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글이 카지노 게임고 싶어
2020년대 9월의 어느 날, 카페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다가 문득 글이 쓰고 싶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동안 살면서 무언가 창작할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욕구가 나도 생경했다. 하던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해서 뭐라도 표현해 보고 싶었던 걸까?
지지부진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하고 싶은 게 생겨서 좋았다. 바로 영상을 멈추고 한글 프로그램을 열었다. 빈 문서를 마주하고 처음에는 손가락을 머뭇거렸다가 이내 두루뭉술하게 떠오르는 것들을 깨작깨작 써 내려가기 시작카지노 게임.
▼ 당시 썼던 글
“여름만 아니면 돼.”
좋아하는 계절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답카지노 게임. 습하고 더운 건 딱 질색이라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7월 중순.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고 있어도 더위에 숨이 턱 막히는데, 집중 호우 기간이라 축축하기까지 하다.
“장마가 언제 끝나려나.”
에어컨을 틀고 생각에 잠겼다. 날이 꿉꿉하면 에어컨을 틀면 되는데 인생에 비가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밝은 느낌의 글은 아니지만 200자가량의 짧은 글을 쓰는 동안 즐거웠다. 무슨 계기로 쓰기 시작했든 간에 무척이나 기분 좋은 감각이었다. 발걸음이 가벼워진 채로 집으로 들어갔다. 이날 이후로 나는 어떤 생각이나 표현이 떠오르면 적어 놓기 시작했다. 어딜 가도 수첩과 볼펜을 가지고 다녔다.
며칠 동안 틈틈이 단어나 문장을 자잘하게 적어두다 보니 어느 순간 완성된 형태의, 좀 더 긴 글을 쓰고 싶어졌다. 무슨 내용으로 쓸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하고 싶은 말이 명확하게 생기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기승전결을 구성한다든지 주제와 흐름을 미리 정한다든지 하는 등의 기술적인 건 고려하지 않았다. 어차피 작법서라는 게 있는지조차 몰랐어서 찾아볼 생각도 못 했고, 엉망이어도 하고 싶은 대로 쓰고 싶었다.
타닥타닥 타자 소리가 나다가 멎기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평소 읽던 게 픽션이라서 막연하게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아무래도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일화,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 등. 나중에 내가 쓴 글이 ‘카지노 게임’ 장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았다.
▼ 처음으로 썼던 완결성을 띤 글
<개백수의 하루
오늘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빈둥대며 침대에 누워만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 일하는데 나만 놀고 있다.
한 달 전 회사를 관두고 백수가 되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망쳤고 모두가 나를 비난카지노 게임. 사무실 안에서 사람들이 욕하는 걸 문밖에 서서 우두커니 듣기만 카지노 게임.
열에 들떠 혼몽한 상태에서 사람들의 말이 머릿속에 재생됐다.
“인사팀은 저런 새끼 면접 때 안 거르고 뭐 하는 거야?”
그 와중에 배는 착실하게 고프지. 식은 밥을 씹어먹었다. 나 같은 건 밥 먹을 자격이 없는데. 그럼 먹지 마. 안 먹으면 되잖아. 머릿속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고집스레.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사람이랑 대화가 하고 싶어 집 앞의 아무 카페에나 들어갔다. 근데 이제 다 키오스크로 주문받더라…. 어깨를 늘어뜨린 채 음료를 받아 들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하염없이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영화라도 볼까. 지하철을 타고 영화관으로 갔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재개봉카지노 게임고 해서 그걸 보러 들어갔다.
불행한 선택을 반복해 히키코모리로 전락한 주인공이 마지막 희망을 찾아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했을 때, 불량배들에게 야구 방망이로 머리를 맞아 죽고 끝났다. 상영관의 불이 켜졌다.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내려다보았다. 보이지 않는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해가 질 무렵 집으로 들어왔다. 잘 때까지는 또 뭘 해야 할까. 불을 꺼놓고 멍하니 TV를 봤다. 화면 속 사람들은 제각기 움직이고 있었다. 어느새 창밖이 까맣게 변카지노 게임.
오늘도 자기 전에 일기를 써.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자책한다. 한 달 내내 같은 내용의 반복, 마무리는 늘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로.
침대에 누워서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엄마, 난 쓸모가 없나 봐…. 곧바로 핸드폰이 울렸다. 아니야, 왜 쓸모가 없어. 그렇게 생각하지 마. 생각이 내 마음대로 안 돼. 에구… 우리 딸 안아주고 싶네. 내일 집으로 올래? …응. 그래, 우리 딸. 사랑해.
나도, 라는 그 한마디가 어려워서 대답을 하지 못하고 훌쩍였다. 엄마, 인생은 원래 이렇게 살기 힘든 거야? 내 물음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렇지, 어떻게 보면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지. 불행한 날도 많았고. 나는 눈가를 타고 흐르는 물기를 손등으로 훔쳤다.
하지만 살다 보면 좋은 일도 많이 있으니 괜찮단다.
카지노 게임 장르가 있다는 것도 알았겠다, 글 쓰는데 재미를 들인 김에 관련 키워드로 검색을 자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넷 사이트에 공모전 광고 배너가 종종 뜨기 시작했다.
‘수필 공모전?’
무슨 자신감인지 완성된 글도 몇 편 가지고 있으니 지원해 보기로 카지노 게임. 링크된 사이트에 들어가서 올라온 공고를 살펴보았다. 테마나 주제, 분량, 지원 자격 (나이, 거주지, 학생/직장인 여부 등)이 다양해서 내가 넣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카지노 게임.
조건 중에 분량 제한이 가장 문제였는데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글자 수보다 적어서 낼 수 없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뒤적거린 끝에 지원할 수 있는 곳 몇 군데에 응모해 봤다. 공모전 사무국의 연락처도 미리 저장해두고 핸드폰 달력에 결과 발표일도 표시해 두었다. 발표 당일에 기대감을 안고 확인했는데 거의 다 떨어졌다.
높은 상금이 걸린 상을 받지는 못했고 참가상은 두 번 받았다. 하나는 1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했고 다른 하나는 현금 5만 원을 줬다.
▼ 참가상 수상 안내 문자
엄청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창작 활동에 격려받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 뒤로도 쓰고 싶은 내용이 생길 때마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다.