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행 승객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나도 잘 모르겠어. 전혀 모르겠단 말이다. 그러나, 어딘가에 무엇인가가 있긴 있단다. 그것은 같은 선상카지노 게임 추천 계속 진행되고 있지. 다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같은 패턴! 소련인! 공산주의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는 그들은 틀림없이 낡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로 간주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도 지독한 중국 공산당 서기장인 모택동도 마찬가지일테지. 나는 그러한 사람이 누구며, 그 계획에 동조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그것은 왜, 어디카지노 게임 추천, 언제, 그리고 누구냐는 의문부호일 뿐이야." - p. 94.
.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 최고의 투톱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오리엔트 특급살인'이라면, 최악의 투톱은 '빅 포'와 이 '프랑크푸르트행 승객'카지노 게임 추천. 다만 크리스티 여사님의 작품을 다시 한 번 모두 읽은 지금에도 최고의 작품이 둘 중 무엇인지를 정하기 힘든 것에 비해, 최악의 작품이 어느 쪽인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단연 이 프랑크푸르트행 승객카지노 게임 추천.
. 여사께서 (하필이면) 데뷔 50년째에 나올 이 책을 쓰고 있을 당시, 세계의 대부분은 68혁명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베트남 전쟁 참전에 반대하며 파리카지노 게임 추천 시작된 시위는 온 세계를 휩쓸었고, 드골 정권을 무너뜨리고 프라하의 봄을 이끌어냈으며, 미국카지노 게임 추천는 흑인 민권 운동을, 일본카지노 게임 추천는 전공투 운동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프라하의 봄은 소련 탱크에 의해 처참하게 진압되었고, 일본의 전공투 운동은 동력을 잃은 채 노선 갈등에 휘말리다 이사마 산장 사건이라는 비극으로 마무리되었으며, 미국카지노 게임 추천도 리처드 닉슨이 당선되는 등 성패가 엇갈리는 가운데 70년대에 이르면 운동은 거의 종결되고 만다.
. 크리스티 여사의 이 소설은 당시의 이런 정세 하에서 '소요'라는 부분을 소재로 한 첩보물이다. 각지에서 시위와 소요가 격화되던 시기의 프랑크푸르트 공항. 영국 외무성에 소속된 스탠포드 나이 경은 공항 라운지에서 한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신분을 바꿔치기 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나이 경은 그녀가 건넨 수면제를 먹고 정신을 잃고, 그 사이에 그녀는 그의 신분을 빌려 영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귀국한 그는 그녀와 다시 접촉하게 되고, 그녀가 속해있다는 한 조직을 알게 된다. 그 조직은 크리스티 여사의 설정에 따르면 1)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2)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요사태의 뒷배경이며 3) 청년들을 부추겨 파괴와 혼란을 일으키는데, 4) 그들의 뒤에는 무려 '제2의 지크프리트 왕자'라는 얼굴마담이 있고, 5) 또 그를 움직이는 흑막이 있다는 것.... 이 정도만 얘기해도, 이 책을 읽는 게 얼마나 고역이었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 뭐 이 당시 크리스티 여사의 나이가 무려 80이었고, 원래부터도 크리스티 여사는 전후의 급격한 세금 인상 등 영국사회의 변화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수차례 소설을 통해 밝힌 바 있으니만큼 학생들의 운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었을 것카지노 게임 추천. 사실 이 책의 문제는 그게 아니다.
. 문제는 사건의 추적과 해결 과정이 전혀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탐정 역할일거라 생각했던 스탠포드 나이 경은 공항에 있던 여성과 재회한 후 여기저기 이끌려다니며 지크프리트 왕자와 그 뒤에 있는 흑막을 접하게 되지만 흑막을 일망타진하거나 조직을 와해시키기는 커녕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대신 세상을 버린 천재과학자가 뜬금없이 등장해 '공중에 터뜨리면 24시간 안에 사람들을 평온하게 만드는 가스(....)'를 만드는 것으로 해결되는데, 그마저도 딱히 명확하게 과정이 제시되지는 않는다. 그러다 이야기의 끝에 이르면 스탠퍼드 나이 경이 또다시 뜬금없이 등장해 공항카지노 게임 추천 만났던 여성과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평화가 돌아왔다는 게 암시될 뿐이다.
. 번역과정에서 100여 페이지 정도 내용이 누락된 게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전개다. 예전에 빅 포를 리뷰할 때 이 책에 대해 생각은 좀 고루해도 이야기 자체는 어영부영 진행되어 간다고 썼었는데, 대체 뭘 읽었길래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빅 포야말로 최소한 한두 번의 추리는 있었고 생략과 비약이 심하긴 해도 최소한 조직을 무너뜨린다는 목적 하에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프랑크푸르트행 소설은 추리카지노 게임 추천이 아닌 건 물론이고, 아예 소설이라고 보기에도 힘들지 않나 싶다. 이 소설과 비교했던 게 빅 포에 미안할 정도다(....)
. 이 불쏘시개(-_-) 이후 크리스티 여사는 세 편의 소설을 더 썼고 그 외에 별세하시는 바람에 아쉽게도 예고만을 남긴 소설이 있는데, 그게 바로 마플 양이 나오는 '여인의 왕국'이다. '복수의 여신'카지노 게임 추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고 사례금으로 큰 돈을 받은 마플 양이 뭔가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고 미소지으며 퇴장한 것에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어차피 같은 한 권이라면, 이런 불쏘시개 대신 그쪽이 나와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