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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인영 Apr 02. 2025

카지노 쿠폰와 베르트 모리조의 사랑(?)과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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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아르 카지노 쿠폰(Édouard Manet, 1832~1883)의 <발코니(1868~1869)와<제비꽃을 든 베르트 모리조(1872)

"예술하는 사람은 모두 친부살해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새로운 가치 추구를 위한 예술가의 욕망을 뜻한다. 그중 19세기 대표적인 인물이 에두아르 마네이다. 그의 <발코니를 보자. 스페인의 궁정화가 프란시스코 고야가 청력을 잃은 후에 그린 <발코니의 마하(1806~1812)에서 영감을 얻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각각의 시선을 달리한다. 게다가 얼굴에 생기가 없어 마치 정물처럼 느껴진다. 인물들의심리 상태를 짐작하기 어렵고메시지가 모호하다.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근대 사회의 고립된 인간관계를 표현한 것일 수 있다.

기존 그림과 달리 실내를 어둡게 처리했다. '빛이 밖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의도적으로 유도했다. 발코니의 철 난간과 녹색 덧문으로 수직과 수평을 구성했다. 사방이 막힌 사각형 공간임을 주지시킨다. 전체적으로 카지노 쿠폰는 지금 캔버스에서 벌어지는, 즉 '그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르네상스 이후 화가들은 자연의 사실적 재현, 즉 그림을 현실처럼 믿게끔 작업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 그림은고전주의적 회화에 저항한 작품이다.


남자 모델은 화가 기유메이고, 그와 친분이 있는 첼로 연주자 판니 클로가 오른편에 우산을 들고 섰다. 실내에 있는 열여섯 살 레옹 레호프는 화가의 아들이다. 발코니 가까이 앉아 부채를 든 여성이 중요하다. 최초의 인상주의 여성 화가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 1841~1895)다.

1868년, 모리조 자매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대가의 작품을 모사하고 있을 때 팡탱 라투르의 소개로 카지노 쿠폰를 처음 만났다. 직업 모델을 싫어하는 카지노 쿠폰가 베르트에게 “모델이 되어주겠냐?”라고 물었다. 그녀는 카지노 쿠폰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았고, 그렇게 그의 뮤즈가 되었다.


그러나 베르트는 단순한 모델이 아니다. 스물세 살 때부터 6년 연속 살롱전에서 입선할 정도로 잘 나가는 화가였다. 로코코의 거장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종손녀로, 그의 재능을 물려받았다. 당시 미술학교는 여성의 입학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복하고 예술적인 집안 분위기 덕분에 그녀는 언니 에드마와 함께 수준 높은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었다.

그중 카미유 코로 문하에서 6년 동안 배웠다. 코로는 인상주의 선구자 중 한 명인 피사로에게 “자연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신실하게 묘사하라” 당부했던 바르비종파 화가였다. 모리조가 임신 중인 1879년 제4회를 제외하곤 여덟 차례 인상주의 전시회에 모두 참여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인 배경일 수 있다.


카지노 쿠폰와 베르트는 서로 영감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카지노 쿠폰의 그림 속 여인으로 더 유명해졌다. 카지노 쿠폰는 드물게 그녀의 초상화를 무려 11점이나 그렸다. 미술사적으로 유명한 <올랭피아와 <풀밭 위에 점심식사의 모델이었던 빅토린 뫼랑보다도 많은 출현이었다.

그녀는 제비꽃을 닮았나 보다. 결혼식에 사용하는 제비꽃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를 상징한다. <제비꽃 다발과 부채, <제비꽃을 든 베르트 모리조에는 그녀에 대한 화가의 애정이 묻어난다. 그러자 두 사람에 관한 입소문이 난무했다. 유부남인 마네가 부담을 느꼈다. 그는 사생활로 인해 이미 세간의 평판에 민감한 터였다.


마네가 열일곱 살이었을 때였다. 판사였던 아버지 오귀스트 마네가 어느 날 쉬잔 렌호프를 데려와 마네와 두 동생에게 피아노 교사로 소개했다. 이후 마네는 두 살 연상 쉬잔과 동거했다. 주변에 이를 숨겨오다가 부친 사후 1863년에야 두 사람은 정식으로 결혼했다.

