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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아 Mar 23. 2025

그의 주기가 돌아온다

치명적 알코올 주기

못 볼 꼴을 처음으로 목격한 건 커플데이트 때였다. 친하다는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넷이 만났다. 그전에도 그 J 오빠를 만났던가 아니던가. 홀에 앉아서 재미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남자친구가 그 사람들 다 보는 데에서 술에 못 이겼다. 셋 다 당황했으나 이 사람을 수습해야 하는 건 나. 남친 핸드폰에 저장된 동생에게 전화해 술집으로 불러냈다. (그때 처음 본 도련님.) 되돌아보건대 그때 크게 싸웠어야 했다. 아님 헤어졌든가.

상견례 때부터 어머님 아버님은 얘가 술이 약하다, 못 먹게 해라, 대학 때 집 앞 지하철 역에 앉아있고 그랬다 말씀하셨다. 그리고 여전히 같은 레퍼토리를 시댁 가면 듣는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부모님 말씀엔 아랑곳 않고 술을 즐긴다. 그런데 그냥 하는 소린 줄로만 알았던 부모님 말씀을 내가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건 왜. 그러게, 술을 마시질 말았어야지 하고 혀를 끌끌 차게 되는 것이다. 그때 일을 넘어가 준 게 두고두고 한이 됐다.


두 달 전 일이다. 좀처럼 친구를 만나는 일이 없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웬일로 친구를 만나러 서울엘 간단다. 우리 둘 다 서울 살다가 대전에 온 터라 여기엔 동료들뿐이다. 전부터 카지노 가입 쿠폰한테 '친구도 좀 만나고 그래' 말하던 터라 누굴 만나느냐 반색했다. 그는 다름 아닌 J.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 재밌게 다녀와. ”

작은아들하고 드라마를 보던 밤, 시간은 늦어지는데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벌써 열한 시가 넘은 때였다.

"안 들어오고 왜?"

"조이야, 나 지금 내릴 때를 지나쳐서"

로 시작하는 문장이라고 한다면 이미 들었던 적이 있다. 주말 부부하던 예전에 나는 서울에 있고, 본인은 대전 갈 때 잠들었다며 익산까지 갔다가 다시 대전 가는 열차를 탄 경험자가 바로 내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뭐? 또 익산이야?"

"아니 더 가가지구"

"어딘데?"

"울산에서 내려야 돼."

"뭐어?"

"근데 이게 막차여서 첫차는 새벽에 있대."

하고는 자기가 깜빡 잠들었는데 승무원이 깨우면서 이게 막차라고 했다나. 그런데 이 얘기를 왜 이렇게 우렁차게 하는 것인지.

"좀 조용히 말해. 거기 기차 안일 거 아니야?"

술에 취한 카지노 가입 쿠폰은 울산역에서 다시 전활 하겠다 했고, 곧이어 울산역이라며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실은 카지노 가입 쿠폰이 하도 웃기는 사람이라 내심 장난하나 했던 것이다. 그 앞에 어디든 들어가서 자라고 했으나 돈을 아끼고 싶던 카지노 가입 쿠폰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사회적 지위로 인해 상세히 서술하지 못합니다. ) 그 후 울산 출장 때 울산역에서 출입 정지 당하는 거 아니냐고 놀렸다.


이 일을 겪고 나는 그동안의, 카지노 가입 쿠폰의, 술에 대한 패배의 역사를 돌이켜 보았다. 위의 두 건보다 최악의 일(또 카지노 가입 쿠폰의 사회생활을 위해 자세히 서술하지 못합니다. 상상도 하지 마세요.)을 나는 결혼하고 대전에서 한 번, 파리에 있을 때 한 번, 파리 다녀와서 아이들과 함께 한 번 목격한 바 있다. 그러니까 그게 대략 연도를 헤아려보면 약 4년을 주기로 카지노 가입 쿠폰은 큰 실수를 한다. (그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내게는 씻을 수 없는 기억을 준다. 파리에서는 함께 마시던 두 식구가 우리 집에서 자던 날이었다. 한국인들과 하는 술자리가 너무 흥겨웠었나, 그들 모르게 수습하느라 진땀 뺐다.) 이 터울을 다름 아닌 카지노 가입 쿠폰의 주기로 명명해야겠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치명적 알코올 주기. 이를 어찌해야 할까. 일단은 앞으로 한 3년은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 기대하는 바다.(너무 소박하지 않나요?)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이 주기에 대해 글을 써도 되겠냐고 묻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애매한 허락을 받았다. 그러면서 카지노 가입 쿠폰은 이런 말을 덧붙였다.

"아니 부부 사이에 비밀이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나는 이제 뭐 숨기는 게 없어."

"나한테는 좀 안 보여주면 안 돼?"

나는 애원했다. 그리고 속으로 또 생각하는 것이다. 결혼 전에 그 꼴을 봤을 때 혼쭐을 냈어야 했다고.


여성이 나이가 들면 월경이 끝나듯이 우리 카지노 가입 쿠폰의 주기도 끝이 있을까? 있겠지? 여성의 경우는 완경이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의 저 주기는 그냥 폐경이었으면 좋겠다. 폐경 아니면 페이드 아웃이 내가 바라는 바다. Fade out. 음악으로는 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끝나는 것, 영화에서는 화면이 점점 까맣게 되는 것. 폐경이나 페이드아웃, 무조건 'ㅍ'으로 끝내자. 꼭 좀 부탁합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이번 울산역이 마지막인 것이야.


*덧, 밝힐 수 없는 게 한스러울 정도로 생략이 많아서 안타깝다. 그러나 밝혀버리면 안타까워지는 자 때문에 이렇게 생략의 미를.......


*제목 사진은 도서관에서 발견한 <좋은 카지노 가입 쿠폰, ‘카지노 가입 쿠폰 아름다움’ 연재하는 사람이라서 챙겨봤는데, ‘좋은 카지노 가입 쿠폰’은 유니콘이 아니냐는 내용으로 시작하며 카지노 가입 쿠폰 됨, 아빠 됨의 고단함에 공감하며 읽었다. 우리 카지노 가입 쿠폰도 고단해서 저랬을까?? 이렇게 또 내 마음을 넓힌다.

@ 초록뱀 만화, <좋은 카지노 가입 쿠폰,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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