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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Apr 17. 2025

불가항력적인 인생

| 아들의 ADHD 진단과 충격


후 일주일간 우리 부부는 온라인 상담을 세 곳,심리상담센터 한 곳, 정신건강의학과 한 곳에서 대면 상담을 했다. 모두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7살의 성적 호기심은 정상적인 것이라, 유아동이 해볼 수 있는 놀이로 여기는 것이 맞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성(性)과는 구분을 해야 한다.
다만, 수술놀이에 집착하거나 계속되지 않도록 다른 놀이로 관심 전환이 필요하며, 다른 사람의 신체를 만지는 것에 대한 에티켓을 알려주면 되는 일이다.
수술놀이를 알게 되었을 때 어른들의 반응이 아쉽다.
어른들이 알게 되었을 때, 초점을 맞출 부분은 아이들의 성별, 터치한 신체부위가 아니라 그 놀이를 할 때 아이들의 기분이 어떠했냐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놀이였을텐데, 어른들의 분위기를 느꼈다면 이것이 아이들에게 죄책감이 될 수 있다.
어떠한 놀이든 먼저 시작하는 아이가 있다.
놀이 제안을 누가 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강제성 여부에 초점을 둬야 한다.


상담받은 내용을 친정 엄마께 카톡으로 전달드렸다.

상담사에게 너희가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궁금하구나.이야기를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상담사가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

왠지 냉랭한 듯한 엄마의 메시지에 숨이 가빠지고,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어 회사 화장실에 가 숨죽여 울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우리 부부의 상담결과를 신뢰하게 하고 싶었다.90년대 이전 생이라면 모두가 알 법한 구성애 씨가 대표로 있었던 <푸른 아우성 온라인 사이트에상담글을 작성했고 답글을 받았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 역시 Y의 보호자가 받은 전문가 상담과 동일한 입장입니다.
만 3-7세는 성기에 관심이 가는 시기로 자기 성기를 관찰하고 남의 것을 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적 놀이도 해보고 지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어른들이 알게 되었다면 아이가 겁먹지 않도록 편안한 태도로 "놀이할 때 네 기분이 어땠어?"라고 물어서 '본인도 즐겁고 재미있게 놀았는가?' 또는 '하기 싫은 놀이였는데 강압적으로 하게 되었는가?', '아프거나 불편하진 않았는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생겼을 때, 무엇이 괜찮고 괜찮지 않은지를 따뜻하고 편안하게 알려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입니다.
아울러, 궁금해하신 부분에 대해 답변드립니다.
Q. 7세(만 6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이러한 놀이가 정상 범주에 속하는 것인지?
A. 네, 매우 정상입니다.

Q. 수술놀이를 안 순간, 부모로서 어떻게 대처했어야 했는지?
A. 감정의 동요 없이 편안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놀이를 할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물었어야 합니다.

Q. 앞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시켜야 할지?
A. 상대방의 몸을 관찰하거나 만지면서 노는 건 안 되는 거거든. 근데 잘 몰랐지? 몰랐으니까 괜찮아. 이제 놀이 몇 번 해봤으니깐 앞으론 그러지 않으면 돼.

Q. 그 외에 조언
A. 현 상황에서 가해자/피해자로 나누어 어른들이 감정싸움 하는 것은 결국 아이들 모두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행동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 입장에서 문제를 보지 말고 아이들 입장에서 봐주세요. 뭣도 모르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몸놀이를 몇 번 한 것으로 온 가족이 경직되고, 추석이 다가오는데 모이지도 못하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을 위해 어른들이 깨달아야 합니다.
아무쪼록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겠습니다.


해당 내용을 화면캡처해서 부모님께 공유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100% 동의 못한다. 7살이면 웬만한 잘잘못을 100%는 아니지만 알 나이 아니니? 상식 선에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병원놀이를 해도 서로 몸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Y가 L의 성기에 약 바르는 척을 했고, L이 Y의 엉덩이에 약 바르는 척을 했다고 한다. 이 정도 수위는 이해가 안 간다. 그리고 L이 놀이했을 때, 부끄러웠다고 하더라. 무엇보다 놀이를 시작하고 주도했을 Y가 문을 잠그고 것은 자신의 잘못을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을 잠그고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못 들어오게 것은 어떤 심리인지 상담받아봐라."

"L이 부끄러웠으면 한 번만 놀았어야지. 왜 세 번이나 놀아요? Y가 강압적으로 놀자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 애들은 수술놀이 후에도 잘 놀았고, 저녁밥도 L이 Y랑 같은 테이블에서 먹고 싶어 했잖아요. 우리가 집에 간다고 하니 L이 Y랑 더 놀고 싶다고 했고요. L이 부끄럽다고 한 것은 엄마가 다그치듯 물어보니 분위기상 그렇게 얘기한 거 아닐까요? 비슷한 사례들을 찾아보니 어른들 분위기에 거짓말하는 애도 있고, Y처럼 더 이상 이야기를 안 하는 아이도 있다고 해요. 지금 분위기상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어른들이 정보 수준을 똑같이 하고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은데 왜 다들 Y가 특이한 아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관련해서 <푸른 아우성에 2차 서면 상담을 했고 답변이 왔다.

