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적 고민. 2화
침묵의 흔적들
1화 줄거리 :
Y대학교 영문학과 조교인 소진은 새벽에 울리는 의문의 전화벨소리에 잠을 깬다. 전날 과음을 한탓에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다. 과후배 수아의 전화였다. 경수가 자동차 사고로 병원에 있다며 경수가 많이 위독하다고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한다. 소진은 수아의 전화를 믿을수 없었다. 전날 소진과 경수가 함께 술을 마셨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는 평소와 다른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2.
새벽 찬바람이 경수의 옷깃을 스친다. 그다지 춥지는 않다. 집을 나섰지만 새벽의 좁고 어둔 골목엔택시가 다니지 않았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감청색 트랜치 옷깃을 한번 더 여민후 경사진 골목을 내려갔다. 푸른색 육교가 있는 8차선 대로변으로 향했다. 대로변에도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았다. 푸른색 육교 아래서 오분쯤 기다리자 택시 한대가 경수쪽으로 다가 오더니 서서히 멈춘다. 택시 안에는 사람이 한명 타고 있었다. 술에 취한 사내 한 명이 택시 뒷문을 힘들게 열더니 비틀거리며 내렸다. 그는 경수를 한차례 힐끗쳐다본후 캭, 퉤 하고 바닥에 침을 뱉는다. 그는 양쪽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비틀거리며 경수가 내려온 골목쪽으로 올라갔다. 택시는 십분 후 정병원 앞에 섰다. 병원 입구에 낯익은 얼굴들이 보인다. Y대학교 문창과 후배들이다. 맨 앞에 시원이가 서있다.
“소진 선배.”
“어. 시원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도 잘 몰라요.”
“일단 응급실로 가보죠. 지금 수아랑 경수 누나가 같이 있을거예요.”
창훈이었다.
“창훈이, 네가 어떻게 여기를.”
창훈이가 여기를 오다니 뜻밖이었다.소진은 택시를 타고 오는 동안 어제밤 경수에게 일어난 사고와 그 이전의 가능한 모든 것들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당혹스러운 상황에 창훈이라는 이름은 소진의 머리속에 들어있지 않았다.
“저쪽이에요.”
사진 출처-PIXABAY시원이 손을 들어 병원 복도 끝을 가리켰다.소진은 복도를 걸으며 수술실을 향해가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마음 한편에선 경수의 사고를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고 싶었지만, 어제 밤 경수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주점 ‘인사동’에서 마주한 카지노 가입 쿠폰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했고, 그 무언가가 경수를 안에서부터 파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카지노 가입 쿠폰는 어제밤에 왜 아무 말도 안 했을까?
“저기.”
“네?”
“유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환자를 찾는데요. 한시간쯤 전에 119구급차에 실려왔을거예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응급실엔 환자들이 십여명 정도 있었다. 환자들의 표정은 어둡고 일그러져 있다. 보호자도 마찬가지였다. 크고 낮은 신음과 비명이 응급실의 벽과 기둥을 타고 허공에서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어이. 간호사 아가씨. 제발, 나 지금 아파 죽겠어. 빨리 진통제 좀 놔주라니까.”
"기다리세요. 아직 처방전이 안나왔어요."
“언니, 간호사 언니, 저 허리가 아파요.”
“유카지노 가입 쿠폰 환자분 방금 수술 들어갔어요.”
모니터를 응시하던 간호사는단조로운톤으로 답했다.그녀는 몸안의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사람처럼 보였다. 두 눈은 깊게 패였고 검은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도 붉게 충혈되었다.환자와 보호자들이 내지르는 비명은 그녀에게는 배경일 뿐이었다. 그녀의 표정에서 미세한 짜증이 스쳤지만 이내 무표정으로 변했다.창가쪽 병상에 푸른색 커튼이 반쯤 열린 건너편 철제 침대 하나가 비어있다. 하얀 시트 위로 붉은 피가 흥건하다. 모니터가 달린 의료장비 두대가 흐트러져 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가 누워 있던 자리일까. 창훈이가 간호사에게 수술실을 묻는다.
“수술실은 어디에 있죠?”
간호사는 보고있던 차트를 내려놓더니 오른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킨다. 방금 소진과 후배들이 지나온 곳이다. 길게 뻗은 복도를 따라서 걷는다. 복도위형광등 하나가 커질듯 말듯 위태롭다. 저만치 앞에서 젊은 의사 한 명이 뛰어 오더니 황급히 응급실로 뛰어 들어간다. 입구에서 앰뷸런스가 한 대가 도착한다. 문이 열리고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여자가 들것에 실린다. 여자의 긴 머리카락과 온 몸에서 뚝뚝 물이 떨어진다. 소진 옆을 지나는데 비릿한 강물 냄새가 풍긴다.
