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사 당일.
엔클렉스를 보던 때보다 훨씬 ~ 훨씬 떨리지 않았다. 분명히 그랬다. 병원으로 들어오고, 넓은 건물을 휘저으며 여기저기를 둘러볼때도. 왠지 정신이 멍했다. (지금도 그렇다) 오늘 해야할 일을 생각했다. 회의실로 향해 신규간호사 교육을 받고, 교육을 받은 후 바로 부서발령. 부서 발령을 받은 후 부서로 이동해 바로 신규 교육. 걱정보다는 정신이 없었다.
앞에 새로운 일이 줄지어져 밀고 들어오는 데 카지노 게임 추천 대비하거나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집을 떠나 새로운 기숙사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살아야 했고, 이제는 더 이상 날 챙겨줄 사람은 없으며, 친한 친구도 없는 낯선 세상이었다. 마땅히 감정에 정의도 내리지 못하고 멍하니만 있었다. 당장 앞의 일을 제외하곤 이렇다, 저렇다할 생각도 들지 않았다. 최대한 곤두서 있는 에너지들을 아끼기 위한 뇌의 본능이었다. 얼마전의 나는 스스로가 떨지 않고 태평하다 생각하며 자기방어를 했다.
병원 입사 동기들이 모인 회의실로 들어섰다. 멍하니 교육을 듣긴 했는데, 어차피 나중에 휴대폰으로 안카지노 게임 추천 올만한 내용이라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교육 책자를 받았다. 하지만 이것도 어디 부서에 발령을 받냐에 따라 사용을 할지 안할지 결정되었기에 몇번 펄럭이기만 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부. 서. 발. 령.
이때부터 심장 개떨리고 손도 개떨렸다ㅋㅋㅋㅋㅋㅋ 어디 부서를 가느냐에 따라 내 방향도 완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이런 특수파트로 가게되면 하게 되는 간호가 완전히 달라지고, 병동도 심장이나 소화기관, 골절등 분야에 따라 하는 간호가 완전히 달라졌다. 나는 다 상관없고, 애기들 병동만은 가고 싶지 않았다. 감정소비가 너무 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운명에 따라 처음 발령 밭은 파트쪽으로 파고 들어 깊게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왕 갈거면 미래를 생각해 중증도가 있는 쪽으로 가고 싶은데....그래, 중환자실. 가보자고 중환자실. 맞아요 실은 중환자실 존나게 가고 싶어요. 제발요.
그렇게 속으로 인생에 해야 할 기도를 다 하며 부서발령을 발표하는 선생님을 초롱초롱 바라보았다. 선생님이 그런 내 시선을 느끼셨는지 웃으며 말씀하셨다.
'이곤, 네.조혈모세포 카지노 게임 추천입니다'
......
카지노 게임 추천...? 조혈모세포 이식실...?
거기가 어딘데요...
뭐하는 곳인데요....
제가 가도 되는 곳 맞아요....?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잘 못들은 것 같아서 어벙벙히 있었다. ㄹㅇ 1도 예상하지 못한 곳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 혈액암 파트 쪽으로 가고 싶다고 입사 전에 선호 부서에 적긴 했어. 그런데 병동으로 갈 줄 알았지. 그런데 이식실? 뭔데, 왜. 카지노 게임 추천 가도 돼? 나 말하는 감잔데? 왜? 나 감자야. 감자라고오!!!
여기서 조혈모세포 카지노 게임 추천은 혈액암 환자들이 내원해 있는 무균실로 이루어진 병동이다. 혈액암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등 체내 혈액에 문제가 생긴 것인데, 근본적으로 우리의 혈액은 골수에서 생성이 된다. 그 말은 골수에 암세포가 생기고, 그러면서 혈액 생성에 문제가 생기고, 그러면서 혈액암이 발병된다. 경우에 따라 치료를 위해 골수를 새로 이식해야 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식을 위해 일반병동이 아닌 무균실로 이루어진 조혈모세포 카지노 게임 추천로 입원하게 된다.
- 이곤의 반의 반의 반토막 상식
그렇게 멍하니 카지노 게임 추천 조혈모세포 이식실...? 잘할 수 있을까..? 가능...? 이러며 안내에 따라 병원의 이곳 저곳을 끌려다녔다. 그리고 신규 안내 담당 선생님이 나를 데리고 이제 거기에 배정해 줄 테니 가자고 했다. 예? 아니 지금 첫 카지노 게임 추천이 조혈모세포 이식실이라는 사실에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요. 아니, 잠깐 마음의 준비를.
"수선생님, 이번에 조혈모세포 이식실로 배정받으신 이곤쌤입니다"
으어억...
첫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알고 30분만에 조혈모세포 이식실의 최고봉인 수쌤을 마주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처음 마주한 수선생님은 푸근한 아주머니 같은 느낌이셨다. 나는 그때부터 눈에 골뱅이가 그려졌다. 정신이 없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지금 웃고 있는 건지, 지금 어디에 서있는 건지, 지금 이게 맞는 건지. 이 세상은 지구가 맞니. 내 이름은 이곤이 맞니. 끼야악... 마음같아선 이 자리에서 벗어나 다시 역으로 가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었다. 우리 집이 그리웠다. 본가에 있는 내 방의 침대가 그리웠다. 저번주까지 누리던 한적하고 여유롭던 백수 생활이 그리웠다.
