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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한 달 근로시간 348시간. 2주 2교대. 그것이 회사가 설명하는, 20대 후반 '나'의 모습이었다. 젊음을 믿고, '열심히 사는 거야'라는 말을 대뇌이며 버텼다. 잠잘 시간도 부족했다. 식사도 제때 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10월, 긴 연휴. 몸살인 줄 알고 찾은 응급실에서, 나는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다. 감기쯤으로 여겼던 증상은 뇌졸중

Apr 30. 2025 by 바다거북
반대로

반대로 봐야, 온전히 보이는 것들도 있다. 삶을 잇는 길 위에서, 달려내는 네게 몸을 비켜선다. 마음을 다해 본다.

Apr 29. 2025 by 둔꿈
중환자실: 시작이 시작되었습니다.

2017년 5월 21일, 나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그날 이후 내 머릿속에 뚜렷이 남은 건 불필요한 숫자뿐이었다.2025년, 지금 이 순간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병원에서의 기억은 뿌옇기만 하다. 마치 오래된 유리창 너머로 보는 풍경처럼 흐릿하고 지워져 있다.난 중환자실에서 있은 후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서 보낸 기간은

Apr 28. 2025 by 기도집주인딸
꼬박꼬박 쌓여가는

내 인생도 한 철은 봄처럼 따뜻하기를 결국 고민하다 또 119를 불렀다. 덜컹거리는 불편한 차 안에서 착잡함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앞으로 얼마나 행복하려고 지금 이렇게 갖은 수고를 겪는 걸까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북적거리고 환한 병원을 보니 언제 아팠냐는 듯 다시 멀쩡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를 본 의사 선생님은 무엇을 확인하더니 급히 달려 나가셨

Apr 28. 2025 by 물오름달
그의 두 발

응급실 A구역 첫 번째 침대. 응급실 입구와도 가장 가까운 그곳은 1순위로 치료해야 하는, 생명이 위험한 이를 위한 자리다. 침대 양 옆으로 응급카트, 인공호흡기, 제세동기 등의 복잡한 기계들이 준비되어 있고 3단짜리 이동식 계단도 하나 놓여있다. 계단은 심폐소생술을 할 때 환자 옆으로 올라가는 용도다. 지금 그 자리에는 누군가 누워있고, 나는 멀찌감치

Apr 28. 2025 by 강상록
아프지만, 감사하려 한다.

며칠 전부터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감지했다. 별일 아니겠지. 기다리면 낫겠지라는 마음으로 며칠을 무시했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응급실로 가게 되었다. 응급실에서 바로 입원까지 해버린 나. 예상치 못한 전개에 마음이 따라가지 못했고, 처음에는 단순히 병명만 알면 쉽게 해결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여러 검사를 거쳤음에도 명확한 원인은

Apr 27. 2025 by 꽃빛달빛
아빠

아빠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연락이 왔다. "아빠 힌국병원 응급실. 중환자실에.엡원해야.힌데" 아빠에게 온 문자이다. 누가봐도 급해보이는 그의 문자. 우리는 아빠와 같이 살고 있지 않는다. 아빠는 2021년 집을 나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빠는 잘못을 했고, 엄마는 화가 나서, 아빠에게 나가라고 했다. 그리고 아빠는 용서를 구하지 않고, 집을 나

Apr 26. 2025 by Jakin
엄마는 울지 않았다.

오늘은 엄마가 입원한 지 닷새째. 시간이 꽤 많이 흐른 것 같았지만, 아직 겨우 닷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서 방바닥을 보니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어제, 오늘 내 머리에서 빠진 것들이다. 엄마가 있을 땐 항상 깨끗하게 정돈된 바닥과 가지런한 침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빈자리가 선명히 느껴진다. 언젠가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큰

Apr 25. 2025 by 하얀밤
<번외> 죽다가 살아나서 쓰는 글 #2

3차 병원에서 CT나 MRI 촬영 잡기는 쉽지 않다. 일주일 내로 잡기도 쉽지 않고 결과 판독까지 또다시 일주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결과를 정확히 알 때까지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CT를 가장 신속하게 찍고 결과까지 빠르게 알 수 있는 곳은 응급실이고 당장 그 다음날 본 병원인 S병원에 가서 무슨 치료라도 받으려면 응급실에서 CT를 찍어

Apr 25. 2025 by distritopersonal
세상이 느려진 게 아니라, 내가 너무 빨랐던 건 아닐까

화장실 문에 발뒤꿈치가 ‘콩’. 순간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출혈이 콸콸콸— 놀란 마음 부여잡고 응급실로 향했다. 타원형으로 찢어진 상처는 꿰맬 수도 없는 상태. 매일 아침, 오전 반차를 쓰고 병원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의 진찰과 소독, 그리고 간호사분의 조심스런 드레싱. 그렇게 치료를 마치고, 1시간 30분짜리 출근길을 느린 걸음으로 나선다

