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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하루 Mar 22. 2025

균형과 카지노 쿠폰 사이

주세페 아르침볼도도, <사서, 1566

카지노 쿠폰


사서는 손가락까지 흐느적거릴 만큼 책에 매몰돼 있다. 작가가 초상화를 그릴 수 있도록 잠깐 밖으로 나왔지만 곧 장막 뒤로 다시 들어가 얼른 책을 분류하고 꽂아야 할 것처럼 어깨를 커튼 뒤에 걸치고 있다. 세상에 읽어야 할 책, 소개해야 할 책은 산더미인데,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일단 손에 다 담지 못할 만큼 책을 이고 지고 있어 본다. 이렇게 본인 직업에 몰두한 그를 작가는 약간의 비웃음과 사랑, 존경을 섞어 그려주었다.


아르침볼도에게 내 초상화를 부탁하면 어떤 모습으로 묘사해 줄까? 그림 액자로 조합된 모습? 아니면 연필? 혹은 고양이…?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뇌를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단 하나는 없다. 그림도, 글쓰기도, 고양이도 각각 조금씩 공평하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인생 그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나는 어떤 한 가지에 푹 빠져서 몰입한 적이 없다. 그게 단점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나 스스로가 여러 가지 일과 취미 등등 사이에서 카지노 쿠폰을 잘 잡고 있는 모습이라 만족스러울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서를 선망하는 마음 한 조각이 느껴진다. 손이 가름끈이 되도록 책에 몰두하는 집중이 부럽다. 매일매일 카지노 쿠폰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몰두를 부러워하며 갈팡질팡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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