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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주 Mar 11. 2025

[본다] 카지노 게임 속 나를 만난다

내가 미술을 경험하는 방법

창조적 행위로써의 미술감상


미술감상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의 경우는 이론을 이해하지 않더라도 들리는 대로 느끼고 감상하지만 미술 앞에서는 유독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겠다', '어렵다'라고 말하며 겸손해한다. 나도 미술에 관심을 가지기 초반에는 작가에 대해 사전 지식을 알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공부하는 생처럼 참고서가 있다면 카지노 게임 좀 더 잘 감상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의배경에는 미술을 감상할 때 마치 정답을 찾듯 예술가의 숨은 의도를 찾으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학교 다닐 때 배우던 전통적인 감상교육에서는 감상자 보다도 미술 작품과 예술가가 중심이 되는 교육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작품 속에 정해진 답이 있을 것이라 습관적처럼 생각해 왔다.


미술작품의 제작 배경과 예술가의 생애와 같은 미술사적 지식은 중요하다. 미술사 연구의 방법에는 작품의 제작 배경과 작가를 중심으로 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작가의 생애를 기반으로 한 생애사 연구,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상징을 근거로 한 도상학적 연구, 예술가의 심리적 배경을 근거로 연구하는 정신분석학적 연구등 다양하다.


미술교육자 로웬펠트는 미술감상을 좀 더 적극적은 행위로 정의했다. 미술 감상은 미술작업과 마찬가지로 창조활동의 하나라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작품이 살아 있는 것처럼 의인화하고, 상상하며 감상하곤 하는데, 이러한 감상과정에서 작품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나는 예술 작픔을 대할때 ‘개인사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미술사 연구가 작가의 생애와 사회 문화적 정보에 근거하지만 꼭 미술사적 정보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역사와 문화라는 기억을 가지고 있듯이 개인은 자기만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이라는 개인사를 통해 미술카지노 게임 감상할 수 있다.미술을 경험한다는 것은 작품이라는 대상을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만나고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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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을 반영하는 미술감상


미술작품을 마주하게 될 때는 두 가지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일치감 또는 거부감이다. 작품이 마음에 들거나 나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면 작품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그림 속 내용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를 잊고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된다. 미술작품이 나의 일부로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작품의 일부가 되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반대로 작품이 마음이 들지 않거나 수용하기 불편한 그림과 마주할 때도 있다. 그때는 거부감이 들어서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기 힘들게 된다. 작품 속 내용이 수용하기 어렵거나 마음을 어지럽힐 때는 작품에서 가능한 멀리 떠어져 있고 싶은 기분이 든다. 혹은 못 본 것처럼 무신경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미술작품을 보면서 깊게 감정이입을 할 때나 혹은 반대의 감정이 들 때 심리 기제 중 하나인 '투사'를 사용한다. '투사'는 말 그대로 던진다는 의미이다. 프로젝터 영사기가 스크린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영상 데이터는 영사기 안에 들어 있지만 영사기 안에서는 영상을 볼 수 없다. 영사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스크린에 '투사'하여 영화를 재생시킨다. 이때 영화는 영사기 안에 가지고 있지만 마치 스크린이 영화를 가지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우리 내부에 있는 생각, 감정, 성격 등을 외부 대상에게 던지는 것이 투사이다. 투사는 자기 내부에 있는 마음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 투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욕구나 감정을 감당할 수 없을 때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심리적 방어기제라고 정의하였다. 그러나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투사를 좀 더 확장된 의미로 보았다. 융은 마음속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투사가 될 수 있는 보편적 심리현상이라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마크 로스코 <No. 301 1959, 캔버스에 오일


예를 들어 빨강을 떠올려 보자. 빨강 하면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으면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열정, 식욕, 생명, 죽음, 분노, 파괴 등 다양한 단어를 생각한다. 보는 이가 힘든 일을 많이 겪고 있다면 있다면 그때 빨강을 보고 분노, 파괴 등을 생각할 가능성이 높고, 보는 이가 따뜻함을 원하고 있다면 이때의 빨강은 사랑이나 생명에 가까운 것을 연상할 것이다. 우리는 외부 대상을 보고 판단한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밖에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이 상태가 투사되어 보이는 것이다.