그림 속 레옹은 카지노 쿠폰가 스무 살이던 1852년에 태어났다.어린 레옹은마네의 동생으로 소개되었다. 자연스럽게 쉬잔이 아버지의 정부라는 소문이 돌았으며, 결혼 이후 사람들은 마네를 향해 ‘아버지의 여자를 뺏은 아들’이라며 수군댔다. (질 네레는 ≪에두아르 마네≫에서 레옹이 마네의 아들이 아니라, 쉬잔 렌호프의 사생아라고 증언한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 번은 에드가 드가가 <카지노 쿠폰 부부의 초상(1869)을 그려 주었다. 그런데 카지노 쿠폰가 피아노 치는 아내의 얼굴 부분을 위에서 아래로 흉측하게 칼로 잘라냈다. 여성을 혐오했던 드가가 자기 아내를 ‘더러운 여자’로 여겼다고 오해한 처사로 추정된다. 드가는 화가 나서 카지노 쿠폰로부터 선물로 받은 그림 <자두(1878)를 돌려주었다.


여하튼 베르트는 뜻밖의 상황을 맞았다. 마네가 또 다른 마네, 그의 막냇동생 외젠과의 결혼을 제안한 것이다. 1874년 인상주의 첫 전시가 열리던 해에 실제 결혼이 성사됨으로써 베르트가 에두아르의 처제가 되었다. 다시 구설이 난무했다. 마네가 ‘나쁜 남자’라는 둥, 베르트가 못됐다는 둥.

두 사람의 내밀한 속사정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추정해 보면, 에드마와 베르트 자매가 스승인 마네에게서 매력을 느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결혼까지 염두에 둔 사랑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가십거리로 취급되기에는 여성 화가 베르트의 존재감이 절대 가볍지 않았다. 카지노 쿠폰에게 아이보리와검은색의 철 지난 스페인 양식을 버리고, 외광(外光)과 근대적인 삶의 현장을 그리라고 설득했다. 카지노 쿠폰도 말년에 인상주의를 받아들인 작품을 여러 점 남겼다.

그녀의 인상주의 첫 전시회 출품은 에드가 드가의 권유와 강력한 추천으로 이루어졌다. 그녀는 카지노 쿠폰의 만류를 물리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면서 살롱과 인연을 끊었다. 게다가 내부 분열로 인해 마지막으로 열렸던 인상주의 전시회를 힘겹게조직해 낼 정도로 열정이 뜨거웠다.

반면 마네는 인상주의 화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음에도 정작 자신이 인상파로 분류되는 것을 꺼렸다. 인상주의 전시회에 일절 출품하지 않았고, 살롱의 공인과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기다렸다. 베르트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이중성이었다.


결정적으로 그녀가 외젠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결혼하면서 그림을 포기한 언니와 달리 그녀는 든든한 후원자를 맞았다. 외젠은 외조에 성실했고, 무성의한 미술평론가와 결투까지 할 정도로 믿음직한 남편이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여성 혼자 카바레, 카페, 술집 등 사교장을 출입할 수 없었다. 여성 화가로서 작품 소재가 제한적이었다는 뜻이다. 다행히 베르트는 외젠이 샤프롱(chaperon) 역할을 함으로써 야외에서 마음편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녀는 서른일곱 살에 외동딸 줄리를 낳았다. 베르트는당시의 행복했던 모습을 파리 근교 <부지발에서 딸과 함께 있는 외젠 카지노 쿠폰(1881, 대문 그림)에 담았다. 이후 참여한 여성 인상주의 화가들에게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섬세한 터치의 풍경화였다.


1883년 카지노 쿠폰가 쉰한 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0년이 지나베르트가 미술평론가 테오도르 뒤레로부터 카지노 쿠폰가 그린 ‘제비꽃 든’ 자기 초상화를 사들였다. 그녀는 남편 외젠이 죽고 3년 후 아픈 딸을 간호하다가 장티푸스에 전염되어 1895년 쉰네 살에 사망했다.

가만! 그럼, 남편 사후에 초상화를 샀다는 이야기가 된다. 도대체 그녀는 어떤 심정에서 이 그림을 구매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 역시 무시해도 좋을 가십일 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베르트 모리조는 여성 화가로서 담대한 인생을 살았다. 비바 라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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