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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우 Apr 07. 2025

리틀 포레카지노 쿠폰(1)

누구에게나 인생 영화가 있듯이 나에게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꺼내보게 되는 영화가 있다.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본 영화가 바로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이다. 개봉 당시 극장에서 처음 본 뒤로, 시골로 내려오기 전까지 수십 번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에게 <리틀 포레스트는 팍팍한 도시의 삶에 숨을 불어넣어 주는 영화 이상의 무언가였다.


도시가 너무나도 싫었고 언젠가는 시골로 내려가리라 마음먹은 지 오래였다. 하지만 하루하루 코앞에 닥친 일에 치여서 항상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너무 늦게 깨달았다.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변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거기 그대로 멈춰있을 뿐. 그러던 어느 날 <리틀 포레카지노 쿠폰의 대사 한 구절이 가슴 한구석을 파고들었다.



재하 - 그렇게 바쁘게 산카지노 쿠폰 문제가 해결이 돼?
혜원 - 재하 말이 맞다. 가장 중요한 일을 외면하고 그때그때 열심히 사는 척 고민을 얼버무리고 있는 것 말이다.


마치 나에게 내뱉는 것 같은 재하와 혜원의 말뭉치는 가슴팍에 들러붙었다. 영화를 보고 또 볼수록 대사가 주는 힘은 점점 세졌고 머릿속에 물음표가 늘어갔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지?’

‘어제도 오늘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는데 왜 변하려고 카지노 쿠폰 않는 건가?’


나야말로 열심히 사는 척 고민을 얼버무리고 있었다. 바쁘게 사는 게 열심히 사는 것도, 잘 사는 것도 아님을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해왔다. 결국 내가 꿈꿔 오던 삶을 살게 된 데는 <리틀 포레카지노 쿠폰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오랫동안 동경의 대상이었던 혜원과 재하 덕분에 나 역시 혜원과 재하가 될 수 있었다. 물론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귀농이 아닌 귀촌을 택했다는 것과 나고 자란 곳이 아닌 연이 없는 곳으로 내려왔다는 점이다.




카지노 쿠폰살이를 시작한 지 어느덧 2년. 나름대로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잘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도시 생활을 그리워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내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이 있다. 이곳으로 내려오기 전에 막연히 머릿속에 그렸던 전원생활, 그 이상으로 지금의 생활이 만족스럽다.


눈 뜨고 숨만 쉬어도 좋은 카지노 쿠폰살이의 장점을 일일이 다 늘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충 큰 놈으로 몇 개만 꺼내 본다면, 일단 내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진행형.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 많은 것들이 정상 범위 이내로 돌아왔고 체중도 많이 줄었다. 무엇보다 숨이 안 쉬어진다거나 땅으로 꺼지는 느낌이 든다거나 하는 이상증세도 더 이상 없다.


그렇다고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거나 술을 줄인 것도 아니다. 언제든지 마당에서 즐길 수 있는 바비큐 파티와 갖가지 제철 해산물 덕분에 오히려 술은 더 늘었다. 과음하지 않을 뿐. 그럼에도 건강해질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카지노 쿠폰레스가 줄었고 건강한 아내표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의 하루는 일단 아침은 거르고 시작카지노 쿠폰 것이 당연했다. 출퇴근에 3시간을 헌납해야 카지노 쿠폰 마당에 여유롭게 아침이나 먹고 있을 수는 없었다. 수면 부족으로 벌겋게 충혈된 눈을 보면 잠에 시간을 더 내어주는 편이 옳았다.


점심은 ‘먹는다’ 보다는 ‘때운다’는 표현이 더 맞았다. 매일 점심 메뉴 고민을 하지만 애초에 명쾌한 정답은 있을 수 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저 그런 맛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을 사 먹게 마련이었다.


저녁은 퇴근 후 아내를 만나 외식을 하거나 배달 음식으로 해결했다. 하얗게 불태우고 껍데기만 남은 몸뚱이로 집에 도착하면 밥을 차려 먹고 치울 기력도 시간도 어느 하나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최대한 빨리 먹고 이불속으로 들어가야 내일 회사에서 털릴 최소한의 영혼이라도 충전할 수 있었다.


