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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안 Apr 03. 2025

집에 온 손님을 그리 대하다니!

아무리 개라도 그건 안된다.

카지노 쿠폰는 삼라만상 세상이치를 다 깨우친 개라서

인간사에 흥분할 일이 절대 없다.

19년간 평생 한 동네에서 시골 개로 자라

우리 집을 오고 가는 동네 사람들을 다 안다.

그러니 사람을 경계하여 힘줘 짖을 일도 없는 것이다.


우편물을 건네주는 아저씨도 알고 있고

인터넷 수리 기사님도 알고 있다.

그들이 종종 우리 집을 방문해도

카지노 쿠폰는 꼬리를 흔들며 오셨어요? 하는 개지

너 누군데 우리 집에 왔어? 꺼져. 하지 않는다.

우리 백구 카지노 쿠폰는 점잖고 매너 좋은개라서

동네 사람들 칭찬이 자자하다.


카지노 쿠폰가 세상에 태어나 경험한 인간들은

모두 다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이었던지라

이 세상 모든 인간들은 다 천사들인 줄 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함부로 달려 들어서

으르렁 위협을 가하거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짓은 평생 한 적이 없다.


그건 사람한테나 해당되는 얘기고.

카지노 쿠폰가 사람과 개를 대할 때 행동을 보면

천지차이다.


카지노 쿠폰는 사람들에게는 고분고분 천사 같지만

동네 개들에게 행동할 때 보면

얄짤없다.


카지노 쿠폰가 왕년에 한창 젊었을 때는 더했다.

동네 개들이 카지노 쿠폰 앞에서 깝죽거리거나

까불거나 무례하게 굴 때는

그날 그 개는 저승 문 앞까지 갔다 와야 했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 대사처럼

카지노 쿠폰는 그 개를 살려는 드렸다.


개가 개에게 하면 안 되는 행동이 무엇이며

왜 그러한 것인지를

카지노 쿠폰는 필요에 따라 강한 이빨과 힘센 앞발과

재빠르고 날렵한 몸놀림을 통해서

버르장머리 없는 동네 개들에게

한수 가르쳐왔다.


그렇게 살아온 지 어언 19년.

시골 동네 개들 질서를 가르치고 유지하는 개,

카지노 쿠폰는 시골 동네 원로 개라면 원로 개인 것이다.


예전에 우리가 살던 동네에

낯선 개가 나타나거나

들개가 나타났다 싶으면

동네 모든 개들이 와글와글거리며

동네가 떠나갈 듯이짖었다.


그중에서도 낯선 개에게

제일 먼저 용감하게 달려가

낯선 개가 어디서 굴러 먹다온 개 뼉다구인지를

그 개 면전에 묻는 개가 바로 카지노 쿠폰였다.

들개랑 한판 붙어서

동네에서 쫓아내는 개도 카지노 쿠폰였다.


한 마디로 카지노 쿠폰는 동네 센 언니 개였다.

동네 짱이고 동네 일진 개였던 것이다.


옆 동네에 사는 삽살개인 나무는 지인이 키우는

한 살 먹은 암컷 강아지인데

강아지라고는 하나 카지노 쿠폰만큼 덩치가 컸다.


언젠가 나무는 주인을 따라

오랜만에 드라이브 나왔다가

우리 집엘 놀러 왔다.

그러니까 나무도 주인처럼

우리 집에 놀러 온 손님이었다.


자기 주인을 따라 우리 집에 놀러 온

어린 삽살개 나무를 보고는

카지노 쿠폰는 심기가 아주 불편한 모양이었다.


우리 집을 찾아온 지인과 남편과 나는

볕 좋은 마당 데크 테이블에 앉아서

나무가 마당에서 노는 걸 보며

향기 좋은 차를 내려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카지노 쿠폰는 마당 데크 위에 앞발을 X자로 포개고

머리는 꼿꼿하게 세운채 앉아있었다.

처음 보는 개가 불쑥 나타나

마당을 휘집고 다니며

자기 영역에서 데굴데굴뒹굴자

카지노 쿠폰는 나무가 맘에 안 들었던지

나무를 잡아 죽일듯한 눈빛으로노려봤다.


새파랗게 젊은것인 나무는 철이 없었고

어른 개를 대하는 태도도 형편없어서

지금 말없이 자기를 째려보고 있는

백구 카지노 쿠폰 아줌마가 어떤 성깔을 가진 개인지는

신경도 안 썼다.

아무래도 자기 주인을 믿고

자기를 예뻐하는 남편과 나를 믿어 그런 것 같았다.


나무가 카지노 쿠폰 성깔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그렇지,

카지노 쿠폰가 왕년에 동네 일진 개였음을 알았더라면

나무는 카지노 쿠폰 앞에서 찔찔찔찔 오줌을 지렸을 거다.


철없는 나무는 남의 집에 놀러 왔어도

부끄러워하거나 행동을 조심하지 않았다.

제 집처럼 마당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끙끙끙끙끙 코를 들이대고 냄새를 맡았다.

(가로 열고, 저러다 초상 치르지. 가로닫고)


우리 마당 탐색이 끝난 나무는

이제 카지노 쿠폰 아줌마에게로 관심이 향했다.

