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p 26. 2022
맘충의 탄생
"애가 그럴 수도 있죠."
아기와 외식을 나가려면 준비 할 게 참 많다.
우선 검색부터 시작된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먹을 만한 메뉴를 파는 곳부터 물색한 후 그 곳이 아이를 받아주는 곳인지, 하이체어나 아기 식기 등을 제공하는 곳인지 등을 확인하고 예약한다.
식당에 도착해선 최대한 구석진 곳에 자리 잡아 다른 손님들에게 민폐가 안가도록하고 구비해간 물티슈와 턱받이 등 장비들을 신속하게 꺼내 아기 자리를 세팅해야 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먹을 것들을 식판에 꺼내주고 무료 카지노 게임가 얌전히 있는다면 우리 부부는 신속하게 식사를 하기 시작해야 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집중도가 떨어져 짜증을 내고 안아달라 징징대기 시작하면 곧바로 교대식사 체제로 전환한다. 한명이 무료 카지노 게임를 안고 밖으로 나가 놀아주고 한명은 식사를 신속히 마쳐 바톤을 터치한다. 마지막으로 식사를 마친 후 자리를 정리정돈 한 후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온다.
참으로 번거롭기 짝이 없는 절차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부부는 외식을 선호한다.
집에서 밥하고 뒷정리하는 과정도 번거롭기는 매한가지일뿐더러 우리도 집밥이 아닌 다양한 음식을 먹고싶기 때문이다.
가끔 외식 중 아이가 평소보다 심하게 징징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땐 곧 바로 맘충소리를 듣기 싫어 급하게 아이를 안고 사장님과 손님들께 죄송하다고 말하며 밖으로 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가끔 돌아오는 말이 있다.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요즘 세상에 쉽게 듣기 힘든 말이어서 그런지 송구하고 또 송구한 엄마의 난감한 마음에 한줄기 위안이 되는 말이다.
내가 어린시절에는 저 말이 지금보다 더 많이 들렸던 것 같다. 골몰에 무료 카지노 게임들을 풀어놓으면 지들끼리 신나게 놀고, 평상에서 수다떠는 어르신들이 자연스레 무료 카지노 게임들을 봐주며 서로 엉키고 설키며 온 마을이 무료 카지노 게임를 봐주던 시절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선 저 말을 하는 주체가 종종 부모가 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뛰놀거나 만지면 안될 것을 만지고 다른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폐를 끼치며 놀아도 부모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기가 눌릴 수 있다며 무료 카지노 게임를 방치한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
"애가 그럴 수도 있지."
같은 말이지만 "(남의) 애가 그럴 수도 있지."와 "(내) 애가 그럴 수도 있지."는 듣는 이로 하여금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전자가 무료 카지노 게임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면 후자는 내 애만 감싸고 도는 이기적인 행태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난 맘충이 아니에요"
결국 공공의 이익보단 내 애의 기눌림이 걱정인 몇몇 부모들의 이기적인 행태는 특정 집단을 싸잡아 혐오하게 만드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고 '맘충'이란 단어를 만들어냈다.
맘충에 대한 거부 현상으로 '노키즈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엄연한 사회 일원인 아이와 그 아이의 보호자에 대한 거부를 강력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한 엄마들의 반감은 '노쇼'로 표출됐고 이는 맘충의 일그러진 모성애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더 힘을 보태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금 완화된 현상으로 '키즈케어존'이 등장했다. 이는 '아이가 들어오는 건 괜찮지만, 부모 등 보호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노키즈존과 같이 무조건적인 거부는 아니지만 여전히 전제로 아이와 그 보호자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
엄마가 되기 전 나 역시도 노키존을 선호했고, 우당탕탕 제멋대로 통제불능인 아이들이 불편했으며 그런 아이들을 제대로 훈육하지 못하는 엄마들을 무능하게 바라보았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 할 수 있는 건 이미 만들어진 맘충의 카테고리에 묶여지지 않도록 조금 더 조심하며 내 아이가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난 맘충과 달라요.'를 어필하는 수밖에 없었다.
맘충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시선이 팽배한 상황에서 엄마들은 맘충이란 전제하에 '난 맘충이 아니에요'를 증명해야 하는 실험대에 놓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