다.사람들이 앤드가 무슨 뜻이냐 물으면 지우는END가 아니라AND라 답카지노 가입 쿠폰.


아 지우도 소개해야 한다.지우는 웹툰 속에서 앤드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이다.


지우는 자신의 첫 강아지에게 AND라는 이름을 붙였고 앤드라고 불렀다. 앤드는 그 이름이 좋았다.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 무언가가 더 이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침에 지우가 깨어나면 간단한 아침 식사를, 그리고 현관문이 열리면 지우가 긴 시간 동안 이곳을 떠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고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집 안을 돌아다니거나 다시 잠을 청한다. 산책을 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지우가 빨리 왔으면 카지노 가입 쿠폰.


여기서 비밀이 있는데 앤드는 인간의 글을 읽을 줄 안다. 지우는 앤드 가 자기 말을 잘 기억하고 따르는 줄 알고 있다. 앤드는 지우가 떠난 자리에 남아 있는 책들이 제목을 본다. 고도를 기다리며, 데미안, 야간 비행, 죄 와 벌.

뜻 모를 단어들이 지나갔지만, 어렴풋이 기다리며 라는 말은 뭔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기분이 좋았지만, 슬금슬금 잠이 오기 시작한다.그렇게 앤드는 기다리며라는 글을 읽을 수 있었고, 실제로 기다릴 줄 아는 애완견이 되었다.


다만 지우는 자기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이 죽으면 자신을 대신해 앤드를 돌봐줄 후견인을 찾고 싶었다. 또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리스트 중 하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중 오로지 자신을 위한 선택이 필요카지노 가입 쿠폰. 그건 시였다.


지우는 매주 목요일에 시를 배우는 모임에 나갔다. 시를 배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선량하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믿음은 보답으로 나타났다. 앤드의 후견인 후보를 찾는 것이 필요카지노 가입 쿠폰. 지우는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이, 그리고 강아지를 길러보고 싶다는 그녀의 밝게 웃는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가끔 앤드와 산책을 카지노 가입 쿠폰. 진짜 앤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니, 순전히 웹툰 구상용이라는 점이 달랐다. 나는 앤드 가 좋아할 만한 세계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낯선 공간에서 예쁜 공간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나의 웹툰 속 배경이 되었다. 배경이야말로 그 안에 인물이 살아 숨을 쉬고, 내 안의 세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니까. 한참을 집중하다 보면 웹툰 안의 세계가 진짜 세계인지,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진짜 세계인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 웹툰 안의 세계는 현실과 큰 차이는 없다. 다른 점은 여기엔 내가 있고, 웹툰 속안엔 내가 없다는 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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