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와는 다른 이유로
먹은 게 단단히 얹힌 것 마냥 답답했다. 해가 바뀌며 내 이야기를 토해내듯 글로 써서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다시 또 찾아온, 고비라고 부르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를 인생의 기로에서 그간의 내 삶을, 무언가로부터 막연히 부정당하는 듯한 기분이 ‘씨게’ 들었기 때문이다. 억울하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써 보자고, 지난 시간과 소회를 솔직한 이야기로 털어내 보자는 심정으로 카페에서 씽크패드를 연 오늘은 2025년 3월. 고용조정이란 명목으로 출근하지 않은 지 벌써 5개월째이자 ‘공식적인 백수’가 된 지 이제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무엇으로 증명되는진 모른다. 늘 보수의 가치만이 대한민국의 안위를 책임질 수 있다 주창하며 이승만 정권으로부터 이어져 온 자칭 보수 정당과 고용주만을 대변하는 한국경제인연합회, 또 그 연합회를 대변하는 <조선일보와 <한국경제 같은 집단은 늘 지적한다. 대한민국 고용 시장에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미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경직된 고용 유연성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고.
그런데 왜 난 연달아, 그것도 세 번씩이나 회사에서 잘린 걸까?실수로든 고의로든 업무상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거나, 조직에 문제를 일으켰다거나,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른 적이 없는데 말이다.내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고용이 유연해도 너무나도 유연한 시장이었다.재직 중이던 회사의 사정, 흔히들 말하는 경영 악화와 사업 구조 개편이라는 이유로 ‘3연속’ 실업자가 되고 보니 억울한 감정과 후회스러운 감정이 동시에 찾아왔다.
“왜 나한테만?”
“이제 30대 후반인데…”
“학창 시절에 공부를 더 열심히 안 했던 탓일까?”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걸까”
“나한테 어떤 문제가 있는 거지?”
“이제 뭘 해야 하지?”
작년 11월이었다. 실상은 경영 악화 때문이었고, 1차원적인 이유로 돈을 쓰는 마케팅팀 조직을 정리하는 과정이었지만 조직장인 C레벨은 처음엔 다른 말을 꺼냈다. 개개인에게 ‘억까’와 같은 생뚱맞은 이유를 들먹이며 회사에서 나가 달라 통보했다. 1등 테이블오더 업체라고 불리는 곳에서 업무를 시작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못한 상황이었다.결과적으로 나와 조직의 구성원들을 포함해 전체 100명 넘는 직원이 해고당했다.
11월 이후론 이전에도 그랬듯 정성껏 정리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부지런히 밀어 넣었다. (오늘도 가까스로 다섯 군데나 지원했다) 넉 달간 면접을 열 번도 넘게 봤고 최종 면접까지 간 곳도 여러 곳이다. 그럼에도 더 이상 내 커리어가 매력적이지 않은 탓인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견줄만한 악화된 경제 상황 탓인지. 아니면 생각 없는 젤렌스키의 도박 탓인지, 미친 트럼프의 당선 탓인지, 독재로 장기 집권을 꿈꿨던 윤석열의 1차 내란이 실패한 탓인지. 아직 노력이 결실을 맺진 못했다.
최근에는 매거진과 유사한 방식으로 감도 높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제작에 돈을 쓸 줄 알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색깔 있는 브랜딩을 다져온 커머스 플랫폼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다. 2022년에도 같은 회사의 유사한 포지션에 지원해 과제를 진행하고 최종 면접까지 갔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곳. 이번에는 몇몇 이유로 실낱같은 희망을 봤지만(봤다고 착각했지만) 혹시는 결국이 됐다. 틀렸으면 좋았을 슬픈 예감은 어김없이 현실이 됐다.
29cm 시니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에디터 포지션에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면접에 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곽봉석님께서 29cm에 보여주신 성의와 열정을 너무나 알기에 다각도로 신중히 검토하였으나, 이번 전형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전달 드리게 되었습니다.
해당 전형을 위해 할애해 주신 시간과 노력에 감사드리며, 이후 더 좋은 기회로 다시 만나 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간절했다. 이번만큼은 기대도 컸다. 서류 전형부터 1차 면접, 1차 면접 합격과 2차 면접 진행까지 어느 때보다 신속했기 때문이다. 시그널도 좋아 보였는데 채용 공고에 적힌 과제 전형도 건너뛰었다. 2주간 벌어진 과정에서 마치 상행하는 음계가 그려진 악보를 보는 듯했다. 단계가 나아갈수록 가능성이 커진다고 느꼈고 희망이란 달달한 김칫국도 적잖게 들이마셨다.입사하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업무는 무엇일지, 내 커리어와 역량을 조직에 어떤 식으로 보태면 좋을지, 무엇보다 지원한 브랜드에 필요할 다양한 종류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기획을 수도 없이 그렸다.
