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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선가게 11시간전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마라

임원이라는 자리는 직원들이 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자리다.

앞에서 이야기한 스토브리그 이야기를 조금 더하겠다.

늘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던 야구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 백승수는 냉철한 판단력과 철저한 준비로 무기력과 갈등에 빠진 팀에 변화를 몰고 온다. 처음에는 “우승”이라는 목표가 비현실적으로 들리지만, 그의 진심 어린 노력은 점차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에게 전염되며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도전의식을 싹트게 만든다.

백승수는 야구 경험도 없고 선수 출신도 아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고, 그렇다고 책임을 회피하지도 않는다.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던 스카우트 팀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구단의 연봉 삭감 방침에는 자신의 연봉을 먼저 반납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의 무료 카지노 게임십은 카리스마나 권위보다는, 객관성과 공정함, 그리고 팀을 향한 일관된 헌신에서 나온다.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엔 반드시 사실을 확인하고, 소통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스토브리그에 백승수는 있지만, 자신을 과감히 내던지는 직장상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회사 안에서 직원과 임원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는데, 그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존경받을 행동을 해야 존경하지.” 정말 뼈 때리는 말이다. 그 임원은 스스로 고립시키는 행동을 자초하고 말았다. 그건 누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그런 상황이 오래 계속되면 화합이 되지 않을뿐더러 회사로서는 큰 손해다.


과거처럼 직위가 사람을 따르게 만드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과거에는 “내가 상사니까 따라 해”라는 권위주의 중심의 문화가 통했다. 그러나 오늘날 조직은 구성원 각자의 역량과 자율성을 중시하며, ‘신뢰’와 ‘소통’이 리더십의 본질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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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삼성전자 입사 후 33년간 재임하며 반도체총괄 사장과 회장을 지낸 권오현 회장은 저서 《초격차, 무료 카지노 게임의 질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여러 사업부의 책임자로 일하며 경영 훈련을 받던 시절, 권오현 회장은 한 가지가 늘 불만이었다. 그건 끝도 없이 이어지는 회의였다. 새벽부터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주말도 예외 없이 잡히는 회의였다. 회의도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보고와 형식에 치중된 자리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선 뒤 가장 먼저 세운 원칙이 하나 있었다. “회의는 자주, 길게 하지 말자.”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직접 겪어본 비효율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즘처럼 클릭 몇 번이면 부서별 업무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굳이 사람들을 불러 모아 회의 명목으로 보고를 받는 것은 결국 경영자 자신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역할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후배 경영자들에게 직원들과 꼭 논의해야 할 일이 있다면, 회의 대신 간담회를 택하라고 말했는데, 그 기준은 명확했다. 참석자가 보고서나 슬라이드처럼 자료를 준비해 오는 자리는 회의, 아무 자료 없이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자리라면 간담회라는 것이다.


그는 간담회를 할 때 몇 가지 원칙도 강조한다. 참석자는 10명 이하, 그리고 가급적이면 직사각형 테이블 대신 라운드 테이블에서 모일 것. 정해진 좌석에 앉아 있는 구조에서는 솔직한 의견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둥근 테이블에서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서로의 생각이 닿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의가 필요한 자리는 대부분 둥근 원탁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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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회장 재임 당시에도 회의에서 “이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 이유가 뭐지?”, “다른 대안은 없을까?”라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은 직원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하고,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닌, 자발적 동참을 유도했다. 권위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신뢰로 이끄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성과 압박에 쫓겨서 여전히 ‘나를 따라야 산다’라는 방식의 무료 카지노 게임십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직원들의 창의성 저하를 가져오고, 조직은 누가 일으켜 주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식물조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MZ세대 구성원이 늘어나면서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지 않으면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가 강해지고, 지시하는 상사와, 이해되도록 설명을 해달라는 직원으로 인해 묘한 기류가 사무실 내에 형성되고 있다.


리더가 명령 중심적일수록 구성원들은 최소한의 동작만 한다. 겨우 일하는 시늉만 할 뿐 발전하지도 않고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다. 그러나 반대로 리더가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할 때, 구성원은 “내가 이 조직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국내 대표적인 IT기업 네이버는 조직 구조를 수평화하고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구성원들은 스스로 일하는 방식과 목표를 설정하고, 조직 개편에서 임원 레벨인 ‘책임 리더’ 호칭을 ‘리더’로 일원화했다. 그리고 팀 리더는 코칭 역할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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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컴패니언 데이’에서 “조직개편과 더불어 일하는 방식과 문화도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가져갈 것”이라면서 “각 조직 안에서 많은 토론과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무료 카지노 게임 부서 간 협업과 시너지, 도전적 시도 등에 대해서는 경영진을 포함한 위원회 거버넌스로 서포트하겠다”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지향하고 있는 이러한 조직문화 역시 신뢰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방식이다. 업무도 업무 지시를 위한 ‘보고 체계’가 아니라, 동료들 간에 소통과 피드백을 중시하는 업무가 되어야 하고, 프로젝트 목표 설정 시에도 ‘설득’과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 이 구조 안에서 리더가 무엇인가를 시킬 수 있다. 당연히 신뢰가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이건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회장이나 사원이나 기본권은 똑같다. 능력에 따라 대우가 다를 뿐이다. 직위나 계급은 조직을 움직이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뻐기고 권위를 내세우는 자리가 아니다.”


일을 하다 보면 권위 있는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경우 권위란 인품이나 학식, 능력이 뛰어나 타인이 스스로 신뢰하고 승복하게 하는 힘을 말한다.


독일을 통일로 이끈 헬무트 폰 몰트케 장군은 무료 카지노 게임십을 네 가지로 구분했다. 멍청하고 게으른 무료 카지노 게임십, 멍청하고 부지런한 무료 카지노 게임십, 똑똑하고 게으른 무료 카지노 게임십, 똑똑하고 부지런한 무료 카지노 게임십, 그중에 최상은 ‘똑똑하고 게으른 무료 카지노 게임십’이다. 멍청한 무료 카지노 게임십은 잘못된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고, 부지런한 무료 카지노 게임십은 조직의 성장과 자유에 방해가 된다.


‘게으름’은 조직원들이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스스로 해낼 능력이 있음에도 조직원들로 하여금 각자 경험을 깨우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똑똑하고 게으른 무료 카지노 게임십’이 말하는 것이다.

“강제 안 한다. 자율이다. 많이 바뀔 사람은 많이 바뀌어서 많이 기여해. 적게 바뀔 사람은 적게 바뀌어서 적게 기여해. 그러나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마라.”


1993년 7월 일본 오사카에서 모인 삼성 임직원들에게 이건희 회장이 한 말이다. 모든 임직원이 열심히 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조직 내부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방해무료 카지노 게임 견제하진 말라는 말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20인치 컬러 TV를 10만~20만 대씩 판매하는 것보다는 색 재현력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명품 TV'로 일본 소니·파나소닉과 당당히 겨루는 삼성을 원했다. 그의 말이 아직도 필자의 귓전에 생생하다.


임원으로 자신을 오래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권위’가 아니라, 모두가 존경하는 ‘신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업 내부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부에서 단속하면 직원들은 밖으로 뛰쳐나간다. 몸은 가둘 수 있지만 마음은 가둘 수 없다. 임원이 되면 달라져야 한다. 임원은 권위가 아니라, 신뢰로 지켜지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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