사진출처-PIXABAY복도 코너를 돌자 수아가 보인다. 전방에수술실 안내판이 보인다.넋을 놓고 의자에 앉아 있던 수아는 소진과 친구들을 보자 힘없이 일어선다. 그 옆에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누나가 맥없이 앉아 있다. 맞은편 벽에택시 기사인 듯한 사내가안절부절못하며 서있었다.굳게 닫힌수술실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선 소진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떨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안에도 두려움과 죄책감이 뒤섞여 어지럽게 흔들리고 있는 듯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왜 차도로 뛰어든 걸까? 스스로였을까, 아니면 단순한 사고였을까? 그 이유를 알아야 할 것 같으면서도 진실을 알기가두려웠다. 소진이 알고 있던 경수의 모습이 아닐것 같기에. 어쩌면 경수도 진작에 알았어야 할 진실이기에.
“수술 들어 간지 얼마나 됐어?”
“십분 쯤 됐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교통사고였어요.”
“사고라니?”
“저 택시 기사님말로는 사거리 코너에 좌회전 신호를 받는데 횡단보도에 서 있던 카지노 가입 쿠폰가 갑자기 뛰어들더래요.”
수아는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던사내를가리킨다. 그는 자리에 앉은채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모두들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오빠, 요즘 좀 이상해 보였어요.”
소영이었다.
“나도 그랬어.”
“저도 그랬어요.”
“소진 선배, 어제 카지노 가입 쿠폰랑 무슨 일 있었어요?”
“글쎄, 별로.”
모두의 시선이 소진에게 향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와 마지막까지 있던 사람이 소진이었으니까. 카지노 가입 쿠폰가 먼저 전화를 했다. 술을 마시고 싶다고. 할 말이 있다고. 자기 말을 꼭 들어주어야 한다고. 열한 시가 다 되어서 카지노 가입 쿠폰를 만난 곳은 학교 근처의 주점 ‘인사동’이었다. 시원이가 자리를 떠나고 한참이 되어도 그는 소진앞에서 묵묵히 술만 마셨다. 소진이물어도 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냥 술만 들이킬 뿐이었다. 간혹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고 땅이라도 꺼질 듯이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번에도 K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K와의 일은 이미 오래전 일이었다. 벽 쪽에 있던 괘종시계가 여섯 시를 알린다. 난데없는 종소리에 놀랐던지 화단에 있던 새 한 마리가 푸드덕 거리며 날아간다.
수술실은 여전히 닫혀 있다. 그 사이 앰뷸런스는 세번 더환자들을 실어왔다. 연탄 가스를 마신 사람, 하반신에 화상을 입은 사람, 세번째 환자는 물에 빠진 젊은 여자였다. 젊은 사내 한 명이 이송장비에 실린 채 응급실로 실려 간다. 붕대에 감싸인 사내의허벅지는 붉은 피가 흥건하다.허벅지에 경련이 인다. 허리가 구부정한 노파가 지팡이를 짚은 채 그 뒤를 따른다. 노인의 표정엔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알수 없는 체념이서려 있다. 살갗에 묻어나는 죽음의 그림자. 섬뜩하다. 날이 밝아 온다. 소진의 눈꺼풀이 무너져 내린다. 노인의 아들은 잠시 후 영안실로 옮겨졌다. 여덟 시가 넘어서야 굳게 닫혀 있던 수술실 문이 열린다. 마스크를 쓴 의사 두 명이 모습을 드러낸다. 두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마스크는 땀에 젖었다. 의사는 마스크를 벗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선생님 수술은.... ."
"보호자가 누구신가요?"
"저예요."
카지노 가입 쿠폰 누나가 의사 앞으로 나섰다.
"수술은 잘 마쳤지만 환자분 우측 뇌손상이 생각보다 심해 결과를 장담하기 힘듭니다. 하루 이틀 경과를 두고 봐야합니다. 현재 코마상태로 의식은 없습니다. 식물인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의사의 설명을 듣던 카지노 가입 쿠폰 누나가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수아가 바닥에 쓰러진 카지노 가입 쿠폰 누나를 보듬어 않았다. 시원이도 의자에 앉으며 절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창훈은 침울한듯 그 자리에 선채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었다. 소진만이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3화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