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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븐도 Apr 02. 2025

나도 할래, 카지노 쿠폰

고용하실 분?


카지노 쿠폰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2005


1. 왓챠 구독 중 / 90분 (3일..?)
2. 재관람 의향 : 언젠가는 간장계란밥
3. 추천 : 이미 볼 사람은 다 봤을걸용
4. 동행 : 유머코드 안 맞으면 힘들다.
5. 인생은 와장창 병맛으로. 그래서 재밌잖아요?




휏휏휏휏.











몇 가지가 있다.

완득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그리고 이 영화. 다음 생이란 게 있어서 내가 소설을 쓰고 있다면, 썼다면 이런 걸 쓰고 싶다.






오전 열한 시에 간장계란밥을 한 그릇 비벼 먹고 낮잠을 때리는 것 같은 이야기다. 실컷 자고 일어나 해가 지려 하기 전 개수대에 남은 접시 한 개와 숟가락 하나를 설거지하는 일상의 느낌.이래도 저래도 잠이 오고 햇빛이 가득하다. 너무 밝고 밝은 만큼 세월에 풍화된 화면이 허얘서 졸리다.

백 개계단에서 빨간 사과가 데굴데굴 쏟아지고, 상복이나 다름없는 검은 정장을 입은 근엄한 표정의 아저씨들이 국민체조 같은 전혀 안 멋진 앵글 안에서 열심히도 한다.


해가 너무 밝아화면에서 모래 냄새가 날 것 같다. 오두 시, 작은 동네의 놀이터에서 나는 냄새. 그 놀이터가 지겨워져역시나 하얗게 햇빛이 가득한 한낮의 가게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는 때의 냄새. 눈에 들어오는 건 당황스러울 정도로 색종이 같은 색감의 이십년 전 평상복 트렌드와 주인공의 차분하게 돌아버린 것 같은 눈빛이다.

카지노 쿠폰요? 머리조차 까만중단발이다. 너무나 무난하고 평범하다. 오히려 그래서, 이래저래 튀고 싶어 하는 쿠자쿠보다 그녀가 더 또라이에 가까울지도.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나는 무슨 카지노 쿠폰가 되지 생각했다. 이브닝 출근 전에 갈비찜과 남은 밑반찬들을 한 접시에 덜어 밥과 퍼먹으며 고심했다. 간장계란밥은 무슨. 좋아한다.

근무도중에 괜히 머릿속에서 휏휏휏휏 - 왜인지는 모르겠다- 하고 되뇌었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면서는 정말 무슨 카지노 쿠폰가 되어야 할지 또 생각했다. 그녀가 심심하게 남편의 전화를 받고 거북이의 사료를 주는지루하다고 느꼈던 것처럼. 나한테도 그런 게 필요했다. 나도 카지노 쿠폰 같은 거 할래.



근데 무슨 카지노 쿠폰 하지. 도시를 누비는 어쌔신? 뭔 어쌔신이야. 달리기도 못하는데.나이키 러닝화의 명칭은 인빈서블 러너 쓰리, 였다. 인빈서블? 차분하게 휙휙휙휙 오래 달리는 사람들이 눈에 안 다. 나는 아마 목각 인형 같은 모션으로 확확 달리다가 세상을 다 싫어하는 표정으로 멈춰 섰다가 가다를 반복할 것이기에 그런 간지 나는 인빈서블이 되기는 글렀다. 사실 그리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띄고 말고가 무슨 소용이 있어.

, 카지노 쿠폰. 안타까운 사연으로 병원에 불시착해 애들 우는 소리와 전화벨과 콜벨과 인퓨전 알림에 얼굴을 전혀 찡그리지 않는 미션을 부여받은 카지노 쿠폰? 나쁘지 않다. 다만 안타까운 사연은 안 돼. 그런 건 필요 없어. 그러면.. 무슨 사연 하지.








