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파티, <버섯이 있는 초상, 2019 & <나무 기둥, 20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이다. 그녀를 가득 채운 버섯, 관람자를 바라보는 흔들림 없는 눈빛과 굳은 표정에 더해 경직된 방향으로 자라며 가시 같은 가지를 뻗은 나무까지. 관람자를 꼼짝 못 하게 만든다. 상대방을 압도하는 시선이지만, 그녀가 들고 있는, 그녀를 채우고 있는 존재가 버섯이라 사실 덕분에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채식을 처음 시작했던 초기 3~4년 동안의 나를 대변하는 초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때 나는 어렸고, 시대는 뒤처져 있었고, 내 주위 사람들은 그보다도 한 보 더 뒤에 있었다.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시절이었다. 어느 날 팀장은 메신저로 채식의 위험성을 알리는 기사를 보내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이사님이 고기를 사주면서 "오늘 자네가 무료 카지노 게임 포기하게 만들겠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자잘한 일화는 다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수히 많은 폭력에 시달렸다. 그 모든 폭력을 악을 쓰며 물리쳤다. 말 그대로 악을 썼다. 당시 어린 나는 그랬다. 대처하는 방법 밖을 몰랐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유연하게, 너스레 떨며 넘어갈 수 있었던 일이지만 아무도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떠올리면 그때의 내가 조금 많이 딱하다.
현재 내 주변에는 나를 지지하는 언니, 항상 내가 먹을 수 있는 채소 요리를 해주시는 엄마, 내 가치관을 응원하는 친구, 나와 함께 반 무료 카지노 게임주의자로 살아가는 반려인, 그리고 메뉴를 항상 물어봐 주는 후배까지 있다. 이 정도면 그간의 아픔을 다 보상받는 수준으로 복 받은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 생활이 10년이 넘어가지만 여전히 나로 인해 채식을 시작한 주변인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림 속 여인처럼 채소를 양손 가득 안고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들겠다는 무료 카지노 게임로 결의를 다져 본다. 그래야 세상은 겨우 한 발짝 변할까 말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