나무는 카지노 쿠폰 코 앞에서 같이 놀자고 까불기 시작했다.


아줌마 이리 와서 나랑 놀아요.

나무는 데크 위에 동상처럼 앉은 카지노 쿠폰를 쳐다보며

입을 해벌레 벌리고 양 입꼬리를 올렸다.


앞으로 몇 발자국 달려와 멈춰서

어깨를 낮추며 웡! 한번 짖더니

오른쪽과 왼쪽으로 번갈아 몇 발자국 뛰어가

왕! 왕! 짖으며 요리 저리 몸을 낮췄다.


나무는 카지노 쿠폰랑 놀자고 하는 짓이었으나

카지노 쿠폰는 나무랑 놀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는듯했다.

나무의 그런 짓은

오히려 카지노 쿠폰 화를 북돋는 꼴이 되었다.


카지노 쿠폰가 나무를 바라보는 시선은

개똥만큼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데크 위에 앉아서

마당에서 까불고 있는 나무를

아주 거만하게 내리깔아보는 눈빛이 그러했다.


카지노 쿠폰는 나무를 위협하는 자세로

두 귀를 뒤로 바싹 붙이고 머리 각도를 낮춘 다음

이빨을 드러내며 으으르응 으르르르릉거렸다.

까분다아아.

나 지금 완전 짜증난다아아아.

좋은 말할 때 조오심해라아아.


그래도 본디 양반 같은 점잖은 카지노 쿠폰가

자기 뇌로 생각하기에,

저 생명은 우리 아빠 친구가 데려온 개이니

함부로 달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절제하고 있는 듯했다.


카지노 쿠폰가 나무에게 후딱 달려들지 않고

참고 인내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걸 보니

그러는 게분명했다.


맘처럼 그냥 달려가 냅다 물지도 못하겠고

나무가 까불거리는 짓을 쳐다보며

오직 참고 참고 또 참아 인내하여,

내가 점잖게 봐줄 때 넌 마당에나 있어. 하면서

데크를 지키는 것이었다.


남편은지인과 데크 위에서

나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차를 마시다가

마당으로 내려가서

나무를 쓰다듬어 주고 나무와 장난을 했다.


나는 카지노 쿠폰가 나무를 질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렇지 않아도 꼴 보기 싫은 침입자 개에게

아빠가 놀아주기까지 하니

카지노 쿠폰는 질투가 끓어올라서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나 보다.


카지노 쿠폰 심경은 그런 지경인데

나무는 한술 더 떴다.

나무는 카지노 쿠폰가 지키고 앉아있는 데크 위로 올라오려고

눈치 없이 데크 계단에 앞 발을 들어 슬쩍 올렸다.

결국 카지노 쿠폰의 인내심이 폭발했다.


카지노 쿠폰는 스프링처럼 튕겨 일어나

나무에게 달려들었다.

카지노 쿠폰는 나무 목덜미를 향해 입을 크게 벌렸고

단번에 입을 쿽!다물었다.


카지노 쿠폰가 나무 목덜미를 한 입 물었으니

이제 몸을 좌우로 으르렁거리며

흔들기만 하면나무는 끝장이었다.

피를 보기 일보 직전이었다.


으르렁 왈! 으르르릉. 와알! 으으르르르.


네. 이년!

넌 마당에나 있으랬지.

여긴 내 영역이라고!

어딜 감히 기어올라왓!

AeeeC! 아빠 친구네 개고 뭐고 소용없어!


인내의 한계에 달한 카지노 쿠폰는

이제 눈깔이 뒤집혀서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었다.


깽! 끼앵.깨앵! 깽깨깽.

꽤앵.깨애애앵.깨애애에엥! 깨앵.


와왈. 으르르릉. 왈. 와아알.

으르르르릉 으를 으르릉 와아알. 워르릉.


카지노 쿠폰는 나무를 물었고

나무는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

그렇다.

우리 집 마당은 쌈판을 벌린 개들 소리로

개판이 되었다.


나무는 카지노 쿠폰에게 목덜미를 한 입 물리자

나 죽는다. 하며 몸을 땅에 엎드리고서

자기 성대로 낼 수 있는

최대한 끔찍한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카지노 쿠폰는 나무를 죽이겠다고

와알.으르르르렁거렸고

나무는 나 죽는다고

꺵.깨앵.끼이잉 낑 끼앵 깽거렸다.


심상치 않던 기류가 흐르던 두 놈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서

나무가 다칠까 봐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마음이 다급하여 손에 잡히는 대로

또리가 벗어놓은 분홍색 어그부츠 한쪽을 들고서

널 죽이겠다는 개와

나 죽는다며 비명을 지르는 개들에게 달려갔다.


나는 쌈질 중인 두 놈에게 뛰어가면서

그 짧은 찰나 상상을 했다.

몇 분후 벌어질지도 모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말이다.


나무는 카지노 쿠폰의 처절한 공격에

기어이 피를 철철 흘릴 것이고

만약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무는 결국 긴 혀를 쭈욱 빼물고

깨고닥! 바닥으로 고개를 떨궈

네 다리는 뻣뻣하게 늘어뜨릴 것이었다.