근데 사실 난 원래 인빈서블인데. 이 도시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고 흥미로운 것들이 가득해서 나 정도로는 뭔 짓을 해도 눈에 안 띈다. 달리기? 사람들은 사실 다 제각각의 모양새로 뛴다. 날개를 핀으로 꽂아 고정시킨 닭처럼 뛰는 사람도 있고, 서 있는 토끼처럼 총총 뛰는 사람도 있고, 표범처럼 겅중겅중 가볍지만 단단하게 뛰는 사람도 있고, 발에 선풍기가 달린 것처럼 우두두두둑 쌩하니 뛰는 사람도 있다.

선글라스 같은 걸 썼다? 폼새를 떠나 일단 졸라맨이나 후레쉬맨 같다. 그조차도 안 특별하다. 내가 새빨간 전신 쫄쫄이나 스펀지 실험맨 복장 같은 걸 입고 뛰지 않는 한.아니, 그래도 안 띄려나. 음. 실제 뼈를 본뜬 전신 타이즈 같은 걸 입으면 좀 띌지도 모른다. 그것도 야광으로.





그러니까.. 묻히고 싶었을 땐 고 사실 좀고 싶을 땐 묻히는 거네. 카지노 쿠폰라는 게 원래 반대여야폼나는 거잖아. 나는 숨어야만 하는 존재인데 자꾸 눈에 띄는 거. 낭중지추 그 자체라서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지만 나는 숨겨야 하는 거. 아니. 나는 직장에서 인빈서블이고 싶은데, 아무도 날 안 찾고 내 행동거지를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불가능이잖아. 음. 이러니까 더욱이 더 어떤 카지노 쿠폰를 할지 정해야 한다. 난 진짜 거기서 인빈서블이고 싶어.












며칠을 무슨 카지노 쿠폰가 될지 생각만 했다. 결론은 안 났고 영화가 끝났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그냥 내가 내 인생의 카지노 쿠폰인 것 같기도 하고.

인생에 마지막 라멘이 어딨어. 손님 용으로 정체를 숨기기 위한 애매한 라멘을 한 솥 끓였고 재료가 마침 똑 떨어졌는데 그때 카지노 쿠폰 소집 명령이 떨어지면 어떡해. 나한테는 석양을 보면서 거북이에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이나 나를 위한 최고 맛있는 라멘을 끓일 여유 같은 게 없을지도 모른다.


그때를 위해 산해진미를 먹을 기회를 남겨놓은들 재료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야. 눈물 한 방울에 간이 무너질 국물의 라멘 같은 게 무슨 소용이냐고. 마지막인데. 그리고, 그때 라멘 위에 올릴 고기 한 점을 주방 바닥에 딱 떨어뜨려 버린다면 그 맛있는 라멘은 다 허사가 되는 건데.










어디서 튀어나왔나 싶은 공안부 아저씨들은 역시나 초등학교 운동장 같은 공터에서 웃기지도 않은 체조를 열심히 한다. 그들이 잔뜩 모여들었고 주인공은 송전탑에 올라 전기를 끊는다. 대머리에 가발을 쓴 채 개폼 잡는 헛소리나 해 대는 첫사랑의 아들을 구하고 쿠자쿠는 에펠탑이 보이는 방에서 프랑스 남자와 함께 있게 된다. 감빵이고 간수라는 게 좀 미묘하게 맥락이 틀려 먹었지만.

다 엉망이야. 원래 인생이 그렇잖아. 뭘 해도 그렇게 좋지 않고 그렇게 완벽하지 않으며 그렇게 심각하지도 않은 것 같아. 주인공은 개구리와 토끼 스티커를 본인만큼이나 재미없게 붙여놓은 핑크색 캐리어를 끌고 감방에 갇힌 친구를 구하러 떠난다. 이제 보니 진짜 카지노 쿠폰 같긴 하네. 까만 쫄쫄이도 치명적인 척 서늘한 표정도 없지만.












