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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에 Feb 04. 2025

내 감각을 글 쓰는 데 사용하는 동안 무료 카지노 게임.....

[ 모든 게 괜찮아질 당신 ] 05


재래시장에서 막 사온 찰랑거리는 오징어를 쓱쓱 썰어 전날 밤 미리 소금에 살짝 절여 두툼 길쭉하게 썰어 놓은 무채를 뒤섞어 무쳐 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어제 이미 오늘의 저녁 식탁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 따님은 옆에서 마른 김을 프라이팬에 살짝살짝 구웠다. 여러 번 해본 듯간장에 살짝 냉수를 타서 슴슴하게 소스를 만들었다. 구워지는 김 냄새가 발코니까지 달려들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며칠 전 마트에 들렀을 때 사가지고 와 넣어 둔 브로콜리를 살짝 데쳐 큼직큼직하게 썰어 크리스마스트리가 바닥에 그려진 접시 위에 수북이 올려놓았다. 그런 후 아침에 배달되어 온 국산콩 두부를 크게 썰어 들기름에 구워 냈다. 약한 불에 한참 동안 노릿노릿하게. 며칠 전부터, 어젯밤까지 오늘의 저녁 식탁을 미리 염두에 둔 것이었다. 주말에 내놓은 무료 카지노 게임표 충무 김밥이다.




"어떻게 이렇게 딱 떨어지게, 깔끔하게 먹냐?


김 한 장,

밥 한 덩어리,

볶은 오징어 한 조각!"



충무 김밥 재료들을 하나씩 김에 싸 볼을 실룩거리고 눈을 휘둥그레 뜨는 따님이 야무지게 저녁밥을 먹다 말고 외쳤다. 밥그릇, 국그릇, 반찬 접시를 설거지 한 듯 비워내기 일보 직전이라며, 스스로 기특해하면서 말이다. 깔끔하게 빈 그릇들을 보면서 무료 카지노 게임도, 따님도 흡족해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만도 않았다.



사실 이번 식탁위에 오른 무료 카지노 게임의 또 다른 도전은 000 김치였다. 내 앞에 있던 접시에는 데친 브로콜리 한 조각, 들기름에 구운 두부 구이 한 조각, 그김치 조각이 아직 남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따님이 외쳤던 것들에, 따님은 내 눈에 들어온 것들에 눈길이 가지 않았을 뿐이다. 당연히 좋아하는 게, 원하는 게, 흡족하다고 느끼는 게 다른 것이었다. 그런 우리를 늘 아우르는 이가 무료 카지노 게임다.



자신도, 나도, 남매도 밖에서 (사) 먹으면서 쾌재를 부른 메뉴가 있으면, 어느 사이 무료 카지노 게임의 손을 거쳐 우리 집 식탁에 오른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그 도전을 아주, 자주 즐긴다. 그 돈이면, 그 양이면 만들어 먹는 게 낫다, 고 에둘러 표현하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그럴 때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꽃이 된다.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선택한 시기에, 자기 향기로, 자기 모양으로 피어나는 꽃.




'(약속을 처음 하던 시점에는 당연히 남매가 태어날지는 몰랐지만) 남매들 앞에서 이런저런 훈화를 할 때 무료 카지노 게임와 내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사전에 조율한다. 조율이 안 될 경우에는 한쪽의 의견을 먼저 따른다. 그런 후 둘이 있을 때 제대로 다투어 조정한다.'




결혼하기 전. 무료 카지노 게임와 했던 여러 가지 약속 중에 처음부터 지금껏 시종일관 자신 있게(!) 지키고 있는 (어쩌면 유일한) 약속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남매들이 공부에 다가가게 하는 관점에서. 이 약속은 남매들과 이런저런 충돌이 예견되는 '사태'에서마다 무료 카지노 게임와 나는 (미리) 서로의 약속을 확인하기를 수도 없이 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한때 혼자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도 나와 같이 글을 쓰는 사람으로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 고. 글로 싸우고, 글로 화해하고, 글로 마음을 나누고, 글로 의식을 공유하고, 글로 계획하고, 글로 사랑을 더 밀도 높게 나누고, 글로 각자의 진짜 자아를 나누고, 글로 서로의 삶을 더 끓어 넘치게 끌어 주면 어떨까, 하고.