현재 상황과 관련된 모든 어른들께서 '그래서 무엇이 아이들을 위한 최선인가?'를 생각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유아동이 성에 관심을 갖고 서로 성적 놀이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성 관련 대학교재로 사용되는 <인간의 성 (윌리엄 야버, 바바라 사야드 등 공저, 2012)에서 아동의 성을 설명한 챕터를 보면, 아이는 이르면 3세 무렵부터 혼자 자위행위를 하거나 여럿이 '엄마 아빠 놀이'를 하면서 껴안고 입을 맞추며 서로에게 올라타기도 하고, 아니면 '의사놀이'를 하면서 서로 성기를 관찰할 수 있다.'라고 나와있습니다.
같은 책에 '아이는 대체로 어른에게 비난받지 않으면서 어떻게 본인의 흥미를 탐구할지를 배운다.'라고 되어있는데요. 이 부분이 문을 잠근 행동에 대한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성기와 엉덩이를 속옷으로 가려야 한다고, 남 앞에서 내놓는 것은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배웁니다. 그래서 흔히들 어른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이런 놀이를 합니다. 무의식 중에 어른들이 별로 좋아하진 않으리라는 걸 아는 것이죠.
그리고 애들은 원래 어른들이 안 좋아하는 행동을 몰래, 많이 합니다. 먹지 말라는 초콜릿을 몰래 숨어서 먹었다고 해서 아이가 나쁜 존재가 아니듯, 무엇이 성 에티켓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른들이 싫어할 것 같은 성적 놀이를 했다고 해서 나쁜 아이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성적놀이가 발달 상 있을 수 있는 행동이라는 사실도, 너무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이 L을 위해 좋다는 점도, L의 부모 입장에서는 Y를 위한 변명으로 여길 수 있기에 Y의 부모는 접근을 조심스럽게 해야겠습니다.


부모님께 2차 상담내용을 전달드렸지만, 돌아온 답은 '기승전 Y의 잘못이다.'라는 것으로 느껴졌다.

엄마가 나의 어떤 말도 믿지 않는 것 같아서, 엄마는 언니 편에만 서있는 것 같아서, 또다시 좌절했다.


'전문가에게 상담받으라며! 내가 어떤 내용으로 상담받았는지, 그 결과가 어떤지, 다 보여줬는데도 불구하고 안 믿으면, 난 더 이상 어떻게 하라고!!!'


내 아이가 수술놀이를 하자고 제안했을 거라는 생각에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매번 카지노 게임 사이트 모두 신나서 방으로들어가는 모습을 봤기에 내 아이의 강요에 의해 논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또, 분명히 저녁식사 후에 조카 L은 집에 간다는 Y와 더 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왜 친정식구들 모두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가해자고 조카는피해자라고 생각하는지, 우리 부부의 양육태도를나무라는지,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다.

이제 내 가족은 남편과 아들 둘 뿐인 것 같았다.


이 일은 우리 부부와 내 원가족의 일상에 크나 큰 변화를가져왔고 지금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이 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는 누구의 잘못인지 서로의 잘잘못을 따졌고,2년 이상 연락 한 번없이 남남처럼 지내왔다면, 만 3년이 지난 시점에서야 서로눈 한 번 마주치지 않고 말을 섞지 않을지라도 한 공간에있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임에서 언니네 부부를 만나기로 한전 날이면 악몽을 꿀 지라도.


그리고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소아정신과 상담과정 중종합심리검사, 일명 풀배터리와 종합 주의력검사(CAT : Comprehensive Attention Test)를 통해 Y가 전형적인 ADHD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다.

그저 ADHD라는단어만 들어봤을 뿐, 그것이 무엇인지 관심조차 가져본 적이 없었기에 인터넷, 책 등을 찾아보고 관련 카페에 가입했다.


ADHD의 증상과 임상적 결과 대해 알면 알수록 가슴이 갑갑하고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충동적. 무절제. 과다행동이 나타나고, 학습장애를 보이면서,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한 질병.