마지막 전형 결과를 오매불망 3주나 기다렸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탈락한 마당에 의미는 없을 테지만 ‘이불킥’까진 아니어도 미련스러운 마음에, 그 이유를 반추해 보기 시작했다. 1, 2차 면접에서 쏟아진 질문들과 그 질문들에 쏟아낸 내 답변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무엇이 문제였을지, 더 나은 답변은 없었을지, 혹여 질문의 의도와 무관한 답변을 하진 않았는지. 후진 기어를 넣고 기억의 골짜기를 거슬러 올랐다. 얼마 안 가 마음에 걸리는 두 지점을 마주했다.
두 사람과 한 시간가량 진행됐던 1차 면접과 다르게 최종 면접인 2차 면접은 세 사람과 한 시간씩, 총 3시간 동안 구글밋 비대면 인터뷰로 진행됐다. 그중 첫 번째와 세 번째 인터뷰에서 각각 받았던 두 가지 질문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1, 2차 면접을 통틀어서 50개가 넘는 질문을 받았지만 첫 번째 인터뷰에서의 질문 하나와 마지막 인터뷰에서의 질문 하나,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했던 과정에서 뭔지 모를 찝찝함이 느껴졌다.
“제출해 주신 포트폴리오를 보면 다양하고 많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들어 오셨는데 저희가 추구하는 감도와는 조금 차이가 좀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가 만들어온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비주얼 감도가 떨어져 보인다는 감상을 에둘러 드러낸 표현이었다.2차 면접에 첫 번째로 들어온 사람은 제일기획에서 시작해 카카오와 메타의 아트 디렉터로 커리어를 다져온 사람이었다. 자신의 감각을 토대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를 책임지는 실장이었고 만약 입사하면 속하게 될 조직의 장이었다. 동의할 수 없는 질문이었지만모니터 안에서 질문을 던진 사람의 커리어를 인터뷰 기사로 미리 인지하고 있어 그래도 다행이었다. 간단하고 명료하지만 자신감 있고 ‘나이스’하게, 내가 만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감도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담아 답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가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필요한 IT 스타트업 위주로 어필하려다 보니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비주얼보단 기획과 라이팅 위주로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아 이렇게 구성했는데, 매거진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들어온 만큼 비주얼 감도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감히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자신 있게 뱉어 놓고도 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지막 웃음도 결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좋은 웃음이 아니었다. 당장 비주얼이 잘 드러나는 포트폴리오를 찾아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이어서 한 시간 뒤 진행된 세 번째 면접에서도 사람과 질문은 달랐지만 답변하고 나서 비슷한 찝찝함을 느꼈다.
“최근에 흥미 있게 봤거나 관심이 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있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유재석이 진행하는 ‘핑계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가장 인상 깊은데요. 모두가 숏폼만을 외치는 현실에서 유일하게 모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50분이 넘는 긴 분량으로 올리는데도 평균적으로 조회수가 400만 회씩 나옵니다. 잘 나오는 건 그 이상으로 1000만 회에 육박하고요. 에그이즈커밍의 <채널십오야도 영상이 긴 편이지만 대부분 30분 안쪽으로, 내용이 길다면 편을 나눠서 올리잖아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진행, 구성, 주제에 따라 유튜브 시대에 롱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핑계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꼭 숏폼만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아 최근 접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중 가장 관심 있게 봤습니다.”
“그 방식을 29cm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요?”
“물론 1시간짜리 롱폼 포맷을 커머스 플랫폼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20~30분 내외의 영상으로, 기존에 ‘29 매거진’ 섹션에서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를 조명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연계해서 활용해 보면 좋을 거 같은데요. 품은 효율적으로 들이면서 롱폼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입점 브랜드와 관련된 인물이나 장소, 문화, 제작 과정 등을 주제로 호스트의 캐릭터를 내세운 토크쇼나 다큐 형태로 제작하는 방법도 있을 거고요. 기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들기 위해서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때 영상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활용할 취재와 촬영까지 병행하는 거죠. 텍스트와 이미지 제작에만 국한하지 말고요.”