같은 공부를 하고 같은 일을 하는 동갑내기 무료 카지노 게임는 지나면서 보니 내가 이런 생각을 혼자 골똘히 하는 동안, 글을 쓰려고 관찰하고 메모하면서 옆으로 쓰러져 기능을 상실하다시피 한 감각의 촉수를 걸으면서, 찍으면서, 읽으면서 그리고 새벽마다 하나, 하나 정성껏 세우고 또 세우는 동안 무료 카지노 게임의 감각은 언제나 (식재료를 탐색하는) 상상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온 세상의 식재료들이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을 상상하고,

온 세상의 식재료들이 선명한 색감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상상을 하고,

온 세상의 식재료들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꽃향기가 되는 상상을 하고,

온 세상의 식재료들이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뺨을 스치는 상상을 하고,

온 세상의 식재료들이 심장의 고동으로 온몸에 울려 퍼지는 상상을 하고,

온 세상의 식재료들이 식구들을 영혼까지 살 찌우는 상상을 하고 또 하고,




며칠 전 우연하게 들렀던 한식당에서 맛보았던 김치. 주문한 콩비지 찌개, 버섯 들깨탕, 떡갈비 정식에 어울리지 않을 듯 잘 어울렸던 밑반찬이었다. 다른 반찬은 다 리필이 되지만 그 김치만은 되지 않는다고 먹기 전에 무료 카지노 게임가 일러 주었던 김치다. 그런데 그 맛을, 아니 더 새콤하고 아삭하고 입맛 돌게 이틀 만에, 단박에 재현해 내는 데 활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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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김치.



분명 얼마 전 내가 병원에 다녀와 검사 결과를 건네면서 주치의가 챙겨 먹으면 좋겠다, 고 한 음식 중 하나여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식재료 리스트에 올랐을 거다. 정작 자신은 즐겨 먹지 않는 식재료인데도.



말 대신 글을 쓰는 내 곁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는 자주말로 글을 짓는다. 슬쩍슬쩍 받아 적어 메모를 해둔다는 사실을 무료 카지노 게임는 잘 모를 거다. 흘러넘치는무료 카지노 게임의 감각은 상황 판단을, 의사 결정을, 선택의 우선 순위를 감성과 이성으로 결정하고, 온기 넘치는 위로와 따끔한 일침을 동시에 활용한다.



유명 드라마 작가와 동명이인인 본인이 쓰기 시작하면 '끝짱'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정작 쑥스러워한다. 언젠가 '당신이 글을 못 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고백(?)하듯 무언의 지지를 시작한 뒤로는 더더욱 그렇다. 천재는 모든 감각을 사용한다. 자신의 심령도 동원한다. 두세 개의 감각을 동시에 사용무료 카지노 게임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하나의 감각도 제대로 살려 텍스트화하지 못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기에 경이롭다.



게다가 우리 집에서 글은 나만 쓴다. 당연히 글감도 나에게만 필요하다. 내가 글감을 찾는 동안 이런저런 식재료를 식탁에 올렸다 내렸다 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시뮬레이션의 결괏값은 고스란히 타국 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는 스무 살 따님한테 옮겨졌다. 자신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사진을 찍어, 우리들에게 자주 공유한다. 그러면서 밖에서 사 먹는 게 아깝다, 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멘트를 그대로 읊는다.



자신의 감각을 새로운 도전에 활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자기가 만들어 놓고도 먹는 사람. 음식 만드는 '일'을 '놀이'로 승화시키는 사람. 놀이에 빠져 진짜 즐거워하는 사람. 그런 사람 옆에서 내가 설천이 - 설거지 천재 - 가 될 수밖에 없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밥을 온몸으로 매일, 짓/는/다.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나는 이미 작가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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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를 쓸 때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가'가 되려 하지 말자.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끊임없이 글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는 나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글쟁이였다. 자기 자신이 되자. 그러면 독자는 여러분이 어디로 가든 따라올 것이다. 마음 가는 대로 쓰면 독자도 함께 훌쩍 길을 떠날 것이다. 여러분이 내놓을 것은 여러분 자신이다. 회고록과 개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과 여러분이 기억해 낸 경험과 감성 사이의 공감이다."

_<글쓰기 생각쓰기(윌리엄 진서,2023,돌베개)





[지담_글 발행 예정 요일]

토(외출전 발행) : 아빠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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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전 발행): 모괜당(모든 게 괜찮아질 당신)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월요일 새벽에는 브런치 성장 일지 [브런치 덕분에]를 발행합니다)

(출근전 발행):모괜당(모든 게 괜찮아질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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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전 발행):고3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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