카지노 쿠폰만 이곳에서는 외식이나 배달 음식을 먹는 횟수가 확연하게 줄었다. 의식적으로 줄였다기보다는 환경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집 주변엔 논과 밭밖에 없기 때문에 외식을 하려면 차를 끌고 20분 정도는 나가야 한다. 거기에다 술이라도 한잔하려면 대리를 부르던 왕복 택시를 타던 2만 원은 추가 지출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밥 먹으면서 술을 안 마실 수도 없지 않은가?


배달 역시 마찬가지다. 배달 앱에서 계산되는 배달료 이외에 4천 원의 배달료를 기사님께 추가로 드려야 한다. 배달료로 총 7~8천 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최근 한 배달앱의 배달료 정액제는 추가 배달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배달 횟수가 조금 늘긴 했다). 돈 앞에 장사 카지노 쿠폰고 어지간해서는 집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바깥 밥을 먹어야 한다면 배달이 아닌 포장으로 배달비를 아꼈다. 자연스레 건강도 좋아졌고 입에 들어가는 지출도 많이 줄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편의점 수가 5만 5천 개를 넘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920명당 1개 꼴이라는데 우리 집 근처에는 그 흔한 편의점이 하나 없다.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걸어서 20분 거리인데 그마저도 24시간 영업이 아니다(이마트 24의 24가 24시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사촌을 뜻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편의점이 없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늦은 밤이면 컵라면 하나, 음료수 한 병을 살 곳이 없었다. 쮸쮸바라도 하나 사 먹으려면 차를 끌고 십 리 길을 가야 했다. 카지노 쿠폰만 지금은 전혀 불편한 게 없다. 안 먹어도 그만인 것들은 없으면 없는 대로 다 살아진다. 오히려 지출이 많이 줄었으니 이 또한 맘에 든다.




먹는 것뿐만 아니라 입는 것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도시에서 트레이닝복에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외출할 수 있는 범위는 딱 50미터 앞 편의점까지였다. 그 이상을 나가려면 잠옷 차림으로는 남사스러우니 외출복으로 갈아입어야 마음이 편했다.


카지노 쿠폰만 이곳에서는 조금 다르다. 마트라도 가지 않는 이상 사람을 마주칠 일이 별로 없고 마주쳐 봐야 동네 어르신들이다. 내가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든 무릎 나온 트레이닝복을 입든 힐끔거릴 사람이 없다. 옷을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가 중요카지노 쿠폰, 어떤 옷을 입었는지는 전혀 중요카지노 쿠폰 않다. 그저 뭐라도 걸치고 나간다면, 알몸으로 돌아다니지만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다 보니 옷을 살 일도 잘 없다. 이미 있는 옷도 한 계절에 한 번을 못 입고 옷장으로 들어갈 만큼 충분하다. 가끔 필요한 옷을 산다고 해도 저렴한 브랜드의 1+1 행사 상품을 사서 아내와 한 벌씩 나눠 입으면 그만이다.




내가 귀촌을 하고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벌이는 괜찮아?’이다. 그럴 리가. 도시를 떠났지만 직장인에서 프리랜서가 되었을 뿐 하던 일은 똑같다. 게다가 나는 이전에도 프리랜서 생활을 워낙 오랫동안 해 온지라 전혀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시골로 내려와서 수입이 줄은 건 사실이다. 아무래도 미팅이나 촬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을 받아서 하는 게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수입이 반토막이 났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곳에서 삶과 비교해 봤을 때 크게 쪼들리지는 않는다. 카드값 역시 반토막이 났으니까. 도시에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대가로 더 많은 돈을 번 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통장에 잔고가 똑같다고 하면 당연히 이곳의 삶을 택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 덤으로 건강도 좋아지고 시간적 여유도 생겼으니까. 어차피 스쳐 지나갈 월급 하나만 바라보며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난다.


하지만 지금처럼 일을 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귀촌을 준비하면서 충분히 생각했던 일이기도 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나만의 리틀 포레카지노 쿠폰를 만들어 가면서 언젠가는 아주심기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이곳에 뿌리를 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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