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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시울 Dec 23. 2024

재미가 아닌 추억카지노 게임 추천 읽는 책도 있는 법:)

엄지손가락의 아픔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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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 가엾은 어린애가 당신의 애였나요?"



그녀는 빈 컵을 내려놓고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으며 눈을 반쯤 감았다. 지금이 그녀가 오전 중의 낮잠을 즐길 시간인가보다고 생각하며 터펜스는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갑자기 랭카스터 부인의 몸이 움찔하는 것카지노 게임 추천 보아 잠이 든 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가 눈을 뜨고 터펜스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난 당신이 벽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예? 제가요?"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약간 놀란 어조로 되물었다.

"그래요, 내가 궁금한 건 - " 그녀가 몸을 앞카지노 게임 추천 내밀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실례되는 말일지 모르겠는데, 혹시 그 가엾은 어린애가 당신의 애였나요?"

- p. 30. 그 가엾은 어린애가 당신의 애였나요?



.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는 1920년에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으로 데뷔해서 1976년 별세 후 유작으로 '커튼'과 '잠자는 살인'을 발표하기까지 총 56년간 80편의 추리소설을 썼다. 그렇다보니 포와로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등장하는 탐정이 있는 반면 마플 양처럼 데뷔 후 10년이 지난 뒤에 첫 등장해서 10년간 달랑 두 편만 나왔다가 작품 활동의 후반기에 들어 등장이 잦아지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토미와 터펜스 부부는 더 특이해서 두 번째 작품부터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달랑 다섯 편 밖에 등장하지 않고, 심지어 토미와 터펜스 부부가 등장하는 전작인 'N 또는 M'과 이 '엄지손가락의 아픔' 사이에는 무려 27년이라는 텀이 있다(!!!)


. 그리고 포와로와 마플 양이 작중에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긴 하지만 등장 처음부터 노인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나이 변화가 부각되지 않는 반면(포와로는 마지막 작품인 '커튼'에서 확 늙은 모습카지노 게임 추천 등장할 뿐 그전까지는 한결같은 모습이고, 마플 양은 60대에서 90대로 늙어가는 느낌이다^^;) 토미와 터펜스는 둘 다 젊디 젊었던 청년 시절에 첫 등장해 현실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등 착실하게 나이를 먹어 청년에서 장년과 중년을 거쳐 노부부가 되어간다. 그렇게 한평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첫 소설인 '비밀결사'에서 장난꾸러기 꼬마였던 알버트가 그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 마지막 작품에선 중후하고 선량한 노집사가 되어 있는 모습에 은근 마음이 짠해지기도 한다.





베레즈포드의 젊었을 때 카지노 게임 추천 색깔은 빨간색이었다. 아직까지도 그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있긴 했지만, 다른 빨간 카지노 게임 추천를 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중년에 이르른 그의 카지노 게임 추천 색깔은 거칠거칠한 회갈색을 띠고 있었다. 베레즈포드 부인의 카지노 게임 추천는 본래 까만 고수카지노 게임 추천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까맣던 카지노 게임 추천카락이 세월로 인해 바래서 그런지 희끗희끗하게 변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이 전혀 보기 싫지가 않았으며, 오히려 얼굴에 품위를 더해 주고 있었다.

- p. 7. 에이다 고모.





. 27년만에 나온 이 소설에서 이제 둘은 중년과 노년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토미의 특징이었던 빨간 머리는 이제 회갈색카지노 게임 추천 변했고, 터펜스의 까만 머리도 희끗희끗해져간다. 그런 그들이 다시 한 번 사건에 휘말린다. 요양원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는 토미의 친척인 에이다 고모님을 만나러갔다가 우연히 정신이 온전치 못한 할머니와 마주치고 '벽난로 뒤에 있는 그 가엾은 애가 당신의 애였나요?' 라는 질문을 받는 터펜스. 그리고 몇 달 후 고모의 부고 소식을 듣고 요양소를 다시 찾았을 때, 그 할머니가 사라져버렸다는 걸 알게 된다. '비밀결사'에서부터 이 부부를 따라온 독자라면, 이 정도면 터펜스가 움직이기엔 충분하고도 남는다는 걸 알 것이다. :)


. 다만 아쉽게도 이 책의 매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다(....) 터펜스는 여전히 활동적카지노 게임 추천 영국 시골마을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지만 딱히 이야기의 중심엔 다가가지 못하고, 그 와주에 토미가 자신이 가진 정보국의 인맥을 가동해 숨겨져 있던 다른 사건을 얽어매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흩어져버리고 만다. 그나마 하나 있는 미스디렉션도, 나름 반전이라고 준비했을 장치도 그 위치가 잘못되어 있거나 너무 생뚱맞아서 간만에 크리스티 여사의 암흑기였던 5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이 책에서 남는 건 몇십권만에 토미와 터펜스를 만났다는 반가움과 세월이 흐른 모습에 느껴지는 짠함 뿐인데.... 하지만 그런 느낌을 받기 위해선 전권을, 그것도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게 무제라. 굳이 이 작품까지 묵묵히 크리스티 여사를 따라온 게 아니라면 역시나 그냥, 어영부영 패스해도 될 거 같은데. :)




정말 영국의 도로 조직은 교묘하게 이루어져 있는 듯 싶었다. 도로와 운하는 서로 비틀어 떼어져 있는 형상이어서 운하로 가는 길일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달려가 보면 영락없이 막다른 골목이 나타나곤 하는 것이었다. 그레이트 미셸든 쪽카지노 게임 추천 한참 달려가다 보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그 표지판에는 한쪽카지노 게임 추천 가면 페닝턴 스패로가 나오고 다른 쪽카지노 게임 추천 가면 팔랑퍼드가 나온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팔랑퍼드로 가는 길을 택해서 한참 달려갔더니 마을이 나왔다. 그러나 거기 세워져 있는 표지판이 가리키는 대로 가다보니 어느 새 아까 왔던 메드체스터에 되돌아와 있는 것이었다.

- p. 77. 친절한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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