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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Dec 18. 2024

[프롤로그] 27년 만에 나를 찾아낸 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 기증

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 기증에 참여하다

"선정수님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한국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은행협회 입니다. 1997년 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 기증 희망 등록하셔서 연락드립니다~"


그렇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 기증 희망 등록을 한 적이 분명히 있다. 확실히 기억난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 실태를 폭로한 특종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때가 2004년 무렵이었는데, 아마 그 때였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관계자는 1997년을 이야기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거나 군대에 가기 직전이었을 것이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2019년 태국 방콕에서 살 때도 전화가 한 번 온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조혈모세포 기증을 할 수 있겠냐고 전화가 왔었다. 태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관계자분은 매우 안타까운 목소리로 "그럼 다음 기회에 꼭..."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제 정말로 차례가 왔다.


내 아버지는 헌혈을 정말 많이 하셨다. 당신이 큰 사고를 당해서 주변 분들이 헌혈증을 모아주셨고, 덕분에 생명의 위기를 넘긴 적이 있기 때문이리라. 지금은 연세 때문에 헌혈을 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의 책상서랍에는 헌혈증 모음이 두툼하게 들어있었던 게 기억이 난다. 아버지의 선한 영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도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아버지의 횟수 만큼은 안 되지만 그래도 열 번 정도는 한 것 같다.태국에 나가 3년 반이었고, 귀국해서도 2년 동안은 말라리아 우려 때문에 헌혈이 제한됐던 기간이 있었던 것 치고는 꽤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이번에 조혈모세포은행에서 전화가 왔을 때 솔직한 심정은 '올 게 왔구나'였다. 때마침 산골생태유학 보호자로 딸내미와 둘만 살면서 대외활동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술도 엄청나게 줄였고, 스트레스도 별로 없었으니 누군가에게 생명을 나누기에는 딱 좋은 컨디션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은행 관계자는 첫 통화에서 기증 희망 등록이 맞는지 확인을 했고, 확인이 끝난 뒤엔 아직도 기증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2만분의 1의 확률로 조혈모카지노 게임 추천 유전자형이 매치되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내 유전자와 매치되는 환자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그 환자분의 유전자에 매치되는 샘플을 찾다보니 내 것이 나온 것이겠지만...


조혈모세포 기증은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백혈병 등 혈액함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내 핏속에 있는 피를 만들어내는 세포를 추출해서 암환자에게 준다는 것. 혈액함 환자는 방사선 등으로 병든 조혈모세포를 모두 소멸시킨 뒤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고 한다. 좀 더 고상하게 말하면 생명을 나누는 아주 숭고한 일인 셈이다.


나는 이 숭고한 여정에 망설임 없이 동참하기로 했다.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과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매주 전해드릴 계획이다. 목표는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 조혈모세포를 받게 될 환자분이 완치됐다는 소식을 이 브런치북을 통해 전해드리는 그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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