데크에서 차를 마시던 나무 아빠는

기겁하여 달려 나와

남의 집 마당에서 명을 달리 한 나무를 끌어안고서

나무야아. 나무야아아.외치며

꺼이꺼이 울 거다.


그런 다음엔

비극적인영화 결말 주인공들처럼

엿가락처럼 쭉 늘어진 나무를 껴안고

흑흑흑 울면서 차로 걸어가

차 트렁크에 나무를 싣고우리 집을 떠나리라.는!


아아앗. 안.안돼애.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나는 오른손에 움켜쥔

털이 북실거리는 분홍색 어그부츠를

내 등 뒤로 한번 제겼다가

있는 힘껏 앞으로 휘날려서,

나무 목을 꽉 물고

이제 막 몸을 좌우로흔들흔들 흔들어 재낄 판인

카지노 쿠폰 등짝을 냅다 갈겼다.

!


카지노 쿠폰!!!!!!!

너 eeeec!

가만히 안 있을래?

얼른 놔줘!!!


카지노 쿠폰는 분홍색 어그부츠로 등짝을 얻어맞으면서도

분이 덜 풀렸는지 나무를 향해 으르르렁댔다.

그때 카지노 쿠폰가 육성으로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으리라.

아 C!

놔 봐욧!

어린노므 시끼가 어른 무서운 줄도 모르고

어디서 까불고 있어?!


나무도 눈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만하면 카지노 쿠폰에게 배를 까 뒤집어

아줌마. 항복이에요. 항복!

내가 잘못했어요.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나무는 카지노 쿠폰에게 물린다 해도견딜만했는지

나에게 등짝을 얻어맞으면서도

자기를 공격하는 카지노 쿠폰에게

끝까지 항복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지인과 남편은

개들은 다 싸우면서 크는 거다.라는 듯이

강 건너 불 구경하듯

각자 자기 집 개가 벌린 쌈판을 구경했다.


나는 뒤엉켜 싸우는 두 놈을 떼어내서

카지노 쿠폰 목걸이를 잡은 오른손에 힘을 주어

카지노 쿠폰를 다시 데크 위로 질질 끌고 올라왔다.


카지노 쿠폰는 아직도 화가 났는지 씩씩거리며

끌려오기 싫은지 네 다리를 쭈욱 펴고 버텼다.

카지노 쿠폰는 땅 스키를 타듯 네 다리를 버티며 끌려오면서도

나무를 째려보며이빨을 드러내고으르르거렸다.

너 오늘 우리 엄마 때문에 산 줄 알아. 시꺄!

나중에 보자. 너.


나무는 멋대로 까불다가

갑자기 카지노 쿠폰에게 당해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카지노 쿠폰가 저 멀리 멀어졌지만

몇 분 동안 더 죽는소리를 내며

깨갱 깨갱 엄살을 부리다가

자기 주인옆으로비쩍비쩍걸어갔다.

다행히 나무가 피를 본 건 아니어서

약을 바르거나 병원을 갈 일은 없었다.


원래카지노 쿠폰 성깔에

나무를 더 작살낼 수도있었을 테지만

그래도 아빠 친구 개라는 걸 의식했던지

나무를 문 이빨에 힘을 주진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카지노 쿠폰가 소싯적에

그 가지런한 이빨들을 이용해서

작정하고서 하나님 앞으로 보낸

무수히 많은 생명들을 기억하고 있다.


노루와 닭들과 희고, 노랗고, 검은 길 고양이들과

꿩들과 쥐와 각각 종류의 새들이 바로 그들이다.

( + 주님. 그 생명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나무는 카지노 쿠폰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피해

데크 밑에서 코가 쑥 빠진 채 풀이 죽어 엎드렸다.

자기 아빠가 집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냉큼 아빠를 따라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기 아빠 다리 옆에 빠짝 붙어서

마당을 가르며 걸어가 차를 탔다.

나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 집으로 갔고

그 이후론 두 번 다시 우리 집엔 오지 않았다.


나는 마당에 떨어진또리 분홍색 어그부츠를 집어 들었다.

왼손에 달랑달랑 분홍부츠를 들고

마당에서 데크를 올라오다가

카지노 쿠폰를 보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

으이그으. 이 눔아!


평소에도 우리 마당을 훔쳐보기 좋아하는

옆집 할망은

개판이 된 우리 마당에서

개들 비명소리를 들리자,

무슨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겼나. 하며

돌담 넘어 빼꼼히 우리 마당을 들여다봤다.


카지노 쿠폰가 생각하기에 나도 무식한 짓을 했다.

카지노 쿠폰는 또 한 번 느꼈을 것이다.

하여간 우리 엄마 성깔은 알아줘야 한다니까.

오우쒸!

저 부츠든 모양새 좀 봐.

아까 내 등짝을 후려치던 힘은 또 어떻고! 하면서.


카지노 쿠폰는 혼날 짓을 했다.

우리 집을 찾아온 손님을 그렇게 대하다니!

아무리 개라도 그건 안된다.


카지노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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