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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 Feb 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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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의 유산 ]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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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비니하니에게



외할아버지가 일곱 살이시던 1950년. 세계 인구의 약 30%가 ‘도시’에 살았었데. 그런데 비니가 태어나기 일년 전인 2020년에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구나. 그러는 사이 100만 명 이상이 함께 모여사는 ‘도시’는 전 세계적으로 69개에서 494개로 6배가 넘게 늘었지. 아빠와 너희들도 그 숫자속에 포함되어 살고 있고.


열일곱이 되기전까지 자연에서 살았던 아빠는 오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도시’가 낯설어. 너희들이 가끔 물었었잖아? ‘아빠는 서울에서 살고 싶지 않으셨어요?’하고. 결혼을 통해 너희를 만나기 전에는 계속 서울에서 살았었어. 그러면서도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의 결과에서 흘러 넘치는 편리성이 낯설었지. 거대한 빌딩들 사이로 오가는 수많은 이들 사이에서 마치 작은 공기 입자 하나처럼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가 쉽지 않았단다.


그러면서


외곽보다는 중심,

싸보다는 인싸,

비주류보다는 주류,

동조보다는 주도,

약자보다는 강자,

소수보다는 다수!


에 포함되기 위해 한 순간도, 단 하루도 허투르 보내려 하지 못했었지.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꿈도 크게 가져야 하고, 속은 몰라도 겉만큼은 잘나야 한다는 생각에 늘 머릿속은 안개가 자욱하면서도 아빠만의 카지노 게임리그를 꿈꾸느라 늘 바빴어. 그렇게 무의식 속에서도 마이너보다는 카지노 게임를 원했지. 그렇게 지금껏 살아오다 너희들을 만나 키우면서부터 다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단다. 아니, 자연스레 그런 물음에 내 안에서 올라오더라.


카지노 게임 뭐고 마이너는 뭐지? 우선은 의미 그대로 해석해 볼게. 자주 이어폰으로 음악을 즐겨 있지, 요즘도? (볼륨 좀 낮추고 듣는 거지?) 메이저, 마이너는 원래 음악에서 사용되는 용어야. 메이저 Major는 밝고 긍정적인 느낌을 전달하는'장조', 마이너 Minor는 어둡고 슬픈 느낌을 만들어내는'단조'.




느낌이 전달되지? 카지노 게임와 마이너라는 표현은 음악적 개념들을 삶의 방식에 그대로 적용해 버린 이분법적인 사고일 뿐이야. 마치, 외향적인 성격이, 남자가, 돈이 많은 이들이, 선진국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생각들이란다. 이런 생각들은 영어라는 특정 언어를 쓰는 권역에서 다양한 방식의 채널을 통해 문화적으로 전파되어 우리의 무의식 속에 넣어진 것이란다. 아빠가 가끔 물었던 질문 중 하나가 이거였잖아.


'네 생각은 네 생각이 맞아?'


세상에서 정말 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우리는 아빠가 그렇듯, 너희들이 지금 특정 학과를 선택해서 공부를 하고 있듯 특정 분야에서 특정한 역할로 제대로 쓰이는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잖니.


제도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베트남어를 잘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겠지? 그러면 베트남어를 잘하는 사람은 마이너인가? 수학은 못하지만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사람은 카지노 게임야 마이너야?


말이 안 되는 것을 느끼지? 비교 불가잖니. 왜? 장르가 다르니까. 비둘기로 태어난 비둘기한테 수영을 못한다고 마이너라고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바오바브 나무를 우리 집 화분에다 심어 놓을 수는 없는 거잖니.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고.


세상은 자기만의 향기를 가진 사람을 원해. 이 세상은 그런 '소수'의 사람들이 밤새 고민한 창조적 행위에 의해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왔고 앞으로도 나아갈 거야. 그 시대를 '다수의' 대중들이 수용한 것이고. 그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전부이지.