Apr 25. 2025 by 색감여행자
응급실에서의 기다림, 그리고 감사

"엄마 배 아파." 새벽 세 시가 조금 안 된 시간, 첫째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일어났다. 엄살이겠거니 싶어 눈도 뜨지 않고 화장실 다녀오고 물 마시라 했다. 방으로 돌아온 아이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배가 아프다며 거실로 나갔다. 이번엔 울음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그제야 겨우 몸을 일으켜 아이에게 갔다. 아이는 배가

Apr 24. 2025 by IMAGE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119구급차를 타고 가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났습니다. 우습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이들에게 주려고 산 호두과자가 전부 터진 건 아닐까였습니다. 역시나 등에 메고 있던 가방 안에서 묵사발이 됐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덕을 톡톡히 봤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두 상자의 호두과자가 완충제 역할을 해줘서 저의 허리는 무사할 수 있

Apr 24. 2025 by 나홀로길에
<번외> 죽다가 살아나서 쓰는 글 #1

2023년 10월에 암판정 받은 후 꽤 오랜 시간 브런치에 글을 써야 하나 고민했다. 나의 경험을 써서 나누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암환자가 쓰는 우울한 이야기를 읽을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나도 끝을 모르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이 많았다. 혼자서 생각만 하고 있을 때 주변의 몇몇 친구들이 힘든 항암을 밝고 씩씩하게 이겨내는 나를 보면서 글을 써

Apr 24. 2025 by distritopersonal
11살 아들의 생애 첫 수술

너를 사랑하는 건 숨 쉬듯이밥 먹듯이 생각할 필요 없이그냥 자연스러운 거야. 정말 믿기지 않았던 청천벽력 같은 하루. 마치 일 년을 보낸 것 같은 절박함. 잘 버텨줘서 고맙고 수술이 잘돼서정말 감사해. 아들의 장 중첩증 수술 전 기록 금요일 자전거 타러 갔는 날 돌아오는 길에 배가아프다, 똥이 마렵다는 말을 했다. 그러고 괜찮았다.밤

Apr 24. 2025 by 마음설계중
이야기(12) 응급실 이용 가이드

“이 증상으로도 응급실 가도 되나요?” ‘배 아픈데 응급실 가도 되나요?’ 이렇게 검색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1. 이 증상으로도 응급실에 가도 될까? "배가 너무 아픈데… 이걸로 응급실 가도 되나?" 이런 고민, 한 번쯤 해보셨을 거예요. 특히 병원이 문을 닫은 밤이나 공휴일엔 더 망설여지죠. 병원은 열지 않았고, 아프긴 정말 아픈데… 이게 응급실

Apr 23. 2025 by 에스
45. 소중히 아끼고 사랑해 주었던 너는(2)

“아, 힘들어. 더 못 걸어!” 집에서 20분쯤 떨어져 있는 곳의 공원에 도착했을 때 은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래도 온 김이니 조금 쉬다가 공원 둘레나 한 바퀴 돌까?’ 하다가 아까 들은 문 선생의 소식이 생각나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토요일 저녁 어스름이 내릴 무렵의 공원 풍경은 전반적으로 따뜻했다. 발을 힘차게 구르면서 엄마 아빠 주변에

Apr 22. 2025 by 이소정
나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나를 흔들어 깨우는 손을 따라가니 아내가 침대 밑에 주저앉아 있다. 이미 구토도 몇 번 했다고 하는데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니 심상치 않다.순간, 어제 목덜미가 뻐근하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병원에 가자고 하니 응급실은 비싼 거 아니냐 참아보겠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도 돈부터 생각하는 우리 집 가장. 한마디 하려다 옷을 챙겨 입고 아내에게 지금 가

Apr 21. 2025 by 코치 아마토르
당신의 다리를 자르겠습니다

응급의료센터 안의 모든 의사가 모여들었다. 다른 어떤 환자보다 응급한 상황임을 알리며 ‘의사들은 현재 긴급 후송된 환자에게 와 달라는’ 방송이 들렸다. 각자 전공에 맞춰 의견을 토해냈다. 잘라라 붙여라 꿰매라 묶어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점점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 “오토바이 사고래요” “야! 일단 바지 찢어!” “이거 심각한데?” “아무래도 무릎아래

Apr 20. 2025 by 나홀로길에
2024. 4. 19.

한국에서 돌아온 제노부부와 스테파노부부를 Denny's에서 만나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제노는 피곤해 보이고 살도 좀 빠진 것 같다. 알고 보니 고모네 식구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잠시 졸도해서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 다녀왔다. 저혈압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며 별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유시민이 쓴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라는 책을 선물로 사 왔다. 인경

Apr 19. 2025 by 고동운 Don Ko
+ 외할아버지가 입원했다.

요양원에 들어가실 때 무너지는 마음을 내려둘 곳이 없어, 글을 쓸까 말까 하다가 쓰지 않았는데 그때는 어땠을지 너무 아쉬웠던 지금의 나. 외할아버지가 입원하셨다, 또. 퇴원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입원인지 마음이 무너졌다. 18시쯤에 응급실로 들어가셨는데, 22시쯤에 삼촌으로부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고- 그 얘기를 강릉에서 물회를 가져다준다고 하남까지

Apr 19. 2025 by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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