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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국 Apr 30. 2025

무료 카지노 게임방에서 한 달 더 하는구나.


5월도 ERCP방으로 배정되었다. 남자 선생님 한 명이 육아 휴직으로 들어가다 보니 ERCP를 더 자주 오래 하게 된다. 병원마다, 내시경실 마다 다르겠지만 여기는 한 달마다 방을 바꾼다. ERCP 같은 곳은 조금 더 오래 하긴 하지만 남자 간호사 세명(연차가 10년 넘은)이 조금 더 오래 한다. 4개월째 ERCP를 하다 보니 몸에서 방사선이 나온다며 우스갯소리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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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남자 간호사들은 6개월씩 ERCP를 했었다. 차별이라면 차별이겠지? 체력적인 부분이 커버가 되니 여자 간호사들보다 오랫동안 ERCP에서 일하는 것이다. 어떤 남자 선생님은 11개월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을 만큼 장기간을 ERCP방에서 일했다. 고정된 인력이 픽스해서 일하는 것이 좋지만, 스케줄이 많으면 피로도가 쌓인다. 그렇기에 한 번씩 환기를(?) 시키는 것이다. 다른 종합병원에서 ERCP만 하는(?) 간호사 선생님을 학회에서 만난 적이 있다. 스케줄을 물으니 일주일에 10 케이스 정도 한단다.(병원이 유지가 되나?) 그들이 부러웠다. 대학병원의 스케줄은 바쁠 수밖에 없지만 10개라는 그들의 일정을 상상해 보았다. 반나절이면 할 수 있는 것을 일주일에 나눠서 하다니. 우리는 일주일에 ERCP시술은 30 케이스 전 후로 하고, 초음파내시경과 위내시경도 진행한다. 대장, 십이지장 스텐트도 있고 PEG도 하고 확장술도 하고… 시술이 없는 오전시간에는 내시경실 일을 돕는다.


5년 전, P교수님이 있을 적엔, 시술을 하는 화, 목은 오전 7시 전에 출근했다. 정규시간 보다 한 시간 전에 출근해서 4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해왔다. 월, 수, 금은 Y, L 교수님이 시술을 했기에 쉬는 시간이 없었다. ERCP 때문에 부서를 옮기고 퇴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니까. 12시가 넘어간 날도 많고 밤 9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고 일한 적도 많았다. 그런 무지막지한 스케줄을 함께 하니 내시경실 식구들과 친해진 것 같다. 노비의 마음은 노비가 안다던가? 몸으로 일하는 육체노동자들은 공동의 적이 있다 보니 우애가 돈독했다. 지금은 ERCP교수님이 한분 밖에 없다. 스케줄도 무리하지 않아서 부담이 없다. 하지만 지금 새로이 ERCP를 하는 간호사 선생님들은 과거를 알지 못한다. 지금 눈앞의 체력저하와 스케줄을 쳐내느라 바쁠 뿐이다. 지금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고 …


그래나 저래나 몸과 마음은 힘들다. 나는 ERCP보단 내시경실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며 일하는 것이 좋다. 물론 담관의 돌을 빼낼 때의 쾌감이 있고, 다른 병원에서 실패했던 어려운 케이스를 성공했을 때의 희열도 있지만, 무거운 납옷을 입고 오전, 오후 내내 집중을 해서 시술을 하면 진이 빠진다. 그래도 쓰임이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일해야지. 내가 아니어도 빈자리는 메우겠지만, 있는 동안에는 해야 하는 것이 내시경실 간호사니까.


p.s - 이러다가 올해 내내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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