무엇이 되건, 어떤 역할을 하건, 어떤 장르에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건 간에 먼저 자신의 향기를 스스로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그래야 너희가 선택한 장르에서 실력은 카지노 게임를 지향해야 하지만, 너희는 마이너가 되어야 한단다.




카지노 게임 밖으로 에너지를 쓸 때 마이너는 안으로 에너지를 채우면서,

카지노 게임 거울을 볼 때

마이너는 사람을 보면서,

카지노 게임 시류를 잘 탈 때

마이너는 자신을 잘 타면서,

카지노 게임 드러내는 음역을 담당할 때 마이너는 균형 잡는음역을 담당하면서,

카지노 게임 지키려 애쓸 때

마이너는 버리려 애쓰면서,

카지노 게임 속도를 주도할 때

마이너는 방향을 주도하면서,

카지노 게임 획일적인 집단성을 즐길 때, 마이너는 취향과 개성을 즐기면서,

카지노 게임 간섭과 압력을 도구로 사용할 때,

마이너는 의지와 신념을 사용하면서,

카지노 게임 노하우와 요령을 공유할 때, 마이너는 취향과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카지노 게임 막다른 광기를 강요할 때, 마이너는 숨겨진 똘기를 공유하면서,

카지노 게임 주류의 문제점을 흔쾌히 간과할 때, 마이너는 삐딱하게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카지노 게임 돈이 되는 의미와 가치만을 골라낼 때,

마이너는 소외된 가치와 의미를 자꾸 재발견하면서,

카지노 게임 주류의 삶의 방식을 디지털화하는 데 열중할 때,

마이너는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아날로그화 하는 데 집중하면서,


카지노 게임가 행위로 자기 가치를 발할 때 마이너는 존재 자체로 세상 가치를 발산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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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凡人)은 그가 하는 것으로써 바치고, 고결한 사람은 직접 그 존재로써 바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슨 까닭일까. 왜냐하면 본성이 심원한 사람은 그 행동이나 말로써, 그 안색이나 거동으로써 우리들 속에 화실(畵室) 가득한 조각이나 회화가 호소하는 것과 같은 힘과 미를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에머슨 수상록(에머슨, 2009, 서문문고, p.103)


존재 자체로 빛나는 사람!


잠깐 너희들의 가슴속에 이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거라. 인품, 성품, 깊이가 너희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감동을 선사하는 사람을.


너희 둘이 엄마, 아빠한테 주는 의미처럼,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영 박물관에서 만났던 수많은 예술 작품들처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니? 단순히 행위로만 평가받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존재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 될 것인가? 고결한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내면의 깊이를 더하고 인품을 수양하는 것에서 시작된단다.



우리가 같이 감동받으며 봤던 오래된 영화 '세 얼간이'를 기억하니? 특히, '란초'!. 란초는 사회가 정해 놓은 틀 안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지.


문제를 배운 대로 풀지 않고 풀어내는데서 배워.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것이지. 물질적 성공보다 내면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얼간이'들이 주문처럼 외쳤던 말 기억하지? 웃긴데, 눈물 나는 음악과 함께 외쳤던 알/카지노 게임/웰(All in Well).


단순한 낙관주의를 넘어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잃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이었어.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하겠다는 의지!!



자기 삶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다수에 묻혀 살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단다. 아빠가 글을 쓰는 이유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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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카지노 게임에 포함되어 있는 듯 없는 듯 희석되는, 남이 하는 것은 무작정 해 따라 해 보려는 무색무취의 삶에 안주하지 말고, 너만의 세상을 깊게 파고 흠뻑 빠진 후 세상에 이로운 영향을 끼치는 삶을 살아라!




[지담_글 발행 예정 요일]

토(외출전 발행) : 아빠의 유산

(외출전 발행):아빠의 유산

(출근전 발행): 모괜당(모든 게 괜찮아질 당신)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월요일 새벽에는 브런치 성장 일지 [브런치 덕분에]를 발행합니다)

(출근전 발행):모괜당(모든 게 괜찮아질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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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전 발행):고3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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