까만 정장의 아저씨들은 도처에 있고 나는 언제나 소집 명령을 기다린다. 일상은 뒤집었더니 이끼가 들끓는 매끈한 바위와 빵 소리에 쳐다보니 타이어에 깔터진뻥튀기와 손님이 오자꽉 막힌 변기 같다. 어처구니없게도 잔뜩 떨어져 내리는 사과들 같고 대낮 손바닥만 한 촌구석에 울려 퍼지는 9시의 캬바레가 어쩌고 하는 아줌마의 웃긴 목소리이자 그걸 사랑스럽게 듣는 순간의 집합이다.

나는 그 어이없음들이, 뭘 해도 무거워지지 않는 하릴없음이 좋다. 상품 추첨에서 3등에 당첨됐더니 어망 던지기를 하러 가라는 그런 뒷면없는일들이 좋다. 뭐, 그 안에도 사연이 있기는 했지만 아무튼 그런 가벼움들이 좋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지. 그래야 하는데. 아무튼 그러고 싶은데. 모르잖아. 내가 카지노 쿠폰인지 아닌지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건 언제 방송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잖아. 마지막 라멘은 그래서 눈물 없이 먹을 수없다. 최고로 맛있는 라멘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재료도 시간도 충분하다 해도 나는 분명 그걸 끓이거나 먹으면서 눈물 콧물 다 짜게 될 텐데. 그렇다고 매일을 나에게 최고의 라멘을 대접하라는 그런 건.. 더 슬퍼. 굳이 그렇게 살아야 돼? 그 맛있는 라멘을 끓이는 시간은 매일이 고통일 것 같은데. 원래 그런 건가?














애매한 라멘이라. 두 끼쯤 굶으면 애매한 라멘 같은 건 정말 없을 텐데. 배고프면 다 맛있으니까. 글쎄, 이거 범사에 감사하라 이런 내용이야?별로 그렇게 느끼고 싶지 않은데.

맹탕 같은 라멘을 아무렇지 않게 느끼려면 어떻게 하지. 아, 안 예민하면 된다. 근데 나 좀 예민한 편인 것 같은데. 타고난 걸 뭐 어떻게 고쳐. 그건 고칠 수 있는 게 아냐.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라.. 근데 카지노 쿠폰는 좀 예민해도 되지 않나? 그래야 잘 도망치고 잘 숨기지. 흠. 덜 예민한데 예민한 사람. 예민함은 체력의 보강으로 누그러질 수도 있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는 튼튼해야. 송전탑에도 못 기어올라가고 달리다 지쳐 나가떨어지는 카지노 쿠폰는 자격 미달이잖아. 음, 그래. 어떤 카지노 쿠폰보다는 일단은 카지노 쿠폰가 될 자격을 갖추도록 애써봐야겠다. 인빈서블은 좀 틀려 먹었다. 안 돼. 난 타고나길 어설프고 부주의하거든. 그냥 좀 더 튼튼해졌을 때소집 명령이 7년쯤 남은 카지노 쿠폰 모집 공고를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인빈서블이 아니면 어때. 사실 인빈서블은 나한테 좀 안 맞다. 아디제로 에보가 더 잘 맞는다. 그래서 그걸 더 많이 신는다. 물론 카지노 쿠폰는 장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해야 한다. 좋아. 그러니까 이래도 저래도 강해야 하는 것이다. 안 맞으면 어때. 날 때부터 카지노 쿠폰인 사람이 어딨어. 아무튼 나도 할 거다. 카지노 쿠폰. 왜, 아디제로가 비에 다 젖고 인빈서블에 구멍이 나면 밑창 나간 컨버스라도 신고서 뛰고기어야 하는 거잖아.

근데 크록스를 신고 임무에 투입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카지노 쿠폰는 안 할 거다. 애석하게도 내가 진짜 카지노 쿠폰이고 싶은 곳에서는 크록스를 신지만.









그래서 이게 다 무슨 소리지? 재밌었다고.

그리고 나 카지노 쿠폰 하고 싶다고. 하나도 안 폼나고 딱히 쓸모도 없을지라도 어쨌든 하겠다고.


휏휏휏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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