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비니에게
몇 날 며칠 한 가지만 생각을 한 적이 혹시 있었니? 이번 일을 결정하면서 그랬으려나? 게다가 지난주부터 어제까지가 시험 기간이었다면서?일이라는 게 그래. 날씨하고 꼭 같아. '갑자기' 몰아 쳐. 그렇지? 애 많이 썼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의 영역에서 결정을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게 자기와의 끝없을 것 같은 대화가 있어야만 가능하잖니.
만약 이번 결정처럼 마감 시한이 정해져 있고, 최종 선택은 스스로 해야 하고, 게다가 시간과 비용의 손실과 리스크가 따라올 수도 있다면 더더욱. 걷는 중에도, 먹는 중에도, 일을 하는 중에도 그 생각만이 좇아 다닐 테고. 어쩌면 자기선택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시뮬레이션이 몸과 마음의 휴식 시간에도 꿈속에서 작동할지도 모르지.
그런 선택을최종 만족스럽게 했다고 하니이제 아빠 마음이 좀 마음이 편안하다. 하지만오랫동안 - 사실 물리적인 시간은 양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짧은 기간에도 신경 쓰고, 몰입한 정도가 깊으면 결코 짧지 않게만 느껴지니까 - 공들인 일을 끝내 놓고 홀로 남으면 가끔 허전함이 찾아온단다.
하니가 그러더구나. '오빠 치킨 시켜 먹었'다고. 최종 결정을 하고 난 뒤 우버 잇츠 배달원이 문 앞에 두고 간 치킨을 집 안으로 옮기면서, 홀로 치킨 조각을 삼키면서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아빠 혼자 잠시 생각을 해봤어. 그러면서 순간네 모습이 어린 내 모습과 오버랩이 되더구나. 나라면 어땠을까?
성장의 과정을 끊임없이 비교할 수 있는 광대한 미술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직면할 수 있는 천상의 도서관,
지나온 시간들로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거대한 타임캡슐,
내 열정에 내가 가장 먼저 반해버릴 수 있는 파노라마 콘서트홀,
달빛과 햇빛, 눈과 비로부터 신체를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쉼터,
개성을 마음껏 발산하는 연습을 충분하게 해 볼 수 있는 성찰의 놀이터,
잘 못 쉬어도 잘못 쉬어도 언제나 자신을 가장 먼저 돌봐야 하는 친절한 상담소,
낮과의 대면온라인 카지노 게임 상실된 자아를 충전하고 심리적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휴양지,
보금자리 nest다.'새가 알을 낳거나 살기 위해 풀, 나뭇가지 등을 엮어 만든 둥근 모양의 집'. '지내기에 매우 편안하고 아늑한 곳'.너희 둘이 지낼 새로운 집을, 너희들이 서로 같은 마음으로 여유를 갖지 못한 짧은 기간만에 잘 마련한 듯하여서 말이야.그런데 이번에 너희들 보금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참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던 것 같구나. 서로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표현을 잘하지 않는 너조차'다 내 덕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말이야.스스로를 많이 쓰다듬어 주었을 거라 믿는다. 자신이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은 살다 보면 꽤나 소중한 시간들이거든. 스스로를 믿는 힘이 길러지니까. 그래야 자기를 믿고 (선한 방향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네 안에서 꺼지지 않을 테니까.
덕(德)
'도덕적, 윤리적,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인격적 능력. 공정하고 남을 넓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나 행동.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착한 일을 하여 쌓은 업적.' 한자 사전에서 말하고 있는 '덕'의 의미야. 그렇게 읽히겠지만 '덕'은 단순히 착하거나 도덕적 규범을 잘 따르는 것을 넘어, 사람이라면 갖춰야 할 숭고한 가치와 이상을 의미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신뢰의 마음에는 온갖 덕이 내포되어 있다. 학자는 자유로워야 한다. 자유롭고 용감해야 한다. "자기 자신의 본성에서 나오지 않는 한 어떤 속박도 받지 않는다"라는 자유의 정의에 부합할 정도로 자유로워야 한다. 용감해라. 왜냐하면, 공포는 학자가 그의 직분상 당연히 버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포는 언제나 무지에서 솟아난다. 만일 위험한 시기에 처하여 그의 평정한 태도가, 애들이나 여자처럼 자기도 수호를 받는 계급이라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것은 수치이다."_ <에머슨 수상록(에머슨, 2009, 서문문고, p.158)
지난번 편지에서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자. 이틀이 채 걸리지 않은 시간 동안 너는1, 3, 4, 5번이라고 칭한 집을 다 돌아다니면서 캐나다인, 홍콩인, 중국인, 헝가리인, 독일인 호스트를 만나고 개수대와 화장실 물을 (동시에) 틀어 보고, 보일러 실과 다용도 실까지 꼼꼼하게 챙겨보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다 찍었 우리 셋에게 공유해 주었어.