과잉행동 및 충동성

- 자주 넘어지고 다치며 높은 곳에 기어오름

- 반항적인 행동으로 학교에서 징계받는 경우가 많음

- 성급하게 반응하고, 위험한 행동, 불필요한 행동, 나중에 후회할 행동을 자주함

- 실수가 잦고, 부정적이거나 파괴적이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음


주의력 결핍

- 산만하여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하기 어려움

- 지속적인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과업(학업 또는 숙제 등)에 참여하기를 싫어하고 저항함

- 다른 사람이 직접 말을 할 때 경청하지 않는 것으로 보임

- 해야 할 것을 잘 잊고, 물건을 잘 잃어버림


기타 증상

- 감정 인식과 조절이 어려움

- 인지발달 및 학업 수행이 어려움

- 작업 기억력이 떨어져 암산, 독해를 어려워하고 방금 들은 지시를 잊음


- 출처 : NAVER 지식백과 건강백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



‘아인슈타인, 에디슨, 모차르트, 뉴턴도 ADHD였다.일론 머스크도 ADHD로 보인다’, ‘ADHD인 사람들은 놀라운 독창력과 집중력, 직관력을 갖고 있다.’는 말로 위안 삼아보려 했지만 나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나한테,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ADHD의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ADHD의 원인은 충격적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지만 유전적인 경향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양육환경 탓이 아니니 부모 스스로 책망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원가족 모두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우울의구렁텅이에서허우적대던 나는 이 말이 더 힘겨웠다.

‘내 양육태도가 잘못된 것이라면 배워서 고치기라도 할 텐데 유전이라니......’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음에 좌절했고, 물려줘서는 안 될 것을 물려준 것만 같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괴로움은 내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졌다.

그렇다. 이 유전자는 나로부터 유래된 것이 분명해 보였다.Y가 겨우 기어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 부모님은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니? 너 어렸을 때랑 똑같다.”라고 종종말씀하셨다. 궁금한 것이 많아 배밀이를 하면서도 빨래바구니, 서랍을 다 뒤엎어 놓고 내용물을 들여다보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선반을 잡고 일어서야 하면서도 까치발을 하고 선반 위의물건들을 보기 위해 애쓰던 아이. 내 아이의 모습이자 나의 어릴 적 모습이었다.


아이의 ADHD 진단으로 ‘그렇다면 나도 ADHD인가?’로 시작된 질문은 ‘나는 어떤 아이였지?’, ‘나에게 ADHD 기질을 물려준 건 엄마인가? 아빠인가?’, ‘나도 진작에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면 다른 인생을 살고있을까?’ 더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나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복잡한 생각과 걱정,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 일이냐는 원가족에 대한 분노와 원망에 ‘엄마’, ‘언니’, ‘형부’라는 글자를 보기만 해도 심장은 요동쳤고 숨이막혔다.


하루는 운전해서 퇴근하는 길에 엄마의 카톡을 받고 숨이 가빠져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임에도 가속페달을 밟아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주인공이 충격을 받아 울면서 운전하다 마주 오던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장면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일이구나......


이 날을 계기로 나는 내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루고 미루던 약물치료를 하기로 결심했다.

더불어 대인관계 문제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후에 불안, 우울과 같은 감정적 증상이나 문제 행동을 보인다는‘적응장애’ 진단을 받아 상병휴직에 들어갔다.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내 미래는,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미래는?

정말 크게 바란 것 없고 그냥 카지노 게임 사이트 모두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신이 오랫동안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랐고, 자존감과 행복감을 주고 자신의 길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잦은 병치레, 활동성으로 남들보다 조금 더 힘든 육아를 해왔음에도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위로하며 가끔씩 찾아오는 힘든 마음도 잘 이겨냈는데……

어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남들보다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장애라니……
더 많이 아픈 아이들의 부모와 비교하며 상대적인 위로를 하는 게 슬프다.

난 누군가와 비교해서가 아니라 그냥 행복하고싶은데……

더 슬픈 건 이런 힘든 마음을 엄마, 언니, 동생, 친정식구에게 엉엉 울며 털어놓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사람조차 없다는 것.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고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별 탈 없이 지낼까? 학령기에는어떻게 하지?정말 주의력, 기억력이 안 좋다면 학령기에는 치명적일 텐데……그럼어떤 길을 열어줘야 할까?

아니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부모가 생각하는 만큼의 크기의 그릇에서 자랄 거야.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할 수 있어.

근데 그래도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고 미쳐버릴 것 같으면 어떻게하지?

결국Y도 약을 먹어야 하는 걸까? 그래야 버틸 수있을까?


지금 이 모든 걱정이 나중에는 괜한 걱정이었다며 웃을 수 있고,잘 극복했다며 기특하다고, 대견하다고 Y에게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정말 모든 마음을 다 모아 이세상의 모든 신들께 두 손 모아 빌어봅니다.


- 2021.10.23. 토 일기 중 -



#1. 프롤로그

/@essayistjourney/4


#2. 인생은 반응과 대응의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내원 계기

/@essayistjourney/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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