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막걸리 잔 속 귀걸이
전 남친과 헤어진 후서울에서는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제주에서는 머리를 대기만 하면 잠들었다. 기절하듯 잠들었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침 9시가 되어서야 겨우 침대에서 일어났고, 그런 희주를 보며 맞은 편 침대에서 정민이 화장을 하며 물었다.
“언니, 조식 드실래요? 여기 조식 커피랑 토스트, 알아서 해먹는 거더라고요.”
“아, 조식.. 네, 같이 나가요.”
아직 눈도 다 뜨지 못한 채로 희주는 정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는 더듬더듬 일어나 방 안에 걸린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았다.어제보다 두배는 부은 얼굴. 어제 밤 막걸리를 실컷 먹은 여파가 고스란히 얼굴에 남아있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거울을 보며 부은 눈 끝을 억지로 끌어당겨 보았다. 팅, 손을 놓자마자 다시 부은 얼굴로 돌아갔다.
희망이 없는 얼굴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후드점퍼를 입고 후드 모자를 얼굴 위로 뒤집어 썼다. 바로 옆에 완벽하게 단장을 마친 정민과 비교가 되어 초라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며 정민과 함께 방문을 열었다.
거실에는 이미 몇 명이 토스트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커피 머신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자 낯선 것 안에 익숙한 것이 반짝이는 게 보였다. 커피를 따르기엔 안 어울리는 구리빛 막걸리잔과 그 안에 들어있는 귀걸이 한 짝.
“이거 ..?”
“그 귀걸이 희주씨 꺼 에요? 오늘 아침에 보니까 거기 있더라구요. 어제 깜빡하고 놓고 들어가셨나보다.”
희주가 귀걸이를 들자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던 민국이 말했다. 민국의 말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고개를 끄덕이며 귀걸이 한 짝을 다시 귀에 끼웠다. 막걸리 잔 안에 대충 던져진 귀걸이가 꼭 누가 찾아줬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숙취 때문인가, 희주의 가슴이 조금 울렁거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따뜻한 커피를 마시려던 것을 포기하고 컵에 얼음을 가득 담은 채 커피를 부었다. 차갑게 식은 커피가 목으로 들어오자 속이 조금 진정되는 듯 했다.
“언니 연박이죠? 오늘 어디 갈 거예요?”
어느새 토스트 2장을 구워 테이블에 앉은 정민이 희주에게물었다. 희주는 커피를 들고 정민의 맞은편에 앉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연박은 맞아요. 근데 갈 곳은 딱히 .. 멀리 안가고 그냥 근처 돌아다니려구요. 렌트도 안 했고.”
“그럼 언니 저희랑 같이 다니실래요? 오늘 세화 오일장 서는 날이라구 해서 여기 충원오빠랑 같이 가기로 했어요!”
해맑게 말하는 정민을 보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살짝 웃어보였다.어제 밤 부터 느낀 거지만 정민은 붙임성이 좋았다. 올해 회사를 처음 들어갔고, 아직 사회생활을 많이 안해서 그런건지 모두에게 친절하고 해맑았다. 정민의 말에 옆에서 토스트를 먹고 있던 충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표했고, 얼굴을 보니 어제 정자에서 옆에 앉아있던 남자였다.혼자 다니면 전 남친 생각이 더 많이 나려나, 싶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고개를 끄덕였다.
조식을 먹고 난 후 셋 이서충원의 렌트카를 같이 타고 여행이 시작됐다. 충원은 제주가 처음이라고 했고, 정민은 3번째라고 했다. 최근에 제주에 빠져서 자주 오게 되었다며 충원의 옆 자리에 앉아 가이드를 자처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뒷 좌석에 앉아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었다. 정민이 26살, 충원이 29살, 희주가 31살. 어디 가서 막내는 아니어도 최고령자까지는 아니었는데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문득, 나보다 많다고 했던 그 사람은 몇 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금세 지웠다.
세 사람은 세화 해변에 차를 세우고 오일장으로 걸어갔다. 멀리 보이는 오일장 앞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잔뜩 몰려있었다. 오일장에 가서 귤이라도 한 박스 사서 집으로 보내야 하나, 여름이라 귤은 없을텐데 그럼 뭘 사지 하는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하며 걷고 있을 때였다.
“세 분! 어디 가세요?”
해변을 따라 걷고 있는 세 사람 옆으로 먼지가 잔뜩 묻은,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SUV 한대가 멈춰 섰다. 그리고 보조석 창문으로 민국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고 그를 보자마자 정민이 꺅, 하고 소리를 지르며 반갑게 인사했다.
“주인장님! 어떻게 여기서 만나지?!”
“저도 청소 끝내고 오일장 장보러 왔어요. 재헌이랑 같이 만들 것도 있고 해서.”
주인장이 말을 하며 가리킨 운전석에는 재헌이 앉아있었다. 하지만 재헌은 흘깃 세사람을 보고 눈인사만 한 채 운전대를 잡고 앞만 바라봤고 민국이 핀잔을 주듯 그런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저희 지금 오일장 가서 구경하려구요! 같이 가실래요?”
“저희는 장만 보구 금방 들어가야 하긴 하지만, 좋아요. 걸어가고 계세요, 저희도 이 근처에 차 세우고 갈게요.”