미술치료에서는 이러한 투사의 방법을 사용하여그림의 의미를 해석한다. 미디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그림검사는 이런 투사적 심리기제를 이용한 심리평가 기법이다. 피검자가 특정 주제에 따른 그림을 그리고 난 후 검사자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해석할 수 있다. 그림에서 나타난 상징과 표현을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일상과 감정 등과 연결 지어보는 것이다. 카지노 게임 속에는 그린이의 마음이 반영되는 것처럼 카지노 게임을 보는 사람도 자신의 감정을 투사하여 볼 수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그림 속 감정과 일치감을 느끼며 작품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림을 통해 감정이 일어나고 미해결 된 감정을 재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어떤 경우는 심장이 뛰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감정의 동요를 경험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감정의 정화(카타르시스)라고 부르고 일상에서는 해소라고 표현한다. 오랜 시간 단단하게 응어리진 감정과 기억이 풀어지는 것이다. 미술을 통해 촉발된 감정은 지난 기억을 환기시키고, 과거의 기억을 좀 더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줄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카지노 게임마크 로스코 <No.3/No.13 (Magenta, Black, Green on Orange),1949, 216.5x164.8cm, 캔버스에 오일, MoMA

"그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를 대중에게 설명해 주는 것은 친절하고 유용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고와 상상력을 마비시키고 예술가를 가두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무엇인가를꼭 믿어야 한다면 나는 자유로운 감상자의 섬세한 영혼을 믿는다." -마크 로스코-



카지노 게임 속에서 발견되는 감정과 기억


여전히 미술작품을 볼 때 '개인사적 접근'으로 작품을 이해해도 될지 망설이게 된다면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추천한다. 마크 로스(1903-1970년)는 자신의 작품에 해석을 다는 것을 경계하였다. 작품의 설명은 상상력을 마비시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로스코의 작품은 인간의 심리를 색채로 표현하여 추상표현주의, 색면추상화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내면을 형태가 없는 색채 덩어리로 표현하였기에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로스코는 "카지노 게임 설명하는유용해 보이지만감상자의 상상력을 마비시킨다"고 했다. 로스코는 "감상자의 자유롭고 섬세한 영혼을 믿으며" 감상의 주권을 감상자에게 넘겨준 것이다.


로스코는 인류가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보며 특정 감정을 느낀다면 로스코 자신이 카지노 게임을 그리며 경험한 감정을 감상자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로스코의 충고에 따라 관람자인 나의 느낌으로 그의 작품과 만나보았다. 그의 작품 여러 개를 다운로드한 후 카지노 게임 슬라이드 쇼로 하나씩 돌려보았다. 내게 손짓하는 카지노 게임 찾으려고 했다. 오래 시선이 머무는 것, 보고 있으면 호흡이 빨라지고 가슴이 뛰는 것, 그렇게 신체가 반응하는 카지노 게임 찾으려 했다.


<No.3/No.13에서 화면을 정지시켰다. 무엇이 보이는지 색과 형태를 살펴보았다.먼저 여러 색이 겹쳐 올려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주황을 여러 겹 칠하고 그 색이 마르기 전에 녹색을 깔고 또 마르기 전에 다시 녹색을 덮으면서 깊은 밀도감이 느껴졌다. 그 위에 검정, 자홍색 등을 겹쳐 올리면서 다양한 감정이 퍼졌다. 주황처럼 밝은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짙은 푸른빛이 맴도는 검정은 깊은 슬픔과 혼란의 감정을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빈틈없이 캔버스 가득 칠해진 색들은 주변을 볼 겨를 없이 지나온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Violet, Black, Orange, Yellow on White and Red 1949, 214.5 x 174 cm,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마크 로스코의 작품 속에는 색상뿐 아니라 물감이 낸 자국이 마음을 더욱 자극하게 만든다. 유화는 기름을 사용하여 물감의 농도를 조절하는데, 오일이 결이 통해 물감이 들어가고 나간 자국이 경계선으로 보인다. 작가가 작품을 의도한 대로 완성한 것이 아니다. 캔버스에는 물감과 기름의 성질이 만나면서 수축되고 흘러가고 번지는 등의 미세한 변화를 담고 있다. 의도한 대로 채색되지 않은 색들이 때로는 강한 보색의 대비를 보이더라도, 그것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우연히 생겨난 일들은 묘한 흔적을 남기며 채색된다. 물감이 번지며 혼색되어 가는 자국은 생명의 숨결처럼 느껴진다. 작품은 작가의 호흡과 삶, 그리고 감정이 켜켜이 쌓인 색으로 표현되며형언하기 힘든 감정을 안겨준다.


거대한 캔버스에는 인생이 담겨있다. 수많은 시간과 기억과 감정이 쌓인 삶이 하나의 캔버스에 응축되어 있다. 로스코 작품 앞에서 마음의 동요를 경험하게 된다면 아마도 내 기억의 한 부분과 카지노 게임이 정확히 감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감응의 순간 억압된감정은 새로운 기억이 된다. 그렇게 내 몸이 반응하는 카지노 게임 찾아, 작품에서 보이는 색과 형태를 찾으며, 켜켜이 쌓인 나의 기억과 감정을 찾아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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