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동안의 일.
학교에서 ‘Car Boot Sale’을 하는데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L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자릿세 개념으로 얼마의 돈을 내고 팔고자 하는 물품들을 가져와서 파는 일종의 벼룩시장 같은 것이다.
이미 상당한 물건들을 정리했기에 더 이상 팔 물건이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디톡스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집안 곳곳에 있는 1년 이상 쓰지 않은 카지노 쿠폰들과 더 이상 나를 설레게 하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 그러나 없으면 아쉬울 것 같던 옷들을 다 끄집어냈다.
그런 다음 비슷한 물품끼리 나눠서 카지노 쿠폰하고 가격표까지 붙였다.
이번 판매 목표는 꺼냈던 카지노 쿠폰을 다시 집어넣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으로 매력적인 가격을 찾느라 힘들었다.
되도록 원가를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소비자 입장에서 살만한 가격인지 생각했다.
그래도 어쨌거나 파는 사람 기준이기에 사는 사람들도 저렴하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마침 집에 지인이 놀러 와 정리한 카지노 쿠폰들을 보여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져가도록 했다.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나의 주목적은 모든 카지노 쿠폰들이 제 주인을 찾아가서 나의 무거움이 덜어지는 것이다.
옷장에 공간이 생기자 옷 꺼내기가 훨씬 편해지고 보기에도 좋았다.
그러나 무슨 옷을 입어야 하나, 입을 옷이 없는 것은 옷이 많으나 적으나 똑같았다.
남겨진 옷들은 수많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것들인데도 어째 손이 안 가는지 참 모를 일이다.
그런데 하루가 멀다 하고 팔게 뭐 더 없나 구석구석 뒤지고 카지노 쿠폰을 정리하니 버낸시가 이상했었나 보다.
갑자기 오늘 나에게 한국으로 떠나냐고, 이 말은 여행이 아닌 아예 떠나냐는 질문으로 내 옷의 절반이 사라져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가 케냐를 떠나면 버낸시의 일자리도 사라지는 것이니 퍽 걱정이 되었나 보다.
떠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녀를 안심시키고 나자 내 옷이 엄청 많기는 많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카지노 쿠폰한 것도 상당한 양인데 몇 년 전에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옷을 한 번 카지노 쿠폰해서 선교사인 친구에게 줬었다.
그런데 후에 그중 몇 개의 옷들이 생각나서 살짝 후회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조금의 후회도 하지 말아야지.
미련을 남긴다는 건 제대로 된 카지노 쿠폰가 아니니까.
옷에 대해서는 정말 할 얘기가 많으니 차차 풀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