정민과 이야기를 한 후 민국이 재헌에게 뭐라고 하자 두 사람이 탄 차는 오일장 바로 옆 카페에 멈췄다. 주차 후귤과 동백 그림이 그려진 에코백을 들고 내리는 재헌을 보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순간 풋 하고 웃고 말았다. 저런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사람일 줄이야.
“저 가방 진짜 안어울린다, 그죠?”
정민이 희주 옆으로 가까이 다가와 귀에 속삭였다. 커다란 팔뚝 사이에 끼인 에코백이 터질 것 같아 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민의 말에 동조를 표했고, 두 사람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웃음 소리에 재헌이 뒤를 돌아보자 두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무표정을 지었고, 재헌은 그런 둘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보란 듯이 에코백을 더욱 힘주어 어깨에 울러맸다.
오일장은 없는 것이 없었다. 과일부터 생선, 채소, 슬리퍼, 몸빼 바지 등등 파는 물건 만큼이나 사람도 많았다. 민국이 생선과 야채 쪽으로 가자 정민과 충원이 따라갔고, 희주는 여름용 냉장고 바지나 하나 살까 하고 옷들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아!”
단체 관광객 한 무리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치고 지나갔고, 순간 휘청거리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몸이 뒤에 서있는 누군가에게 부딪히듯 기대고 말았다.
“죄송합니… 다…”
꽤나 넓고 단단한 데 부딪혔다고 생각했는데, 희주를 잡아 준 건 재헌이었다. 희주는 자신의 양 팔을 잡은 재헌의 팔뚝을바라보았다. 어제도 생각했지만 잔근육이 꽤나 탄탄한 몸이었다.
“너무 정신 없이 보는 거 아냐?”
“네?!”
재헌의 말에 순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깜짝 놀라며 시선을 돌렸다. 아니, 그거 좀 잠깐 쳐다봤다고 무슨 말을 저렇게 …
“무슨 몸빼 바지를 그렇게 열심히 보느라 사람들한테 부딪히는 것도 몰라?”
“아 …”
재헌이 손가락으로 희주가 보던 냉장고 바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이 아니었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오해한 자신이 부끄러워져 냉큼 냉장고 바지 하나를 손에 움켜쥐며 말했다.
“아니, 뭐 여름에는 필요하니까. 오늘 입으면 딱일 것 같기도 하고...”
“빨간 꽃무늬, 딱 이네.”
재헌이 피식 웃고서는 다시 오일장 안 쪽으로 들어갔다. 그런 재헌의 뒷모습을 보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 괜스레 빨개진 얼굴을 부채질 하고서는 냉장고 바지를 계산하고 빠르게 그의 뒤를 쫓아갔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정민과 민국, 충원이 같이 장을 보고 있었고 희주도 재빠르게 그들에게 합류했다.
“저희는 할 일이 있어서 들어가 볼게요, 세 분은 이제 어디 가세요?”
에코백이 한 개가 아니었네. 양 팔 가득 터질 것 같은 에코백을 든 재헌을 보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랫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재헌은 전혀 희주 쪽을 바라보지 않은 채 에코백을 들고 민국을 기다리고 있었고, 민국의 질문에 정민이 대답했다.
“저흰 이제 사려니숲길 가려구요! ”
“사려니 숲길 좋죠. 오늘 같은 날씨에 걸으면 시원하고 좋아요. 세 분 다 오늘 저녁 파티도 참석하시는 거죠?”
“그럼요!”
민국의 말에 정민과 충원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대답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역시 그런 두사람과 민국을 보다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민국이 잘 다녀오라며 인사 한 후 두 사람은 차를 향해 떠났고, 정민과 충원,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역시 오일장을 나와 해변에 세워둔 차를 향해 걸어갔다.
“언니!! 오늘은 마당에서 바베큐 한대요!!”
사려니 숲길을 걸은 후 세 사람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희주가 씻고 도미토리 방 안으로 들어오자 그새 옷을 갈아입은 정민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마당에서 바베큐라, 희주도 한 번 쯤은 해보고 싶던 것이었다. 창문 너머로 마당을 보니 민국이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바베큐 기계에 숯을 넣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거울 앞에서 스킨과 에센스를 바르고, 선크림을 바르고, 쿠션 팩트도 팡팡 두드렸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며 파우치 안을 보다가 ‘마지막 날이니까 뭐’ 라고 중얼거리며 마스카라와 쉐딩, 블러셔, 틴트를 꺼냈다.
“고기는 계속 구워드릴테니 쭉쭉 드시면 됩니다~~”
오늘은 여자 도미토리도 만실이었다. 여자 4명, 남자 4명이 미팅하듯 테이블에 나눠 앉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정민 옆, 충원의 맞은편에 앉았다. 8명이 모두 앉자 테이블이 꽉 찼다.
“주인장님! 자리가 없는데?!”
“전 어차피 고기 계속 구워야해서 못 앉아요. 오늘 참석인원 다 오셨네! 다들 얼른 드세요!!”
정민의 말에 민국이 연기를 피해가며 말했다. 다들 미안해 하면서도 막걸리를 들고 잔을 채우기 시작했고 희주도 막걸리를 한잔 받았다. 잔을 든 채 흘깃 마당 앞 대문 쪽을 봤지만 재헌은 나타나지 않았다. 막걸리와 함께 고기도 먹고, 과자도 먹고, 다시 모두가 짐을 챙겨 항구 정자 쪽으로 갈 때까지 대문 앞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음날 체크아웃을 하고 서울로 올라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