2번은 연락이 오지 않아 못 봤다는 말과 함께. 그런데 안 봐도 될 것 같다면서 말이야. 헝가리인 호스트가 올려둔 사진상 그다지 마음에 끌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렇게번호마다우리의 의견을 보내는 과정을 이틀 정도 했던 것 같구나. 그러는 동안 예산 범위, 다양한 국적인 호스트의 강조 사항 -이 부분이 중요했던 게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자라고, 성장한 지역의 문화온라인 카지노 게임 몸과 마음에 밴 것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
여기에 가장 중요한 추가 비용 발생 부분 - 전기세, 물세, 인터넷, 세탁기, 건조기 등 각종 유틸리티 비용의 포함 여부 - 등을 고려하고 또 고려했지.하지만 무엇보다 네가 강조한 부분이 바로 대학생활을 낯선 곳온라인 카지노 게임 처음 시작하는 하니 입장온라인 카지노 게임 '학교-집-다운타운'간의 이동 동선의 소요 시간, 교통수단,늦은 귀가 시간의 안전성 등에 대해 구체적인 너의 의견을 제안했던 부분이 아빠 마음에는 너무나 감사하게, 대견하게 와닿았단다.
그러다 너와 하니는 최종 1번 집으로 결정을 했고, 엄마와 아빠도 그렇게 동의를 했었어. 사실 그날 저녁, 우리 셋도너처럼 치킨 한 마리 시켜놓고 며칠간의 피로(?)를 풀었었거든. 그런데 그다음 날, 일어나 보니 우리 최종 결정은 생각지도 않았던 '2'번 집으로 바뀌어 있더구나.너의 마음 변화에 하니도 동의한 결과였다는 건 엄마한테 나중에 들어서 알았어.
갑자기 걸려온호스트 할아버지의 전화를 외면하지 못했을 거고,하는 일을 멈추고 버스로 40분인 그 거리를 단박에 달려갔을 테고,다른 집들처럼 그렇게 꼼꼼하게 보고 또 보면서 동영상을 찍어 보냈을 테고,친구와 둘만 사시는 친절하고 인상 좋은호스트 할아버지의 말투에 흔들렸을 테고,그다음에는네 속으로 '최종 결정'한 집과의 이런저런비교가 비교되지 않았을 거야.
결국에는 그 집을 모르고 '1'번을 계약했더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잖니.아빠는 다시 한번, 네 마음이 흔들린 그 변화 과정에서 정말로 너의 '덕'이 발현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그게 네 안에 쌓여 있는 '덕'이라는 것을 말이야. 그 마음의 출발점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신뢰야. 너에게 가장 큰 믿음을 준 존재는 바로 너였던 것이란다!
아빠는 생각지도 않은, 기대하지 않은 일이 정말 '운'좋게만 해결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거든. '자기 충족적 예언'을 너희 어릴 때부터 자주 이야기했던 이유 중 하나야. 긍정적인 기대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반대도 마찬가지인 거고. 거기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신뢰에 덧붙여서 실제로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을 키운 거란다.
그러면서 너는 스스로 알게 되었겠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너의 내면에서 작동하는 '너의 기준 요소'들의 랭킹들을. 요소들의 우선순위를 스스로 매기면서 작동했을 감성과 이성사이에서의 과정을 잘 기억해 두거라. 이건 너만 아는 것이고, 앞으로 있을 더 크고 더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될 때 다시 써먹어야 할 너만의 것들이니까.
우연하게 '얻어걸렸다'로 결론지으면 다음 선택이 더욱 어려워진단다. 지난 편지에서 썼던 것처럼, 앞으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마감시한이 임박한 일들은 더 자주, 더 많이 일어날지도 모르거든.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말이야.
비니야. 에머슨이 이야기한 '학자'가 아빠에게는'배우는 사람'이라고 읽힌단다. 낯선 나라에서 배움을 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과정. 그 자체가 너를 배우고,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자기가 자기를 가장 먼저 믿고 밀고 나가는 힘이고.
마치 네가 좋아했던 다양한 모양의 테트리스 조각같은 '덕'이 그 힘 안에서 차곡 차곡 잘 쌓여 필요할 때, 중요한 순간에 발현될 수 있도록 쌓이는 것이야.그 힘이 하니가 남겨준 쪽지에 쓰여 있던 '부모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잘 터득하는 길이고.
하니와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그 방법을 찬찬히 잘 터득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배우고 싶은 세상을 마음껏 경험해 보거라. 전화 자주 하자.
[지담_글 발행 예정 요일]
토(외출전 발행) : 아빠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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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월요일 새벽에는 브런치 성장 일지 [브런치 덕분에]를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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