두 번의 인물 확인 후 얼떨떨히 특수복을 받고, 먼지 털이기라는 위잉 - 시끄러운 통로를 지나 부서 안으로 들어 갔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수쌤의 손길에 따라 간호사실로 향했다. 수쌤과 마주해 앉았다.
몇 분 사이에 카지노 게임 추천 배정받은 이식실의 최고봉과 마주해 있었다. 나는 이때부터는 기억도 잘 안난다. 그냥 수쌤이 아주 좋은 분이시라는 거 빼고는. 나에게 해주신 예쁜 말들만 기억 날 뿐이었다.
'앞에 앉으니까 갑자기 마음이 확 가네. 보인다. 뭔가 마음이 따뜻할 거 같애. 카지노 게임 추천 이거 몇년 했는데 보면 알지'
'하하... 감사합니다'
'그래요, 우리 조혈모세포 카지노 게임 추천에 오신 걸 환영해요'
환영한다.
이 얼마만에 들어본 말인가. 환영, 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생소했다. 그 순간에도 왠지 뭉클했다. 아, 좋으신 분이구나. 다른 사람들에게서 듣던 수쌤 이야기와는 다른 분이시구나. 어쩌면 카지노 게임 추천 너무 걱정했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턴 긴장이 살짝 풀렸던 것 같다.
'못해도 상관없어. 다른 윗년차 쌤들은 신규 쌤이 전혀 모른다 생각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요. 그냥 열심히 하도록 해봐요. 아무리 일을 못해도 열심히 하는 태도만이라도 보여요. 나는 그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 근태'
'넵!'
못하던 잘하던 그냥 열심히 하는 모습만 보여라. 좋았다. 그게 제일 자신 있었다. 대책없이 성실하게 하는 게 내 특기이니까. 그건 당부안하셔도 그렇게 할거니 걱정마셔유, 하며 속으로 키득이며 생각했다. 못해도 괜찮다는 말은 보험이 되었다.
첫 날은 이게 다였다. 아무래도 첫 날이니 정신없을 거라고 생각하시며 나를 배려해주신 것 같았다. 부서를 대충 둘러보고 대충 하는 일을 관찰하고 의자에 앉아 있는 게 다였다. 오랜만에 병원에서 실습하는 기분이었다. 뭐랄까, 존재를 배려받는 실습 같달까? 대우가 좋지 않은 실습 같은 경우 실습생이 옆에 있던 말던 관심도 없으며 종종 무시하기도 한다. 둘러보는 나에게 말을 붙여주신 윗년차 쌤도, 나보다 4개월 먼저 들어오신 신규분도. 그리고 다른 분들도. 전혀 날 서 있는 분위기가 아니였다.
와, 나 진짜 운좋네.
사람들 사이의 괜찮은 분위기를 파악한 나는 다시끔 이렇게 생각했다.
처음에는 정신없었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 굴러 들어온 이 곳이 좋을 것 같았다. 여전히 어벙벙하고 카지노 게임 추천 붙어 서있는 이 땅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간호사로 일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카지노 게임 추천 분위기가 괜찮은 것에 카지노 게임 추천 운이 좋다 생각하는 게 오바라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병원에서 심한 곳은 정말정말일단 윗년차의 텃세, 끼리끼리가 심하다. 이렇게 웃으며 말붙여 주는 것부터가 생소했다. 수쌤이 신규와 마주해 앉아 오랫동안 따뜻한 조언의 말을 해주는 것도 아주 생소한 일이었다.
병동에 따라 다르지만 신규가 수쌤과 이야기하는 게 손에 꼽는 곳도 있고, 나는 실습할 때 신규가 수쌤과 이야기 해봤다며 좋아하는 곳도 봤다. 너가 힘들면 카지노 게임 추천 먼저 무슨 말을 해줄까? 하고 첫만남에 따뜻하게 물어보는 상사는 정말 드물다. 난 확실히 운이 좋은 편이었다.
아직 첫 날이고, 여전히 어벙벙하지만. 여전히 기숙사가 내 집이 아니라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는 것만 같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낯선 기숙사 탁자가 너무 어색하지만.
제법 괜찮은 시작이었다.
앞으로 배울 것도 많고 앞으로 겪을 일도 많을 거야. 하지만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잘 할거라 믿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적응할 거고, 늘 그랬던 것처럼 잘하게 될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긴장 좀 풀자. 그리고 지금 이 장소를 받아 들이고 카지노 게임 추천 살아갈 두번째 고향이라고 생각하자. 지금 바로 이 순간, 카지노 게임 추천 편한게 중요하니까.
오늘 하루 에너지가 이곳저곳에 쪽쪽 빨렸지만 예쁘고 좋은 말을 들을 수 있어 감사하고, 수쌤의 다정한 눈을 볼 수 있어 감사하고, 이 감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감사하며, 차근차근 되짚으며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나아가려는 카지노 게임 추천 감사하다.
그러니 오늘도 수고했어. 잘했어. 내일도 파이팅!!
신규 간호사 생활 아자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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