“핑계고가 잘 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당연히 유재석이라는 맨파워가 가장 크겠죠. 하지만 중심이 되는 인물이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해 놓은 출연자와의 관계, 서사,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물 흐르듯이 진행되는 자연스럽고 소소한 이야기 또한 핑계고가 잘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자이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보면서 테이블에서 친구들끼리 나누는 재미난 대화에 동등한 입장으로 동참한 느낌을 주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유재석이 없잖아요.”
“없죠(웃음). 그 문제는 좀 더 고민해 볼 필요는 있을 거예요. 다만 제가 말한 또 다른 이유가 꼭 유재석만이 만들 수 있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토스 <머니그라피 채널의 ‘B주류경제학’ 이재용 변호사도 그 역할을 담당했다고 생각해요. 토크쇼 형태를 빌려온다면 커머스 플랫폼도 그런 캐릭터는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습니다. 29cm의 존재 이유가 가격이나 쿠폰이 아닌 ‘감도’와 ‘취향’에 있는 만큼, 브랜드와 관련된 자연스럽고 소소한 이야기는 고객이 브랜드를 소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와 취향을 은근슬쩍 흘려보내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를 브랜딩을 강화하는 또 하나의 매개로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축해 나가면 어느 시점에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판이었나?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그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면접을 보는 직무와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범위와 방향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29cm라서 그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9cm여서 그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성공시킬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다고 판단했다. 같은 커머스 플랫폼이어도 모기업인 무신사나 경쟁사인 W컨셉은 불가능할 거라고 분석했다.두 플랫폼은 29cm만큼 쌓아온 이야기가 없었고 쿠폰이나 포인트는 로열티와 동의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적절하거나 방향이 엇나간 답을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답변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혹은 내 답변이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질문을 던진 사람만이 안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두 사람과의 면접에서 받은 두 가지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찝찝했던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간 쌓아 올린 커리어의 결과물인 포트폴리오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만들어온 사람으로서 작금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바라보는 시각, 다시 말해 내가 만들어온 나의 과거와 현재를 보는 나의 시선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 트렌드와 결이 어긋나 있는 걸까?내 커리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고 자부해 왔다. 그래서 찝찝한 걸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 “어떻게 자기 생각과 감정을 모를 수 있느냐”, “본인의 감정과 기분은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거다’라며 강하게 주장해 왔던 나였다. 머쓱해졌다. 난생처음 내 감정을 내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의 내릴 도리 없는 막연한 느낌.지금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렇다.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가 말한 ‘어이가 없다’는 감정과도 유사한 것 같지만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흐릿하고 찝찝하며 불쾌한 것 같은 느낌이다. 털어놓고 기록하며 되돌아봐야겠다는 행동을 이끈 느낌이다. 커리어에 있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그간의 일들을 하나씩 곱씹어 보기 시작했다.
01화 '지금 내 기분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한 개인의 커리어를 주제로 써 내려가는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스무 편 정도로 구성한 논픽션 <에디터, 아직도 기로에 서다의 프롤로그 격 에피소드로 작성했습니다.
사회인이자 직장인으로서, 매거진 에디터이자 브랜드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케터로서, 무엇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밟아온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러나 관련 업무 종사자나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교훈이나 지침, 가이드를 제안하려는 목적은 없습니다.
그저 다시 또, 아직 기로에 서 있는 제 모습이 답답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뭔가를 끄적이고 싶었습니다. 기왕 끄적일 거면 그래도 잘 다룰 수 있는 텍스트로 정리해 기록해 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껏 취직과 이직을 위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제외한다면 제 이야기를 어딘가에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멋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세상과 시대를 견뎌내는 한 사람으로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당사자이자 주인공이 된 <에디터, 아직도 기로에 서다에는 오롯한 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한 편당 5분 남짓한 이야기를 읽고서 이런 사람도, 이런 삶도, 이런 경험도 있을 수 있겠구나, 정도로만 공감해 주신다면 더없이 좋을 따름입니다.
* 메인 사진을 포함한 본문 내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해 사용했습니다.
** 초록색 밑줄 문장에는 참고할 수 있는 링크를 삽입해 두었습니다.
*** 회색 "따옴표" 문장은 상대방이, 파란색 "따옴표" 문장은 제가 한 말을 표시한 형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